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 미국에서 중고차 구입 후기 + CARMAX, CARVANA에 대한 기타 생각들

Chemie · 2018. 7. 11. 07:00 日常/후기+ ·

미국 생활 :: 미국에서 중고차 구입 후기 + CARMAX, CARVANA에 대한 기타 생각들

중고차 구입에 대한 서문을 올린 후 생각보다 늦어진 진짜 중고차 구입한 후기를 남겨본다.

2018/06/02 - 미국 생활 :: 미국에서 중고차 구입할 수 있는 방법들, CARMAX, CARVANA 등

예전에 미국에서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는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방법들 4가지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우리 부부는 그 중에서 가장 안할 것 같았던 공식 딜러샵에서 중고차를 구입하였다.

먼저 CARVANA나 CARMAX에서 차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를 풀어보겠다.

솔직히 말하면 CARVANA에서는 안샀다기 보다는 못샀다고 말하는 게 옳은 듯. 원하는 차를 선택해서 결제까지 다 진행하였는데 CARVANA 측에서 전화가 와서 우리가 가진 신분증으로 해당 주에서 차를 구입할 수 없다고 하는거다. 주변 지인들도 우리와 같은 신분증으로 차를 구입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고 결과적으로 딜러샵에서는 같은 조건으로 우리도 차를 구입하였기 때문에 CARVANA의 설명이 틀렸다. 아무래도 CARVANA의 경우 전국을 상대로 판매를 하는 거다 보니 각각의 주법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거나, 조금만 알아보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도 그리 노력해서 팔려고 하는 것 같지 않았다. 차 구입을 결정하기 전에 여러번 전화 통화로 이런저런 문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느낌으로, 그냥 정해진 매뉴얼 대로 행동할 뿐 차를 팔기 위한 노력(?)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런저런 조건들을 보면 CARVANA에서 차를 구입하는 것이 아주 좋은 선택지라고 지금까지도 생각하지만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미국에 아주 오래 거주하거나 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미국에 나와 사용할 차를 구입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CARVANA에서 차를 구입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주에 따라서 문제가 생길 겨를도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다음으로 우리가 고려한 곳은 당연하게도 CARMAX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차종의 경우 CARVANA 보다 CARMAX에서의 가격이 비싸게 느껴졌다. 그리고 파이낸싱을 하려고 할 때 APR도 CARVANA보다 CARMAX에서 더 높게 나왔다. 하지만 몇몇 차종이 맘에 들긴 해서 제대로 견적을 받아보기도 하였는데, CARMAX의 경우 OTD에 conveyance fee (processing fee)가 포함된다는 사실 역시 알 수 있었다.

Conveyance Fee는 딜러샵에서 차를 구입할 때면 꼭 붙는 금액인데 우리가 차를 구입할 때 그들이 하는 업무에 대한 비용이라고 보면 된다. 업체에 따라 Processing Fee 혹은 Documentation Fee라고 이름이 붙여지기도 한다.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딜러샵에서는 500달러 정도가 붙는 것 같았다 (499~599 달러 정도 범위). 그런데 특정 딜러샵의 경우 249달러로 저렴한 곳도 있고 반대로 800달러까지 받는 곳도 보았다. 그런데 CARMAX의 경우 179달러 였던 것으로 기억 (확실치 않음). CARVANA에서는 붙지 않는 금액이 추가로 더 붙는 거긴 하지만 그리 큰 금액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오케이.

참고로 OTD를 책정할 때 차 가격에 Conveyance Fee를 더한 가격에 TAX를 붙이고 거기다가 Title Fee (혹은 Government Fee)라고 불리는 금액이 200달러 (180~220달러) 정도 더 붙는다. 딜러샵에서 차를 구입할 때에는 이 이상으로 잡다한 금액을 더 붙이기도 하는데 그들이 꼭 받아야 하는 금액은 내가 언급한 항목이 다이기 때문에 딴 금액은 빼달라, 빼주지 않으면 이 곳에서 차 구입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나가면 결국엔 다 빼준다.

암튼 이런저런 고려를 해 나가다가 우리가 결국 CARMAX에서 차 구입하기를 포기한 이유는, 우리가 맘에 들었던 차들은 죄다 Fleet이었기 때문이다. Fleet은 기업에 리스나 장기렌트로 이용 되었다가 중고차 시장으로 흘러 들어온 차들을 말한다. 이런 차들은 렌탈차로 이용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고차 구입할 때 대부분 피하려고 하는 조건. 그런데 뭣도 모르고 가격이나 기타 조건이 맘에 들어서 리스트업 해둔 차들이 알고 봤더니 다 죄다 Fleet이었던 것. 그래서 가격이 좋았던 거였다! Fleet이 아니라 개인 소유였던 차들의 경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구입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결국 든 생각은 CARMAX의 차 가격은 주변 딜러샵이나 CARVANA에 비해 많이 비싼 편이라는 것.

결국 다른 곳에서 구입하였지만 CARMAX에 대해서 알아봤던 다른 정보들도 좀 풀어보자면, CARMAX에서 차를 구입할 때 함께 구입할 수 있는 MaxCare라고 불리는 CARMAX 워런티는 5년동안 적용이 된다. 가격은 차 가격과 Deductible (차 수리시 내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얼마로 할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우리가 알아보았던 (차 가격만) 21,000달러 정도 했던 SUV를 Deductible을 50달러로 할 경우 5년 동안의 워런티 가격이 1600달러 정도였다. 당장은 가격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가지 좋은 점은, 만약 차를 5년간 다 타지 않고 1~2년 정도 타다가 다시 CARMAX에다 되팔 경우, 남은 기간 동안의 워런티 비용은 환불을 해준다는 것. 수수료 같은 금액을 소액 (50달러 정도, 주에 따라 다름) 제하고 환불해 주기는 하지만, 1년 동안 bumper-to-bumper 워런티를 300달러 정도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딜 같았다.

