뉴욕 메츠 시티필드 야구장에서 뉴욕 메츠 vs 피츠버그 파이럿츠 야구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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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나 나나 엄청난 야구팬들이라 한국에서는 일년에 몇번씩 시간이 될 때마다 야구를 보러 가곤 했다. 서울에 거주했으나 둘 다 응원하는 팀은 지방구단이라 (나는 롯데 남편은 한화) 서울에서 주말에 그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을 찾아서 왠만하면 다 보러 갔었지.


남편은 예전에 뉴욕에 놀러왔을 때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양키스 경기를 본 적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미국에서 야구는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우리가 거주하는 지역 뉴헤이븐에서 가까운 야구장을 꼽자면 보스턴 레드삭스의 펜웨이 파크와 뉴욕 양키스의 양키스 스타디움, 그리고 여기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시티필드 구장이 있다. 셋 중 어딜 가볼까 고민을 했었는데 사실 선택권이 그리 없었던게 뉴욕에 가자, 가서 야구를 보자. 결정했던 그 주에 양키스는 홈구장 경기가 없었다. 그래서 뉴욕메츠의 경기를 보기로 결정하고 순식간에 표를 예매했다.


티켓 예매를 할 때 사실 가격을 보고 흠칫 놀랐는데 정말 비싸더라. 정말 좀 좋은자리다 싶은데는 20만원을 넘는 자리도 많고, 이 정도는 되어야 볼만하지 않겠어? 하는 자리들은 다 15만원 정도. 그랬는데 남편이 용케 좋은 티켓 예매 어플을 다운 받아서 어찌어찌하여 원가는 15만원쯤 하는 곳을 6만원 정도에 예매하였다.


사실 말은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 된 듯 하지만, 과정상에 일들이 아주 많았다. 이번 뉴욕 방문의 목적은 삼겹살에 소주였는데, 그것만 먹고 오기 그러니까 다른 무언가를 하자, 생각하며 머릿속에 떠올랐던게 이 야구랑, 다른 하나는 뮤지컬이었는데, 아무래도 둘 다 가격이 부담되어 뮤지컬은 로터리를 응모해 보고 로터리가 당첨되면 뮤지컬을 보고, 아니면 야구를 보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뮤지컬 로터리의 당첨 결과가 정말 공연 시작 몇시간 전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뉴욕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는 순간까지 우리가 그날 밤 무엇을 하게 될지 알지 못했던 거다. 사실 로터리는 안될 확률이 크니까 야구를 보러 가고 싶다는 마음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뮤지컬 캣츠의 로터리가 당첨되어 버렸다 (당첨되면 1시간 이내에 결제를 해야 티켓을 얻을 수 있음). 이 때부터 정말 너무 고민이 되는거다. 이 가격에 캣츠 보기도 쉽지 않은데, 야구도 너무 보고 싶고..... 어쩌지, 어쩌지.







결론은, 이렇게 날씨 좋은 날 공연장에나 들어가 있지 말자. 오늘 안보고 미뤄뒀다가 정작 야구를 보려 한날 날씨가 흐릴 수도 있으니, 마침 이렇게 날씨 좋은 뉴욕에서는 야구를 보도록 하자. 그리하여 우리는 캣츠의 로터리 티켓을 포기하고 뉴욕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뉴욕메츠의 경기 티켓을 예매하였다.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체크인하여 짐을 두고 바로 지하철을 타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Mets/Willets Point Station 역에서 내리면 바로 경기장과 연결되어 있다. 이게 7호선인데, 그랜드센트럴 주변에서 이 7호선을 타는 순간부터 아, 야구장 가는 지하철 맞구나, 느낄 수 있었다. 뉴욕 메츠 티셔츠 혹은 모자를 쓴 사람들이 워낙에 많았다.


여기는 플러싱 쪽인데, 그랜드센트럴에서는 조금 멀어서 한참을 가야한다. 30~40분 정도 걸린 듯. 처음부터 여기 시티필드로 올 계획이었다면 집에서 차를 빌려 플러싱으로 바로 오는 게 나았을지 모르겠다. 삼겹살에 소주도 플러싱이 훨씬 저렴할텐데. 근데 우린 뉴욕으로 출발하는 순간까지 우리가 앞으로 뭘 할지 몰랐었으니까....







아무튼, 긴 여정 끝 도착한 야구장. 정말 한국에서의 풍경과 똑같다. 지하철에서 내려 우르르 구장으로 몰려간다. 다들 흥분된 표정으로.


