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 2017 레스토랑 위크 restaurant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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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위크라고 하면 뉴욕에서의 것이 유명하지만, 사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레스토랑 위크가 있다. 이 동네 뿐만 아니라 미국 곳곳에서 각기 정해진 시기 (보통은 1년에 두번)에 레스토랑 위크를 진행한다.


레스토랑 위크 RESTAURANT WEEK라함은, 해당 시기에 참여를 원하는 레스토랑들이 정해진 저렴한 가격으로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것. 시기마다 레스토랑마다 메뉴가 다르고 각 레스토랑의 특색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라 그런지 많은 레스토랑들이 참여하고 있다. 가격 역시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지역은 런치 코스의 경우 17불, 디너 코스의 경우 34불에 진행되었다. 쓰리코스 밀의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레스토랑 위크에 참여하는 레스토랑들이 평소에는 가볼 엄두가 나지 않는 비싼 레스토랑이 많기 때문에 레스토랑 위크를 이용하여 한번쯤 들러서 분위기를 보고 나오기에 참 좋다.


그래서 지난 목요일 밤, 우리도 레스토랑 위크로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기고 왔다.





우리가 찾은 유니언리그카페라는 레스토랑의 입구와 그 곳의 레스토랑 위크 메뉴. 디너 메뉴이다. 쓰리코스 디너가 34불. 각 코스르 와인과 페어링 할 경우 49불이다. 우리는 와인 페어링을 하기로 했다. 남편은 순서대로 VENISON TERRINE-SLOW BRAISED BEEF SHORT RIB BOURGIGNON-CHOCOLATE PLAISIR를 선택했고, 나는 NEW ENGLAND COD CHOWDER-MONKFISH BOURRIDE-VACHERIN을 선택했다.


레스토랑에 들어갈 때 부터 느꼈지만 내부는 정말 혼잡했다. 빈 테이블이 하나도 없이 꽉 들어찼다. 역시 레스토랑 위크구나. 레스토랑 위크에는 여기에 참여하는 레스토랑만 가득 차기 때문에 지나 다니면서도 아주 쉽게 아, 여기 참여하는 곳이구나 아니구나를 가늠할 수 있다.





이어진 우리의 식사. 사실 정해진 가격에 맞추기 위함인지 메인 디쉬들 중 그리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더랬다. 그래서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메인은 그냥 생각했던 대로였다. 코드 차우더 숩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마지막 디저트가 세상 제일 맛있었다. 정말 맛있다며 감탄하며 먹음. 각기 두번째로 찍힌 사진들이 내가 즐긴 메뉴다. 에피타이저와 메인은 전반적으로 남편이 고른 메뉴들이 맛있었는데, 마지막 디저트만은 내가 고른 게 완승.


숨겨진 재미는 페어링 된 와인과의 궁합을 즐겨보는 것이었다. 메뉴에 페어링 된 와인까지 표시되어 있는데 나는 메뉴대로 나온 것 같은데 남편은 다 다르게 나온 것 같다. 와인이 나올 때 마다 포도 품종이나 와인의 특징, 그래서 요리와 왜 잘 어울리는지를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무지 바쁜 와중에도 친절함이 고마웠다. 각 코스별로 남편은 다 레드와인이 페어링 되었고 나는 다 화이트 와인이 나왔다. 특히 남편의 요리들과 페어링 된 와인들이 재미있었다. 나름 강한 향의 소스를 이용한 메인 요리에 피노 누아를 제공해주었고, 마지막 쵸콜렛 디저트에는 도수 높은 (독한) 프렌치 포트를 내왔다. 어울릴까? 싶었는데 정말 잘 어울려서 놀람.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페어링 해서 먹어 본 건 처음이라 이렇게도 먹는구나, 많이 배운 것 같아 정말 재밌었다. 다음에도 레스토랑 위크를 이용할 때는 와인 페어링까지 가능한 곳을 또 골라서 다르게 즐겨보자고 다짐했을 정도. 아, 근데 와인을 너무 쪼끔씩 주는 게 아쉽긴 했어.





9시가 넘어가자 조금씩 비기 시작하는 테이블. 스파클링 워터를 따로 주문했더니 택스에 팁까지 약 150불이 나왔다. 사실 이 가격만으로도 저렴하다고 즐기기엔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이런 기회에 분위기 좀 내보기에 정말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엔 다른 곳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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