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비즈니스석 :: 델타원 비즈니스 타고 디트로이트로, 환승 후 뉴왁공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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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거주하러 온지 딱 1년되는 날이다. 이 포스팅이 언제 올라갈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딱 1년 되는 날에 나는 쓰고 있다. 뭔가 아주아주 감회가 새롭고, 용케 그 동안 잘 살아남았구나 싶어 내가 기특하다. 오늘 밤엔 남편이랑 미국 도착 1주년을 기념하러 맛있는 거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 날의 기억을 조금 되새겨 보려 미국까지 올 때 그 미국으로의 장시간의 비행을 그나마 편안하게 하도록 도와준, 델타항공의 비즈니스 클래스. 지금 보니 델타원 비즈니스라고 부르나보다. 아무튼 그 후기를 풀어보기로...


우리가 국적기가 아니기는 했지만 무려 비즈니스를 이용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라면, 이 티켓 가격이 정말 저렴했다는 것이 첫번째. 물론 뉴욕까지 직항으로 가는 아시아나 이코노미의 경우 이 것보다 더 저렴한 티켓이 있었지만, 대한항공의 이코노미보다도 저렴하게 이 티켓을 구입했다. 두번째는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할 경우, 짐칸으로 보낼 수 있는 수화물의 무게에 여유가 생긴다. 일반적인 이코노미 클래스의 경우 23 kg의 수화물을 2개까지 보낼 수 있는데, 비즈니스 클래스의 경우 32 kg 수화물 2개까지 보낼 수 있음. 둘이서 수화물 4개를 가지고 가려면 40 kg 정도는 짐을 더 보낼 수 있다는 의미.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정말 이렇게까지 짐을 싸게 될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공부하러 가는거다 보니까, 여태 봤던 텍스트북들 (대학교나 대학원 때 공부했던 책들), 그리고 남편과 내 졸업 논문 몇권, 나는 6년, 남편은 7년이 넘도록 실험하면서 만들어 둔 파일, 실험노트 카피본 잔뜩 등 책을 많이 싸다보니 무게가 상상을 초월하게 무거워졌다. 당장 보지 않을 책들은 좀 빼두고, 나중에 짐으로 보내달라고 하자고 생각도 해봤지만, 우체국으로 저렴하게 보내는 물건의 경우 미국까지 오는데 50~70일까지 걸린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 좀처럼 뺄 수 있는 책이 없더라. 그래서 저울로 무게를 달아가면서 캐리어 4개에 책을 골고루 분포해 가며 약 29~31 kg 짜리 캐리어 4개를 만들어 냈다. 


공항까지 가지고 가는 길도 힘들긴 했지만 일단 공항에 도착하고 나면 캐리어를 올리고 밀고다닐 수 있는 카트도 있고, 체크인 창구로 가면 비즈니스는 또 스카이프라이어리티라고 해서 우선 수속을 해 주어서 그리 힘들지 않았다. 짐을 부치고 나서는 가방 몇개 쯤이야- 훨훨 날아 면세점 돌기.


사실 이런 상황에 면세점에서 뭘 살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고, 미국에 한국스러운 뭔 기념품을 좀 세련된 걸로 사고 싶어서 찾아다닌 건데, 도대체 없더라. 화과자를 살까 뭘 살까 고민하다가 결국 초콜렛을 잔뜩 샀다. 이것도 15만원 어치쯤 사다보니 (실험실 2곳, 교수님도 2분, 또 미국가서 도움을 요청할 한국분들을 위한것도 미리 좀 샀더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







델타항공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면 인천공항에 있는 대한항공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보통 여객터미널 쪽에서 출발을 하고 델타와 같은 외항사는 탑승동에서 출발을 해서 이동하기 힘들면 어쩌나 걱정됐는데 다행히 탑승동에도 대한항공 라운지가 있더라. 델타항공 비즈니스 이용객은 탑승동에 있는 대한항공 라운지만 이용할 수 있다. 편하다고 생각하고 갔지만 뭐랄까 살짝 차별인가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워낙 티켓값 차이도 많이 나니까. 뭐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탑승동에 있는 대한항공 라운지는 먹을 건 별로 없는데 주류에 강한 느낌이었다. 와인도 레드 화이트 로제가 모두 준비되어 있고, 맥주는 물론 다양한 위스키 꼬냑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내부에 있다는 것도 장점! 와인 종류별로 마셔보고 라면도 하나씩 뚝딱 하고 편히 잘 쉬었다. 


