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파리 둘째날 :: 겁먹지 말자, 루브르 박물관 Louvre Museum / 파리 뮤지엄패스 구입 및 입장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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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에 가기로 한 날 예상보다 늦게 일어나고 말았다. 예전에는 아침형 인간을 표방하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장기인 나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확신하건데 문제의 시작은 결혼이다. 결혼 전 혼자 잘 때는 아침마다 고작 침대의 포근함만 이겨내면 되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는 매일 아침, 침대의 포근함보다 더 따뜻하고 아늑한 남편의 품까지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일어나야 하는데.... 하는 불안한 생각을 머릿속 어딘가에 얹어만 두고 포근한 침대에서 그보다 더 포근하고 아늑한 남편의 품에 안겨 꿈과 현실의 경계를 띄엄띄엄 오가고 있노라면 도대체가 쉽사리 일어날 수가 없는 거다. 실제로 가끔 혼자 잠들 때면은 훨씬 쉽게 빨리 일어날 수 있더라. 그러니, 아침에 못 일어난다고 남편이 날 탓하면 안되는 거다. 남편은 보고있나???


우리는 이 날 뮤지엄패스도 사야했다. 사실은 전날 샤를드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 뮤지엄패스를 구입할 예정이었는데, 크리스마스여서 그런지 공항 내 뮤지엄패스를 판매하는 부스가 오픈하지 않았다. 그 앞에서 또 나는 좌절했었지.


덕분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도 한시간 반은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다는 루브르 박물관엘 가는 날 아침 늦게 일어난데다 표도 사야했던 거다. 젠장할.


그래도, 일단 갔다.




루브르 박물관


Opening hours

Monday, Thursday, Saturday, Sunday: from 9 a.m. to 6 p.m.

Wednesday, Friday: from 9 a.m. to 9:45 p.m.

Closed on Tuesdays

Rooms begin closing 30 minutes before museum closing time.


루브르 가는 법

Metro: Palais-Royal–Musée du Louvre station (line 1).




조금 흐린 날 오전의 루브르 박물관. 정말이지 사람이 많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많을 수가 있나? 루브르 박물관은 영국의 대영 박물관, 바티칸시티의 바티칸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에서 세계 3대 박물관 중 두 곳엘 갔구나.... 아무튼, 처음에 지어졌을 때는 요새로 만들어진 거라고 하는데 이후 왕궁으로 재건축 되고  1793년 궁전 일부가 중앙 미술관으로 사용되면서 루브르는 궁전이 아니라 박물관으로 변모한 거라고. 사실 이러한 역사 같은 거엔 관심이 없었는데 루브르를 돌다보니 루브르가 예전 요새 였을 때의 흔적, 왕궁이었을 때의 흔적 등 역시 둘러 볼 수 있게 되어 있었고, 그걸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했기에 이렇게 기억하고, 적어 보게 된 듯. 


어디를 여행해도 이러한 거대한 곳을 들를 때면 기대감과 더불어 묘한 두려움이 생긴다. 내가 과연, 제대로 잘 구경하고 나갈 수 있을까? 이 곳까지 오기 위해서 나는 몇 개월을 열심히 일했고 몇 주간 열심히 계획을 세운 후, 또 그 긴긴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그런데 지금 이 곳을 그냥 대충 지나쳐 버리면 나는 영영 다시는 이 곳에 못오게 될지도 모르는데, 얼마나 실패자 같은 기분이 들까..... 그럴 때면 고개를 몇 번 휘휘 젓고, 에이 그까짓 것, 하고 그냥 마음을 편히 갖도록 애쓴다. 내가 어떻게 애를 써도, 제대로 둘러보려면 며칠은 걸린다는 이런 곳을, 전공자들도 제대로 감상해가며 보려면 골똘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런 곳을, 내가 반나절 동안 남들 기대에 맞도록 제대로 둘러볼 수는 절대로 없는 것이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발이 가는 대로, 내가 만족하도록 다닐 수 있다면 그만인 거다. 이 순간에 존재하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되었다.