지하철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시티필드 구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가는 길에는 뉴욕의 상징이라는 빅애플(?) 구조물이 있다. 다들 기념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야구장을 들어갈 때 짐 검사를 하고 공항 검색대에서 하는 것처럼 몸수색도 아주 꼼꼼히 한다. 가방 검사는 정말 손까지 안으로 넣어가며 다 검사하는데, 호텔에 짐을 두고 오지 않았더라면 안에 잠옷이랑 속옷이랑 온갖 것들이 다 있었을텐데 험한 꼴 당할 뻔;;;







아, 한국에서는 야구 볼 때, 무조건 치맥인데, 여기는 핫맥이라며? 다들 핫도그랑 맥주를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어디서 들었는데 구장들마다 나름의 특색있는 핫도그들을 판매하고 있다고. 그래서 입장과 동시에 우리는 핫도그 집을 찾았다. 바로 사지는 않고 돌아다니며 구경도 좀 했다. 맥주랑 와인 파는 곳도 있고, 사진에는 없지만 칵테일을 파는 곳도 있다. 맥주도 많이 마시지만 사람들이 여기 칵테일도 정말 많이 마시더라. 궁금하기는 했지만 우린 삼겹살에 소주 먹으러 갈 거니까, 그냥 핫도그에 맥주 하나로 만족하는 걸로.


핫도그앤프라이즈 하나랑, 핫도그 하나를 주문하였다. 18.50 불. 핫도그를 주문하고 나서 토핑을 바로 뒤에 있는 셀프바에서 마음껏 하면 된다. 우리는 나름 푸짐하게 토핑을 퍼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다른 사람들 핫도그를 보니 우리가 너무 덜담았다 싶더라. 정말정말 다들 푸짐하게, 완전히 다른 종류의 핫도그를 만들어서 들고 들어가 먹고 있었다. 핫도그 가격도 가격인데, 여기 맥주가 좀 너무 비쌌다. 한 잔 (혹은 한 캔)에 10불~15불 정도. 그래도 어쩌겠어. 사 먹어야지.


생각보다 자리도 무척 만족스럽고, 핫도그도 처음엔 살짝 실망했었는데 다 먹고는 또 먹고 싶어질 만큼 맛있었다. 근데 하나만 먹어도 은근 배가 부르더라. 







뉴욕 메츠의 선수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서 처음엔 살짝 지루했는데 한두명씩 눈에 익고 특징도 보이고 하니 점점 재미가 생겼다. 시티필드 구장 외야쪽에 또 빅애플모양 구조물이 있는데, 이게 그냥 경기할 땐 안으로 들어가 있다가 홈팀 선수가 홈런을 치면 밖으로 쏙 나온다. 그걸 미리 알고 있어서, 우리 이번에 그 사과모양 보고 올 수 있을까? 얘기했었는데, 걱정한 게 무색하도록 홈팀에서 홈런을 세번이나 쳤다. 구장이 작은건가, 그럴리는 없을텐데, 뭔가 툭 갖다 대는데 그냥 넘어가네. 홈런 빵빵 터지는 재밌는 경기였다.


경기는 처음부터 뉴욕 메츠가 앞서가기 시작해서 이변이 없이 그렇게 승리로 끝이났다. 뉴욕 메츠가 낸 4점 점수가 다 홈런으로 낸 점수였다는 것도 재밌다. 그리고 한국의 야구장 풍경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매 회가 끝날 때마다 이벤트가 참 많았다는 것. 아이들을 포함해서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이벤트 등, 너무 다양하고 즐길거리가 많은 듯 보여 샘났다. 한국에서는 기껏해야 맥주 빨리 마시기, 키스하기 뭐 이런거밖에 없잖아?







이 날은 경기 이후에 불꽃놀이를 한다고 미리부터 공지가 되어 있었는데 경기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다 끝났을 때는 이미 10시가 넘어 있었지만 우리는 기다렸다가 불꽃놀이까지 보기로 했다. 자리도 좀 더 앞으로 이동해서 제대로 관람.







사진이랑 동영상도 많이 찍었다. 짧은 영상 두개만 올려본다. 다른 곳에서 제대로 하는 불꽃놀이에 비해 조금 단순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게 또 원형경기장에서 둥글게 쏘아지는 불꽃을 보는 게 또 새로웠다. 생각보다 엄청 멋지던데? 막 외국인들 여기저기서 로맨틱하게 키스하고 막, 그러길래 우리도......XD


모든게 다 끝나고 나왔을 때는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여기서 다시 그랜드센트럴 쪽으로 올라가려면 또 한참인데, 눈 앞이 캄캄하기도 했지만 경기가 끝나 사람들이 우르르 나와서 그런지 지하철 역에서는 모든 레인을 이용해서 다 한 방향으로 보내주는 등 야구 관람객들을 배려해 주는 모습이 또 인상적이었다. 몰린 사람들에 비해서는 생각보다는 금방, 그것도 너무 꽉 끼지 않는 지하철에 탑승하여 맨하튼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너무 신나고! 또 가고 싶다. 그런데 다음번엔 보스턴 레드삭스 쪽으로 한번 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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