라운지에서 잘 쉬다 탑승구로 갔더니 비즈니스 석은 또 별도의 게이트로 우선 탑승! 돈이 좋구나-를 실감했다 (그리 많이 낸 것도 아니지만ㅋㅋ). 이건 내릴 때가 더했는데, 비행기 멈추자 마자 바로 내리니까 진짜 좋더라!!







암튼 자리에 갔더니 바로 앉을 수도 없게 의자에 작은 베게 하나, 큰 베게 하나, 그리고 폭신한 이불이 하나씩 놓여져 있었다. 되게 폭신하고 좋구나- 생각했는데 이게 웨스틴 호텔에서 이용하는 침구라고 한다.


자리를 정돈하고 자리잡고 앉자 마자 서빙된 웰컴와인. 그리고 TUMI 주머니엔 뭔가 봤더니, 항상 비행기에선 아쉬웠던 볼펜 한자루와 안대 티슈 귀마개 마우스워시 양말 치약칫솔, 그리고 키엘 립밤과 핸드크림까지 알차게 준비되어 있었다. 이 볼펜은 1년이 지나 지금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다.


이어폰보다 좋은 헤드셋도 준비되어 있고 다들 물을 어디서 나서 마시나 했더니 발 아래 수납 공간에 또 물이 꽂혀 있었다. 냉큼 꺼내 마심.


밥 먹을 때 사용하는 테이블 외에도 웰컴와인 등이 놓인 선반식의 테이블이 따로 있고, 그 뒤론 여권이나 작은 여행책 정도는 꽂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또 발 아래에는 아래대로 양 옆으로 물건을 넣을 공간이 있어서 항상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여행책이랑 여권 하나도 어떻게 해야하나 앞에 있는 주머니 안에 공간을 나누어 보던 나는 정말 놀라울 뿐이었다.


자리마다 준비된 메뉴에는 오늘 서빙 가능한 음식들과 기타 음료 종류들이 상세히 써 있었다. 와인 종류가 참 많아 좋았다. 본의 아니게 남편과 다 다른걸 선택해 먹어서 이것저것 사진이 많음.


저 멀리 밀려있는 화면은 Push 버튼을 누르면 툭 튀어 나온다. 그 아래 있는 의자 조절 버튼으로 의자 위치도 아주 세세하게 조절이 가능했다. 아래 작은 동그라미는 이착륙시 반듯한 모드/편히 앉는 모드/180도 수면모드로 바로 바꿀 수 있는 버튼.







자리 구경을 끝내고 웰컴와인을 짠! 하고 마시고 났더니, 금방 탑승시 주는 음식이 나왔다. 카프레제 샐러드와 치킨완자. 와인은 프랑스 레드와인으로 골랐다. 카프레제 샐러드는 정말 맛있었는데 원래 동그랑땡이나 완자 이런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치킨완자는 그냥 그랬다. 하지만 남편은 잘 먹더라. 와인도 기대만큼은 아니었는데 이후에 계속 먹었던 스페인 와인은 그래도 괜찮았다.


특징은, 유리로된 와인글래스 가득- 아낌 없이 따라 준다는 것. 이렇게 가득 따라주는 와인 첨봤다.







이후 나온 전채요리. 여기에는 스페인 와인을 마셨다. 남편은 양식을 선택하고 나는 한식을 선택해서 전채요리가 다르게 나올 줄 알았는데 똑같이 나오더라. 그냥 양쪽에 써있던게 모조리 나온 듯, 저 구운옥수수 샐러드가 생각보다 엄청 맛있어서 놀랐다. 와인이랑 먹으면서 영화감상 시작. 와, 정말 집보다 편하구나-싶던... (이 비행 몇일 전에 살던 집을 정리하는 바람에 몇일을 조금 고생하며 지내기는 했었다).