사람이 많길래 걱정을 했는데, 정말로 입구마다 줄이 늘어서 도대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지, 오늘은 그냥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하다가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 쪽으로 갔더니 지하로 연결된 곳을 그냥 내려갈 수 있게 되어 있는거다. 뭐지 여기는? 한번 들어가볼까? 알고 봤더니 그 곳은 나폴레옹 홀이고 안내 센터, 매표소, 서점, 물품 보관소, 뮤지엄 샵 등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이 때는 그런 것도 모르고 그냥 뮤지엄패스를 살 수 있다는 표시만 졸졸 따라가 일단 뮤지엄 패스를 샀다. 이틀짜리로 (48유로). 그러고 나서 루브르 쪽으로 걸어갔는데 바로 전시관으로 통하는 길이 있었다. 뭐지? 왜 여긴 줄이 없지? 그냥 짐 검사만 하고 바로 들어갔다. 이렇게 들어갈 수 있으면, 대체 밖에는 왜 저렇게 줄을 서 있는거지? 정말 모를 일이다.







아무튼, 우리는 무척 쉽게 줄은 1도 안 서고 들어왔다. 아, 들어오기 전에 오디오 가이드도 빌렸다. 5유로나 하기는 하지만 한국어 지원도 되기 때문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이것도 없었더라면 너무 힘들었을거야.....;( 전시관은 리슐리외(Richelieu)관, 드농(Denon)관, 쉴리(Sully)관으로 나뉘고 각각의 전시관은 1층에서 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데 우리는 어느 관인지 상관 없이 처음엔 모나리자를 찾아 모나리자를 향하는 길이라는 표시를 따라 가며 천천히 보다가, 모나리자를 보고 난 후에는 그냥 발이 가는 대로 다녔다.







모나리자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사모트라케의 니케, 그리고 다른 그림들. 니케상은 전시된 위치도 한 몫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무척이나 아름답고 거대하고 인상적이어서, 한참을 서서 감상하였다. 한국어 설명도 아주 자세하여서 설명하는 부분 부분을 집중해서 보게 되니까 좋더라.







루브르에서 꼭 봐야할 작품을 세개 꼽으라면 밀로의 비너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사모트라케의 니케, 이렇게 세개를 꼽는다고 한다. 그런데 누가 뭐래도 그 중 제일은 이 작품일 거다. 모나리자.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가서는 작품보다 다른 점에서 더 놀라버렸다.







바로, 실제 모나리자 앞 현장. 하하. 이 윗 사진은 줌인을 있는대로 하여 가까이서 본 척 사기쳐봤지만 실상은 이러했다. 물론 조금 기다렸다가 이보다는 앞쪽으로 이동하여 보기는 하였지만 나원 참..... 이래서 어떻게 감상을 하라고...... 안타깝다 정말.







이후 자세히 둘러보았던 그림들. 오디오 가이드로 설명을 들으며 찬찬히 훑어보았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정말 유용했다. 역시나 사람이 참 많았던 밀로의 비너스를 지나 다른 조각들도 흥미롭게 감상하였다. 조각을 감상할 때에 바티칸에 있는 어떤 조각과의 연관성을 들어 준 작품이 있었는데, 이후 로마에 가서 그 작품을 찾아보고 재미있었던 기억도 난다. 


의외였던 것은 루브르의 역사를 알려주는 전시관에서도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옛 자취들을 훑으며 사박사박, 즐거운 산책 같아. 여행 시 일정은 잘 짜야 하고, 동선에 맞게 짜려면 뭐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거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확실히 오전에 방문하는 편이 좋은 것 같다. 박물관 관람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박물관에서는 나에게 차지되어 있는 에너지만큼만 딱, 관람할 수 있는 것 같으니까. 우리도 딱 우리에게 맞는 만큼 잘 구경하다가 나왔다. 아쉽지 않게 아주 잘.







나오기 전에 간단한 스낵을 파는 곳 옆자리에 앉아서 이후 일정을 조금 계획하였고 박물관을 나왔는데, 남편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가는 김에 나도 갈까? 생각했다가 가격표를 보고 나는 관뒀다. 남편만 다녀오라고. 기왕 들어가서 돈 쓰는 김에 있는 거 없는 거 다 빼고 나오라고. 쳇, 너무 비싼거 아님?


루브르 관람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아- 갈길은 멀고 시간은 부족하다. 얼른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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