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토요일 걸어본 뉴헤이븐 / 예일대 정경 + 가볼만한 곳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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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토요일 걸어본 뉴헤이븐 / 예일대 정경 + 가볼만한 곳들


지난 토요일, 정말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다. 항상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다녔는데 부쩍 따뜻해진 기온에 긴가민가 하면서도 조금 두꺼운 후드티 하나만 입고 나가보았는데도 전혀 춥지 않던. 하지만 바로 이틀 후인 4월 2일 월요일엔 아침부터 눈이 또 펑펑 내렸다는 것이 함정.;( 이 곳은 처음 살러 왔던 해에는 10월부터 눈이 내려 사람을 놀래키더니 이제는 4월에도 눈이 내리고 난리다.





조금 걷자며 남편 만나러 가던 길. 아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교회인데, 한인교회는 아니지만 때때로 한국어 예배도 드린다고 시간 등이 항상 밖에 안내되어 있는 곳이다. 완전 한인교회는 차를 타지 않으면 가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는데, 차가 없는 한인들도 쉽게 가까이서 한국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다. 나는 기독교인은 아니라 그리 큰 관심은 없지만. 


이 교회 건물이 바라보는 방향에 New Haven Green 이라고 뉴헤이븐의 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낮에는 괜찮지만 밤에는 위험한 인물들이 많이 어슬렁 거리기 때문에 굳이 들어가지 않는 편이 좋다. 우리가 뉴헤이븐에 처음 도착했던 바로 다음날 아침에 우리의 도착을 알리러 대학 오피스에 가는 길에 이 뉴헤이븐 그린 쪽을 가로질러 갔는데 아주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무서워 보이는 사람들이 어슬렁거리며 우리를 살피는 모습에 잔뜩 겁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뉴헤이븐은 미국 내에서도 상당히 범죄율이 높은 위험한 지역이라고 알려져 있어서 막 도착한 우리를 겁주려고 (안전하게 다녀야하니까) 뉴욕에서 일하다가 이사왔다는 직원분이, 처음에 뉴헤이븐에 일하러 간다고 했을 때 주변 친구들이 그렇게 위험한 지역엘 왜 가냐며 깜짝 놀라했을 정도로 위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을 한 적도 있다. 그래서 셔틀도 끊긴 저녁 퇴근 길에 집으로 가는 길이 내내 불안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한 동안 살다보니 그렇게까지 덜덜 떨며 지낼 곳은 아니다. 


물론 위험하다고 알려진 지역들이 정해져 있어서 그런 지역은 어두워졌을 때 절대로 혼자서 다니면 안된다. 실제로 이 주변 위험 지역을 잘 알지 못하는 신입생들이 밤에 혼자 걷다가 귀중품을 강도당했다거나, 이사하다가 귀중품을 털렸다거나;; 하는 뉴스들이 새 학기가 시작될 때면 꽤 자주 알람으로 오기도 하고, 가끔, 아주 가끔은 대낮에도 총격전이 벌어지는 동네이기는 하지만....ㅠㅠ 뉴스를 보면 사건이 일어난 곳들은 이미 알고 있는 위험한 지역들이어서 에그, 그런 곳엘 늦은 밤에 혼자 갔네...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비교적 위험하지 않은, Yale 캠퍼스 내라고 볼만한 지역들은 늦은 시각에 혼자 걸어도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참고로 그런 지역은 밤 늦도록 Yale Security가 길 중간중간을 지키고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그들이 없더라도 바로 전화만 들면 위험 신호가 전달될 수 있는 전화기 같은 것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가끔 예일대 구경하고 싶은데 그 지역 너무 위험하다고 해서 걱정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는데, 뉴욕에 놀러왔다가 잠깐 당일치기로 와서 예일대 주변만 구경하는 정도는 전혀 위험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 위험 지역이라고 알려진 곳들은 예일대 관광을 하러 와서 가게 되는 지역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기도 하고, 지레 겁먹고 포기해버리기에는 예일대 캠퍼스는 정말이지 아름답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대낮에도 한눈팔면 휴대폰 소매치기 당하는 것 쯤은 사건도 아닌 유럽의 몇몇 유명 도시들에 비해서, 예일대 캠퍼스 주변이 안전하다고 느낀다.





이 날 우리가 걸었던 지역은 대략 이 정도 지역이다.





New Haven Green에서 조금 길을 더 올라가서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 바로 Sterling Memorial Library. 도서관 안에 들어가려면 Yale ID가 필요하지만, 입구에 있는 분에게 놀러왔다고 잠깐 구경만 하고 나오겠다고 말하면 다들 들여보내 주시는 것 같았다.





이건 언젠가 찍어서 휴대폰 사진첩 안에 있던 Sterling Memorial Library 내부 사진. 내부도 충분히 들어가볼 만 하다!





풋풋한 학생들. 날이 많이 풀려서 다들 옷차림이 가볍고, 어느새 잔디에 앉아 광합성을 하고 있다.





원래는 저렇지 않았는데 도서관 옆쪽은 지금 공사중인 모양이다. 사진 찍을 때는 몰랐는데 관광객들 모습도 꽤 보이는 듯. 아마 열심히 사진 찍는 내 모습도 다른 관광객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 같지만...