아무튼 이러이러한 과정 끝에, 우리가 차를 구입한 곳은 딜러샵이었다. 그것도 해당 브랜드의 공식 딜러샵. CARVANA에서 차를 구입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이후 CARMAX에서 차를 구입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과 동시에 우리는 주말마다 시간을 내어 주변 대부분의 딜러샵들을 돌았다. 처음 몇 곳에서는 우리를 호구로 삼았다는 게 분명한 행동들을 하기도 했고 실제로 그때는 우리가 호구였던 것 같다. 근데 좀 돌다보니 이 사람들이 무슨 장난질을 치려고 하는지 눈에 뻔히 보이는 거다. 우리는 아무튼 말도 어눌한 외국인이라 여전히 호구처럼 보였지만, 나중에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제대로 호구는 아니게 되어서 점점 딜이 쉬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다양한 브랜드의 여러 딜러샵들을 들렀었는데 사진을 찍은 건 몇 없다. 여기는 닛산의 딜러샵. 안그래도 좋은 조건의 차를 값도 많이 깎아서 살 수 있었는데 닛산 CPO의 경우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서 워런티 coverage가 약했다. 영 아쉬워하며 포기했던 곳.

여기가 결국 우리가 차량을 구입했던 혼다 딜러샵. 하루에도 수십대씩 차를 판다고 딜러가 자신만만하게 말할만큼 아주 규모가 크고 쾌적하고 사람이 많던 딜러샵이었다. 실제로 우리가 구입하려고 미리 알아봤던 차가 하루 사이에 이미 팔리고 없었다. 근데 워낙 가지고 있는 차가 많아서 비슷한 조건의 다른 차를 찾는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장사가 잘 되는데는 이유가 있는지 기본적으로 책정된 차의 가격이 다른 딜러샵들에 비해 좋았다. 처음 OTD에는 Conveyance Fee와 Title Fee 외에 다른 추가 옵션을 붙여서 가져왔지만 우리가 필요 없는 돈은 내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하자 군말없이 그런 요금을 빼주는 것도 좋았다. 그렇다 해도 Conveyance Fee내는 것은 영 아까웠는데 그 만큼의 금액을 차 값에서 빼줬기 때문에 그냥저냥 만족.

같은 차종을 CARVANA나 CARMAX나 다른 딜러샵 등에서 수도 없이 보았었기 때문에 비슷한 조건에서 아주 저렴하고 매우 만족스럽게 차를 구입하였다. 예상 외의 시행착오가 많아 생각보다 차를 진짜 끌고 집에 오는 데까지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공부도 아주아주 많이 되었고 실제로 차를 구입한 후 의심 없이 우리가 정말 잘 구입한 거라는 확신을 할 수 있기도 한 것 같다.

갈 때는 우버 타고 가서 올 때는 우리 차를 가지고 왔던, 처음으로 우리 차를 집으로 끌고 오던 때 사진. 한국에서 타던 차는 남편이 부모님께 물려받아서 타던거였기 때문에 이 차가 우리 부부가 둘이서 처음으로 구입한 차인 셈이다.

토요일에 가서 차를 보고 가격조건을 다 맞춘 후, Deposit 형식으로 3,000달러를 카드 결제 하고 돌아왔고, 정작 차를 픽업 해 온건 그 다음 주 월요일이었다.

차량 구입을 확정한 다음 차량을 픽업하러 가기 전 우리가 해야했던 일은 월요일부터 적용 가능하도록 보험을 구입하는 것과 (다운 페이할 금액은 Cashier's Check으로만 받는다고 해서) 은행가서 해당 금액의 Cashier's Check을 만들어 두는 것이었다.

보험은 이전부터 우리끼리 견적을 여기저기서 받아두어 대강의 금액을 알고 있었는데 우리 일을 맡아준 딜러가 가장 저렴하게 금액을 제시해 줄 사람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보험도 구입할 수 있었다. 보험사에서 딜러샵으로 보내야 할 서류가 있는 등 처리 해야할 일이 있는데 미국에서 상대했던 사람들 중 세상 가장 친절했던 보험사 직원이 우리가 거래한 딜러샵 이름을 묻더니 해야할 일들을 알아서 일사천리로 진행해주었다.

그래서 월요일에 차를 픽업하러 갈 때에는 Cashier's Check만 들고 갔고, 아주 많은 서류에 사인사인사인사인 한 후, 마지막으로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차를 집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CPO이기 때문에 (내가 차를 구입한 날로부터) 1년 동안 bumper-to-bumper 워런티와 (처음 차의 거래가 이루어진 날로부터) 7년 동안 powertrain 워런티가 제공된다. 그리고 차를 5000마일 이상 탔을 때 처음으로 종합 정비를 보는 게 좋은데 그 첫 종합 정비는 해당 딜러샵에서 무료로 해준다고! 전화로 날짜만 잡으면 된단다.

다른 사람들 후기에서는 처음엔 임시 번호판을 달아준다는 곳도 있었는데 우리는 월요일에 차를 픽업할 때 제대로 된 번호판을 달아주었다. 그리고 3주 정도 후에 집으로 차량의 title (차량의 소유를 인증하는 서류, 나중에 차를 팔 때에 이 서류가 필요하다)이 배송될 거라고 안내받았다. 헐 근데 저희 곧 이사가는데요? 했더니 세일즈 매니저가 또 잘 처리해주었다.

이상, 다사다난했던 미국에서 우리의 첫 중고차 구입 후기는 끝! 아무래도 차가 생기니 자꾸 싸돌아 다니고 싶어서 밤마다 주말마다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느라 바쁨. 남편도 은근 들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