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로마 여행 :: 기대반 긴장반 바티칸 시국 / 투어콘서트 바티칸투어 후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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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거대한 곳을 방문하는 거라 시작 전부터도 기대반 긴장반이었는데, 사실 후기를 작성해야겠다!고 결심하기까지도 시간이 너무 오래걸렸다. 너무나도 본 것도, 들을 것도 많기 때문에 잘 정리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 그렇지만 계속 미루기만 할 수도 없어서 일단 시작해 본다.


로마에 가면 다들 들른다는 바티칸 시국. 드높은 담장으로 꽁꽁 숨겨져 있는 바티칸 시국은 여의도의 6분의 1도 안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독립 국가로 세계 카톨릭의 중심지이다. 실제로 교황청과 교황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역대 교황들의 수집품을 모아둔 바티칸 박물관과 성베드로 성당을 관광하기 위해 세계 각지로부터 실로 엄청난 사람들이 매일같이 방문하고 있다. 엄청난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는 것은 실제로 가 본 후에야 그 실체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바티칸 박물관은 총 24개의 미술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안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엄청난 수의 예술 작품들을 한번에 다 둘러보는 것은 역시나 불가능하고, 투어를 통해 유명한 작품들을 위주로 둘러보았다.


투어를 진행하는 업체들은 워낙에 많았기 때문에, 어느 업체를 선택해야 할지도 고민사항이었다. 여기저기 후기는 많지만 다 무조건 좋았다는 말들 밖에는 없어서 대체 뭘 어째야할지. 이름은 다른 업체이지만 결과적으로 현지에서는 같은 가이드가 투어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았다. 오랜 고민 끝에 가격이랑 이런저런 여러 요소들을 종합하여 결국 투어콘서트라는 업체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투어콘서트 / 바티칸 집중콘서트

매주 월~토요일 7:30AM-1:30PM (바티칸 박물관 휴관일 제외)

₩20,000


불포함 사항

바티칸 박물관 입장료 16유로

무전수신기비 3유로

불포함 금액은 현금으로 준비


웹사이트



투어코스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고 되어 있다.


피나코테카(회화관) – 솔방울 정원 – 벨베데레 정원 – 뮤즈여신의 방 – 원형의 방 – 그리스십자가의 방

촛대의 방 – 아라찌의 방 – 지도의 방 – 소비에스키의 방 – 성모마리아의 방 – 라파엘로의 방

콘스탄티누스대제의 방 – 비밀의 방 – 엘리오도르의 방 – 서명의 방 – 보르고의 방 – 시스티나 소성당

성 베드로 대성당(외부에서 설명 후 자유관람) – 성 베드로 광장


그런데 모든 방을 아주 상세히 설명해 주지는 않기 때문에 가이드가 자세히 설명해주었던 부분들, 그리고 인상 깊게 들었던 이야기들을 위주로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이렇게 아주 상세하게 모임 장소를 고지 받았다. 지하철 CIPRO 역까지만 가면은 되고 우리 숙소도 지하철역 (테르미니 중앙역)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시간에 맞추어, 사실은 예정 시간에서 15분 정도는 일찍 도착하도록 출발했다. 그랬는데 문제는!!!!!!!! 지하철이 갑자기 CIPRO 역 두개 역 전에서 멈춘거다. 한참을 멈추어 있다가, 출발할거라며 문을 닫더니 다시 문이 열리는 것을 몇번 반복하더니, 뭐라뭐라 방송이 한참 나오는거다. 어렵사리 영어로 나오는 방송을 귀에 담아보았더니, 뭐라? 지하철 운행을 안하니까 다 내리라고? 완전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7시 반까지 모임 장소에 도착하지 못하면 우리 두고 출발할텐데. 중간부터 투어에 참여하는 것도 안된다는데 이 일을 어쩌나. 처음부터 지하철이 멈췄을 때 내려서 걸었더라면 시간 안에 도착했겠지만 이미 정차한 지하철 안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소모하여서 약속 시간은 5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던거다. 급하게 구글맵을 켜서 약속된 지하철 역을 찍어보았더니 도보 7분이라고 나왔다. 그래서 당황한 마음을 가다듬고 일단 걸었다.


그 시각 (아주 이른 아침) 지하철에는 바티칸 투어를 위해 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고 다들 아주 당황해 보였다. 아마도 다들 다른 투어 상품을 선택하였겠지? 역 안에 그냥 당황해서 머무르는 사람도 많았고, 또 어디 투어 업체에서는 어떻게 정보를 알았는지 해당 역까지 사람을 보내준다고 미리 연락을 준 곳도 있는 것 같았다.


