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z Coffee
미국에는 참, 유명한 커피집이 많다. 뉴욕에만해도 블루보틀은 이제 너무 유명해서 식상하고, 거의 해마다 올해의 핫한 커피숍들 리스트가 리뉴얼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니까. 한국에서 미국으로 관광만 다닐 때에는 미국의 유명한 커피집에 대한 감흥이 거의 없었다. 커피숍이 뭐, 다 그렇겠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서 필즈커피에 가보고 나서는 경외심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정도.
Philz Coffee |
내가 갔을 때만 해도 샌프란시스코 지역에만 있는 커피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지점을 검색해보니 샌디에고에도 있고, 심지어 동부쪽 워싱턴DC에도 있다! 와, 이쯤 되면 뉴욕으로도 금세 들어오지 않을까? 와, 정말 그러면 너무너무 행복하겠다.
이 곳 사진을 갑자기 꺼내본 것은, 최근 서부 지역으로 출장을 나가 있는 동료의 인스타 사진 탓이다. 그 동료는 지금은 동부에서 일하고 있지만 사실은 서부 출신이다. 그런데 서부에 출장으로 나간 참에 굳이 이 커피숍에서 커피 사진을 찍어 올려서는, 동부에서 일하는 대부분 동료들에게 메세지를 전한 것이다. 너희들, 서부에 오면 이 커피는 꼭 마셔봐야 해! 정확히는, must have when visiting from the east coast: mint mojito iced coffee from Philz Coffee, 라고.
맞다, 나도 저거 마셔봤었는데, 진짜 맛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혹시 사진이 있나 찾아보았더니, 다행히 아주 허접한 4장의 사진을 찾아낼 수 있었다.
1. Phil up here에 가서 주문을 한 후, 2. Pay here에 가서 계산을 하면 되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길다. 필즈커피에서는 기계로 커피를 추출하지 않고 주문을 받은 후 바리스타가 직접 원두를 갈아 드립으로 커피를 내려주기 때문.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기호에 맞게 원두를 선택하고, 크림이나 설탕의 양도 조절 가능하다.
여기는 민트 모히토 커피가 워낙에 유명하고, 그걸 마시러 간거여서 다른 커피는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지금 보니 원두 종류도 정말정말 다양하고, 맛을 첨가한 커피도 다양하다. 어쩜, 커피들 이름도 이렇게 달콤하게 잘 지었지? Dancing Water 같은 거 마셔보고 싶다.
암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사진에 보이는 커피가 바로 민트 모히토 커피. 커피 위에 살짝 올려준 민트잎이 귀엽다. 민트향이 첨가된 라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게 정말 놀랍도록 맛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민트향이 들어간 걸 즐기는 등 민트맛을 좋아하는데, 민트맛이 들어간 커피들은 대부분 모카밖에 없어서 아쉬웠었다. 커피는 보통 블랙으로 마시거나 속이 조금 부대낄 때면 라떼를 마시면 마셨지 절대 모카는 마시지 않기 때문. 그래서, 민트맛은 워낙에 초콜렛과 잘 어울려서 그런가보다, 하고 민트맛 커피는 어느정도 포기하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 커피숍에서는 민트향이 아주 강렬하게 들어간 라떼를 이토록 황홀하게 잘 만들어내는 것이다. 왜 우리나라엔 이런 메뉴가 없지? 크리미하고 조금 달다. 하지만 아이스인데다가 민트 자체의 청량감 때문에 마지막 한입까지 정말 상쾌하게 즐길 수 있다.
너무너무 너무나 맛있게 잘 마셨기 때문에 꼭 다시 가보고 싶었지만, 이날이 일정의 거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다시 찾을 수 없었다. 올해 초부터 서부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여름휴가 때부터 다른 일들이 터져서 자꾸 미뤄지고 있었지만, 암튼 서부에 가면 꼭 이 커피를 다시 마셔봐야지,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와, 그런데, 정말 언젠가는 뉴욕에서도 필즈커피를 만나볼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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