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강의 야경을 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한참을 강을 내려다 보았더니 보트를 꼭 타보고 싶어졌다. 호이안 보트의 가격은? 정답은 없다, 흥정하기 나름! 강을 옆에 두고 슬슬 걸어보려니 여지 없지 흥정이 들어온다. 가장 처음 불렀던 가격은 150,000 VND 였는데 좀 비싼 듯 하다는 표정을 지었더니 100,000 VND로 깎아주셨다. 근데도 우리가 고민하는 것 같으니까 대체 얼마를 원하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당당하게 80,000 VND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알겠다고, 따라오라고 하셨다.
호이안 보트+소원등 2개 포함 가격 : 80,000 VND
두사람을 태우고 강 한바퀴 도는데 4천원 정도라니, 정말 물가가 싸긴 한 것 같다.
이 초록색 옷 입으신 분 아주머니랑 흥정을 했다. 근데 우리는 흥정하는 사람 따로, 보트 노 젓는 사람 따로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아주머니가 직접 노를 저으시더라! 조금 충격이었다. 그리고 저 아주머니 옆으로 보이는 사다리가, 매달려서 덜렁거리는 그런 사다리인데, 저걸 타고 내려가야 해서 엄청 무서웠다. 이 흔들린 사진이 그 때의 그 무서움을 담은 듯 해서 그냥 사용 했다고 하지만 사실 이 사진밖에 없기도 하다. 낮에는 보트 탈때 가격을 더 싸게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밤에 보트를 탈 때만 이 소원등을 서비스로 준다 (2개에 1달러에 파는 것). 바람에 흔들리는 소원등을 찍어보았다. 분위기 있고 좋다. 배는 천천히 출발해 상류까지 갔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출발! 호이안의 야경도 강 위에서 볼 때와 이렇게 보트 안에서 볼 때 느낌이 아주 다르다. 가격도 저렴하니 기회가 된다면 보트도 한번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잘 안보이지만 우리가 지나간 저 보트 안에 아저씨 한명이 누워있다. 우리 보트 노 젓는 아주머니랑 아는 사이인 듯, 베트남 말로 대화를 몇마디 하고 웃으시더라. 모르긴 몰라도, 너 왜 일 안하고 놀고있냐, 내 맘이다, 뭐 이런 대화이지 않았을까. 우리가 강을 한바퀴 돌고 돌아올때까지 이 분이 그대로 배위에 누워 쉬고 계셔서 왠지 남편이 부러워했다. 저 아저씨가 진정 위너라며.
강에서 찍어본 사진들. 사진과 실제의 느낌이 많이 다른 듯 하여 동영상도 찍어봤다. 노 젓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가 참 좋았다. 근데, 의도치 않게 음향이 건방짐;;; 우리가 돈이 많다는 게 아니고, 그냥 환전한 돈이 많이 남았다는 소리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강 상류까지 올라와서는 아주머니가 가지고 있던 소원등을 띄우라고 말씀하신다. 영어같은게 잘 통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몸짓 손짓으로 의사소통이 다 된다.
근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사건 발생!!! 내 소원등과 남편 소원등이 같이 보이는데, 저 멀리 가는 남편 소원등... 불이 꺼져있다. 이거 띄우던 순간부터 불이 꺼진거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남편이 너무너무 아쉬워했다. 그래서 우리는.... 나중에 아주머니랑 다시 흥정을 하게 된다. 좋은 시간 다 보내고 다시 출발했던 장소에 도착! 우리는 80,000 VND로 흥정을 했는데 100,000 VND를 드리겠으니 소원등을 하나 더 서비스로 달라고 말씀드렸다 (돈은 후불임). 아까 보트에서 남편 소원등이 꺼졌을 때, 우리보다 더 안타까워 해주셨던 아주머니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단박에 알아듣고 좋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냥 띄우는 건 힘들다고, 이 길쭉한 도구를 이용해서 소원등을 물에 띄우라고 말씀해주셔서 도구를 이용해서 소원등을 강물에 내려놓는 순간,
또 꺼졌.....
남편은 엄청나게 좌절했다. 옆에서 보기 안쓰러울만큼...... 별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아주머니가 또 어디론가 가셔서 소원등 새걸 가지고 오심. 이번엔 좀 더 조심스러워진 남편의 손길. 이번엔 잘 떠내려간다!
슬퍼하던 남편은 단번에 기분이 좋아졌다. 대체 무슨 말도 안되는 소원을 빌어가지고 소원등은 자꾸 꺼지고, 또 그렇게 이루고 싶은 소원이었는지 우울했던 거냐고 여러번 물어봤지만, 대답은 못들었다. 감동적이었던 건, 보트 아주머니! 모르긴 몰라도 소원등 띄우기 성공할 때 까지 도와주셨을 것 같다. 정말 친절하셨음.
강 주변 구경을 마치고, 슬슬 골목을 나와 큰 길 쪽으로 이동했다. 길 찾기가 어려울 것 같아도 낮에 조금 돌아다녀 보았더니 금방 파악이 되더라. 돌아 나오는 길에 이쁘게 장식되어 있는 여러 기념품 샵들도 이제는 슬슬 문을 닫는 분위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길이 끝나갈 무렵부터 택시 기사들이 줄줄이 서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그들 중 가장 인상 좋아보이시는 분과 아이컨택을 한 후, 안전하게 하얏트로 돌아왔다.
호이안에서 하얏트까지 택시비는 250,000 VND 였다.
막상 다낭에서는 리조트에서 놀고 먹은 이야기들 밖에 없어서 생각보다 호이안 이야기가 길어보이는 듯... 하얏트로 돌아와서는 다시 태평하게 놀고 먹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日常과 理想의 Chem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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