약속 시간에 5분 정도 늦은 상태로 모임 장소에 도착하였다. 그랬더니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도록... 도착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가이드도 상황을 이미 다 아는 상황에서, 걸어오느라 고생하셨다며, 지하철 고장 탓에 다들 도착이 늦어지고 있으니 조금 기다렸다 출발하자며 숨을 헐떡이는 우리를 달랬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결국엔 다 기다리지 못하고 우리는 출발했고 나중에 입구에서 줄을 서 기다리는 동안 나머지 사람들도 속속 도착, 결국엔 다 모인 것 같았다. 모임 장소에서 한참을 걸어 바티칸 시국 입구에 도착했다.


추웠는데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렸던 것 같다. 기다리는 동안 입장권을 살 돈과 수신기 대여료를 가이드분이 모두 한번에 모아 가서 입장권과 수신기를 가지고 오셨다. 돈을 다 거슬러 주시기는 하지만 현금으로 맞춰 가면 더 편할 것 같다. 성인 요금과 별개로 인정되는 학생증이 있으면 할인이 되는데 증빙이 되는 학생증은 꼭 있어야 한다. 입장권 비용을 모으면서 가이드분이 예전에 누군가가 가이드도 속여서 학생 할인을 받으려다가 걸려서 그 가이드가 바티칸 내에서 가이드를 더 이상 못하게 되어버렸다는 말을 해주었다. 단돈 몇 유로를 아끼려고 하다가 누군가의 밥줄을 끊어버린거라며. 정말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기다리는 동안 내부에 들어가서 관람할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미리 해주시기도 하고 이런저런 다른 관람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사전 설명들을 아주 열정적으로 해주셨다. 다른 건 몰라도 가이드 분이 아주 열심히 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반면, 바닥에 그림을 깔고 설명을 이것저것 하는 동안 많은 수의 투어 인원이 다 잘 들으려면은 조금 뒷사람에게도 잘 보이도록 배려해 줄 필요가 있는데 다들 너무 자기만 잘 보겠다고 그림에 모여드는 바람에 배려하는 사람은 오히려 보기가 힘들어지고, 그래서 나중에는 뒤쪽 사람과 앞쪽 사람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질 뻔도 했다. 결국 가이드분이 잘 달래 주었지만.... 아우 정말 왜들 그러나, 눈살이 찌푸려지던 순간. 근데 더 놀라운 건 그런 사건 이후에도 배려하지 않던 사람의 그 행동들은 여전했다. 정말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었어. 가이드도 말은 안해도 그런 심정이었을거야.


MUSEI VATICAN (바티칸 박물관)이라고 써있는 작은 문 모양은 실제로 입장하는 문은 아니고 줄을 서 있다 보면 시야에 들어오는 곳에 있었다. 문 위로 있는 조각상 중 망치를 들고 있는 왼쪽 인물이 미켈란젤로, 팔레트를 들고 있는 오른쪽 인물이 라파엘로이다. 바티칸 박물관의 대표적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두 인물의 작품과 인생에 대해서도 입장 전 가이드 분이 아주 재미있게 설명을 해 주셨다.


이 때까지만 해도 가이드 분이 따로 가져온 수신기를 이용하여 가이드 분의 설명을 들었는데, 정작 입장할 때에는 수신기를 바꾸어야 한다. 바티칸 박물관 내부에서는 그들이 대여하는 수신기만 사용해야 한단다. 그래서 바꿔끼고 하느라 정신 없고... 그리고 입장하기 직전에 이탈리아 현지 가이드 한분이 더 등장했다. 바티칸 박물관 투어를 이끄는 가이드 역시 박물관에서 인정하는 가이드여야 하는데, 아마도 우리 가이드 분은 그렇지 않았던 듯. 그 이탈리아 여자분은 투어 내내 그냥 우리랑 같이 걸어만 다녔다.





처음으로 관람을 시작하게 되는 곳은 회화관, 피나코테카관이었다.





조토의 삼단 제단화 Stefaneschi Triptych. 왼쪽에 있는 것은 베드로의 순교 장면이고, 오른쪽은 사도바울의 순교장면이다. 가운데는 당연히 예수그리스도.





