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011 ::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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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아침, 언제나처럼 눈 부비며 커피를 내리러 거실로 나왔는데 왠지 생경스러운 기분이 들어 뭔가 하고 창 밖을 봤더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내리기 시작하고도 한참 되었는지 이미 눈이 이만큼 쌓여 있었다. 오피셜리 우리 마을의 첫눈이다. 12월 들어서도 한참 지나 첫눈이라니, 작년엔 10월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잔뜩 우리를 겁먹게 만들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올해는 꽤나 늦었네.


토요일이고, 눈 탓에 길이 미끄러워지면 집에 걸어 오기가 힘드니까, 꼭 할일만 하고 돌아오기로 약속에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선 남편은 오후 3시경 귀가했다. 이런 날엔 꼼짝 없이 집에만 있어야 하지만, 왠지 아쉬워서 남편이 퇴근할 즈음에 잠깐 나가서 눈 구경했다. 연구실과 우리 집 중간 즈음에서 만나기로! 남편이 아침에 집에 있는 우산을 큰 거랑 작은 거 둘다 가지고 나가버리는 바람에 나는 패딩에 달린 모자를 후줄근하게 덮어 쓰고 눈길을 나섰다.





눈 덮인 거리. 그리고 더이상 초록빛이 아닌 New Haven Green. 눈이 쌓여가는 것과 동시에 제설작업이 이루어지고는 있었지만, 역시나 제설작업은 눈 내리는 속도를 좇아가지 못하는 건지, 듬성듬성 길이 아주 미끄러웠다. 이런 날씨에도 운동복을 입고 거리를 달리는 사람들이 적잖이 보여서 놀라웠다. 





간판들에 눈이 쌓인 모습도 예뻤다. 마지막 사진은 흔들리긴 했는데... 캔디숍 안 트리에도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이 예뻐서! 그리고 사진을 다시 보니 우리 앞에 가는 남자분 헤어스타일이 엄청 추워보인다. ㄷㄷㄷ





남편 말로는 예일 도서관에 눈 쌓인 모습이 정말 예뻤다는데 일부러 가서 보기에는 너무 길이 미끄러워서 포기하였다.





그리하여 결국 우리가 도착한 곳은, 또 다시 스타벅스. 너무 추우니까, extra hot으로.


눈 오는 풍경이 귀하디 귀했던 남쪽 지방 출신이라 갓 서울에 상경했을 때만도 눈이 내리면 그렇게나 설렜는데, 지금은 어느 쪽이냐 하면 조금은 싫은 쪽인지 모르겠다. 아침 눈 길에 출근하는 일이란 정말...... 그렇지만 출근 걱정 없는 주말 즈음에 내리는 눈을 한가로이 바라볼 때면은 아직도 조금은 들뜨는 듯. 지난 토요일에 이어 오늘도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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