그리고 Sterling Memorial Library 바로 앞에 또 다른 예일의 명물 The Women's Table이 있다. 이 것은 따뜻할 때는 위로 물이 흐르는데 아직까지는 날씨가 추워 물이 말라 있다. 기억으로는 4월 부터는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조각의 이름이 The Women's Table인 이유는 위에 새겨진 숫자 때문이다. 예일대가 처음 생긴 이래로 여성 입학생들의 숫자가 새겨져 있다. 가만히 보면 계속 0이던 행렬이 1873년에 갑자기 13으로 바뀌고 그 후로 조금씩 그 수가 늘어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여성과 남성 입학생 수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아지면서 부터 숫자를 새기는 것을 멈췄다고 하는데 사진으로 봐서는 1993년 까지 새겨져 있는 것 같다.


내가 뉴헤이븐에 오기 전에 동네가 어떻게 생겼나 찾아보다가 발견했던 사진 중 하나가 바로 이 곳이라는 걸 알았을 때 굉장히 기뻤다. 그 사진은 지금 못찾겠고, 그 사진으로 예전 포스팅 타이틀을 만들어 둔 적이 있는데 그 사진을 붙여본다.





사진 아래 물이 고여있는 그것이 바로 The Women's Table.





물은 흐르지 않지만 비슷한 구도로도 찍어보았다. The Women's Table에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 제대로 된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다시 한번 찍어봐야지.





Sterling Memorial Library를 마주보았을 때 오른쪽으로 향하면 또 다른 유명한 도서관인 Beinecke Rare Book & Manuscript Library를 볼 수 있는데 Beinecke Rare Book & Manuscript Library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활자로 알려져 있는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구텐베르크 바이블이 소장되어 있고 일반인에게 그대로 공개되어 있다. 이 곳 Beinecke Rare Book & Manuscript Library는 Yale ID도 필요없고 누구나 무료로 들어가 볼 수 있으니 시간이 허락하면 꼭! 한번씩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일요일은 휴무).


하지만 우리는 그 쪽으로 가지 않고 반대로 꺾어 내려왔는데 그 때 정면 높은 곳으로 아주 아름다운 종탑 Carillon at Yale이 보인다. 이 종탑에서는 시간마다 매번 다른 음악이 흘러 나온다. 할로윈에는 무서운 음악이 나오기도 해서 밤 늦게 지나기 좀 무서웠던 기억도 있다. 뉴헤이븐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시선을 사로잡던 건물이 바로 이 것이었다.





이 종탑 맞은편으로는 Yale Old Campus가 있다. 옛날 예일대는 이 안에만 있었다는 걸까? (잘 모름;;) 암튼, 발등을 만지면 자녀가 예일대에 온다고 해서 다들 발등을 만지는 바람에 발등만 반질반질한 동상도 이 Old Campus 안에 있다. 이 날은 Old Campus까지 들어가지는 않아서 세번째 사진은 또 언젠가 찍어두었던 예전 사진.





종탑을 조금 지나서 있는 이 곳은 기숙사 건물. 예일대 학생들은 입학 후 첫 두 해 동안은 기숙사 생활이 의무화 되어있다. 예일의 기숙사 건물은 아까 Sterling Memorial Library 주변에도 있고 이 주변에 듬성듬성 흩어져 있는데 지금 보이는 이 곳은 그 기숙사 건물들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곳은 내가 정말 사랑하는 곳, Yale University Art Gallery. 사진에 찍힌 바로 저 길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건너면 바로! 고흐의 유명한 그림, 밤의 카페가 있다.





바로 이 그림. 역시 예전에 찍어두었던 사진이다. 이 곳 Yale University Art Gallery는 대중에게도 무료로 오픈되어 있으니 뉴헤이븐을 방문하였다면 꼭!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Yale University Art Gallery의 아까 사진 반대편인데 사실 입구는 이 쪽에 있다. 첫사진 제일 끝으로 작게 미술관의 입구가 보임. 암튼 이 곳에서 날 좋은 날에는 가끔 거리 공연을 하기도 하는데 마침 이 날도 공연이! 그런데 놀랍게도 연주자가 꼬마아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큰 환호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 이쁜 곳은 다 끝났으니까 그만 찍어야지, 생각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어 찍은 이 곳은 뉴헤이븐의 맛집, Soul de Cuba Cafe이다. 바로 가까이에 뉴헤이븐에 왔다면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BAR라는 피자집이 있기 때문에 처음이라면 이 곳보다는 BAR엘 가봐야겠지만, 만약 BAR가 문을 닫았거나 피자가 그리 먹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곳도 추천하고 싶다.



사실은 나들이 다녀왔던 사진들만 주르륵 늘어놓고 끝맺을 생각이었는데 쓰다보니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고, 쓰면서 내가 은근 이 동네에 추억도 많고 애정도 많이 쌓였구나, 실감하게 되었다. 봄이나 여름 쯤, 녹음이 우거졌을 때 제대로 카메라를 들고 나와 찍어보고 다시 글을 써볼 수 있으면 좋겠다. 글은 시간을 많이 들였는데 사진들은 폰카로 너무 대충 찍은 듯 해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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