위 사진은 Group of Angel이라는 작품. 원래는 로마의 산티 아포스톨리 성당의 천장화 중 일부였다고 하는데 1711년 그 성당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바티칸으로 옮겨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래사진은 바르톨로메오 플라티나를 바티칸 도서관장으로 임명하는 교황 식스토 4세라는 그림인데, 여기서 가이드 분이 카푸치노라는 커피의 명칭이 어디서 온건지를 설명해주셨다. 카푸치노 얘기를 하다가 다른 커피들의 이름 유래도 설명해주셨다. 그 중 흥미로웠던 것이 아포카토. 빠지다, 익사하다 라는 뜻을 가진 단어라고 한다. 이렇게 무서운 단어였어? 그리고 우리는 흔히 카페라테를 라테라고 부르는데, 이탈리아에서 라테를 달라고 하면 정말 그냥 우유만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미국 집으로 돌아와서 한번은 남편이 가까운 카페에서 라테를 투고해서 왔는데 집에 와서 마시려고 보니 커피 샷이 안들어간거다. 뭐지? 실수한건가? 아님 (여기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냥 라테라고 해서 그런거 아니야? 별 얘기를 다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실수한 거였다.





이 그림은 회화관에서 가장 인기인 라파엘로의 그림이다. 라파엘로의 유작으로 그리스도의 변용 Transfiguration 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라파엘로는 1518년부터 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완성하지 못하고 1520년에 사망하였다. 그래서 라파엘로 사후 제자 로마노가 완성하였다고. 마태복음 17장에 나오는 두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상단부는 그리스도가 하늘로 승천하는 장면, 그림 윗쪽의 좌측은 모세, 우측이 엘리아, 그리고 가운데가 예수이다. 하단부는 귀신들린 소년이 치료를 받기 위해 사도들 앞에 이끌려 나오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그림의 구도나 색채 면에서 완성된 라파엘로 작품들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이미 고전양식을 탈피하여 바로크 양식의 싹이 엿보이는 작품이라고 한다. 유명한 이 그림 좌우로 또 다른 라파엘로의 그림이 놓여있는데, 이 세가지 그림을 통해 라파엘로의 그림 스타일의 변모를 추적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른쪽이 1503년 작 성모의 대관식, 왼쪽이 1512년 작으로 포리뇨의 성모라는 작품. 포리뇨의 성모는 라파엘로가 20대 중반에 그린 그림으로 베네치아 화풍의 영향을 받았다고. 라파엘로 특유의 색채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이렇듯 그림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던 라파엘로는 주변의 다양한 기법을 흡수하듯 활용하여 그림을 그렸는데 그 각기 다른 스타일이 모두 녹아 있는 그림들이라고 한다. 그 스타일에 대해서도 한참을 설명 들었지만, 당연하게도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천국을 묘사한 그림까지, 회화관의 그 밖의 그림들. 카라바조의 작품도 많았는데, 다른 사진들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냥 그림 사진을 찍는 것도 아주 힘들었다. 여러 투어들이 겹치고 겹쳐 사람이 너무 많았던 탓.





회화관 감상을 마치고 피냐의 정원이라고도 불리는 여기 솔방울 정원으로 나왔다. 이제야 좀 숨통이 틔이는 것 같아. 그런데 이 이후로 넘어가면 사람이 더 더 많으니까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며 엄청난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실제는 정말 엄청났다. 에휴. 암튼, 여기가 솔방울 정원으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 솔방울 분수 때문이다. 반쯤 공사중으로 완전체는 볼 수 없어서 아쉽다. 솔방울과 공작이 바티칸 시국의 상징이라고 한다. 그리고 솔방울 앞 사자상은 이집트에서 가지고 온 거라고.





그리고 이 거대한 원형 작품은 성베드로 성당 돔 꼭대기에 있는 것과 같은 사이즈의 것이라고 한다. 자세히 보면 저 멀리로 그 같은 사이즈라는 성당 꼭대기의 구조물 역시 보이는데 둘을 비교해 봄으로써 성베드로 성당의 엄청난 규모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이 정원에서 잠깐 쉬어가기로 하고 시간을 정해 다시 만나기로 했다. 적절한 타이밍의 휴식이었던 것 같다. 남편과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을 많이 찍었다. 볕도 좋고 새도 있고, 좋구나. 놀다가 우리는 당연히 시간에 맞추어 갔는데 한명이 엄청 안와서 한참을 또 다 같이 기다렸다. 에휴 정말, 매너 좀!! 글로는 여기까지 금방인 것 같아도 실제로 바티칸 투어를 위해 만나서 이까지 오는 길은 아주 길었고, 투어도 여기서 잠깐 쉬었으니, 후기도 잠깐 쉬어가는 걸로 해야겠다. 엄청난 인파를 헤치고 감행한 이후의 관람은 두번째 후기에서 이어가는 걸로. 에구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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