메인 디쉬. 위가 내가 고른 비빔밥, 아래는 남편이 고른 돼지고기 요리. 비빔밥 참 맛있었다. 사실 카프레제 샐러드부터 연속으로 먹었더니 배가 불러 다 먹지 못했는데, 나중에 미국에 도착하고 나서 한국음식 한창 그리울 때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이 때 남기고 온 비빔밥이 아까웠다. 근데 이제는 이 곳 생활도 적응이 잘 되고, 이 곳에도 유일한 한국 음식 비빔밥을 정말 맛있게 만들어 파는 곳을 한 곳 알고 있다. 지난 일년 그래도 잘 살아내었구나. 저 사진을 보며 비빔밥을 그리워하던 내가 참 재밌다.







뒤이어 나온 후식, 위가 내가 고른 아이스크림, 아래는 남편이 고른 레몬케익과 라즈베리. 설명은 레몬케익이 더 맛있을 것 같았는데 내 입맛엔 아이스크림이 더 좋더라. 후식까지 다 먹고 나서는 길게 휴식시간이었다. 총 12시간의 비행이었는데 아침은 착륙 2시간 전부터 서빙해준다고 했다. 중간중간 돌며 스낵등을 챙겨주기도 하고, 메뉴에 있는 음료나 간식들 중에 원하는게 있으면 그때그때 말하면 된다.


나는 2시간짜리 한국 영화를 한편 보고, 180도로 누워 한숨 자고 났더니 어느새 7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자리가 참 편해서 좋았다. 나중에는 그래도 오래 앉아 있어서 다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는데, 그때 다리를 의자보다 높게 올릴 수 있어서 그렇게 한참을 있었더니 금세 괜찮아졌다.







그러다가 어느새 아침! 아침엔 모닝 맥주에ㅋㅋ 나는 씨리얼 (위), 남편은 치킨 (아래)


델타항공은 이코노미로도 타본적이 없고 이번이 처음이라 델타가 원래 기내식이 맛있는 편인지는 모르겠지만, 비행기에서 이렇게 나오는 음식을 다 맛있게 먹었던 적이 처음이었다. 정말 저 그래놀라도 맛있었다.







12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내려서 여긴 디트로이트 공항. 디트로이트에서 입국심사를 했는데 여기가 미국에서 그리 인기 있는 지역이 아니라 그런지 입국심사 줄이 없어서 좋았다. 디트로이트로 간다니까 아는 언니가, 그래 거기가 뉴욕보다 입국심사 받기엔 좋지- 하던 말이 이해가 됐다. 비행기 내려서 입국장소로 갔더니 앞에 아무도 없어서 바로 창구로 가서 심사를 받았다.


내릴 때부터 디트로이트의 전자동 입국 시스템 막 이런 얘길 하던데, ESTA를 이용해서 입국하는 사람들은 사람과 심사를 하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자동출입국처럼 셀프로 입국심사를 하더라. 근데 우리는 비자로 입국하는 거라 심사를 받음. 비자를 보여주고, 우리가 미국에서 고용되었다는 걸 증명하는 서류도 보여주고, 상세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비자인터뷰보다 여기가 더 빡셌다.







이어서 탑승한 디트로이트-뉴왁공항행 델타항공. 국내선이라 비행기가 작다. 여기는 일등석이라고 표시되어있었는데 그냥 일반 자리보다 넓은 정도? 앞뒤 간격도 넓고 그냥 앉는 좌석 자체도 좀 넓었다.


델타가 스벅커피를 서빙한다더니, 아까 델타원 비지니스에서는 커피 달라면 계속 컵에 갖다줘서 몰랐나보다. 여기는 이렇게 스벅 커피잔에 가져다주더라.


사실 멋드러진 뉴욕 항공샷을 찍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커피 한잔 마시고 바로 숙면에 빠져버려서 비행기 착륙할때 눈을 떴다. 이건 뉴욕 가는 길에 찍은 것.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뉴욕에 잘 도착! 인천에서 디트로이트까지 12시간, 디트로이트에서 3시간쯤 체류하다 다시 뉴왁까지 2시간정도가 걸렸다. 장시간 비행이었지만 생각만큼 고생스럽지는 않았다. 그냥 너무 새벽부터 움직였는데 다시 또 아침이라 많이 피곤했던 정도? 그렇지만 진짜 고생은 이때부터 시작이었지. 그 많은 짐을 들고 뉴욕에서 뉴헤이븐까지를 다시 이동하여 정착하게 된 이야기들은 또 기회가 되면 차차 풀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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