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뉴욕으로 빨리 이동하게 되어서 시간이 조금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남는 시간 동안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불현듯 남편이, 센트럴 파크에서 자전거나 탈까? 하는 말을 덥썩 물었다. 정말! 자전거 너무 타보고 싶었다. 그것도 어린 시절 미드에서만 보던 센트럴 파크에서 타는 자전거라니! 마음만 정하면 실행하는 건 순식간이다. 자전거 대여 업체는 워낙에 많기 때문에 하나를 고르면 되는데, 우리는 할인 가격에 이용하기 위해 그루폰을 뒤졌다. 그루폰에 바이크 렌탈을 검색하면 검색되는 업체가 정말 많다. 우리는 그들 중 가장 평이 많으면서 좋고, 바이크를 빌린 후 센트럴파크까지의 접근성이 가장 용이해 보이는 업체를 골랐는데, 그게 바로 여기 CENTRAL PARK SIGHTSEEING BIKE RENTALS였다. 우리가 샀을 때는 2인 2시간에 20불이었는데 지금은 더 싸졌네...;( 암튼, 가격은 많이 비싸지 않다.
CENTRAL PARK SIGHTSEEING BIKE RENTALS 56 W 56th Street, Between 5th and 6th Avenues Hours Daily, Year-Round 365 Days a Year 9:00 am until 7:00 pm from April 1st through October 31st 9:00 am until 5:00 pm from November 1st through March 31st |
Dig Inn에서 가서 센트럴파크에 가서 먹을 점심을 산 후에 바로 자전거를 빌리기 위해 갔다.
구입한 쿠폰을 보여주면 신분증을 달라고 한다. 신분증을 맡기고 영수증을 받은 다음 자전거를 빌리러 가면 된다. 다른 곳은 바구니나 자전거를 세워둘 때 필요한 체인 등을 유료로 빌려주는 곳도 있는데 여기는 이미 낸 가격에 바구니 하나와 체인 하나가 포함 되어 있었다. 추가로 낸 돈은 보험료! 2불을 내면 이런저런 보험이 된다길래 혹시 몰라 보험은 들었다. 아, 이 곳은 현금은 안되고 모든 결제가 카드로만 된다. 해당 시간 내에 자전거를 가지고 오면 되는데 만약 시간이 초과 될 경우에는 추가로 8불-9불 정도 (8점 몇불이었는데 기억이 안남) 되는 돈이 과금된다고 주의를 들었다. 바구니와 체인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가면 밖에 세워진 자전거 중에 적당한 것을 골라서 바구니도 설치해 준다. 다들 엄청 친절함. 내 키를 보더니 자전거 의자 부분을 주욱- 내려서 주던데 좀 민망했다. 쳇, 근데 내려준 데에서 내가 더 내려서 탔다는 게 함정. 발이 닿질 않잖아....;(
내가 자전거를 빌린 업체에서 자전거를 빌리면 표시된 화살표 방향으로 센트럴파크에 진입하게 된다. 2~3블럭 정도를 자전거를 끌고 갔다. 사실 바로 타고 갔어도 됐지만, 자전거 타본지가 10년이 더 넘어서;;; 아무 사고 없이 도로를 달릴 자신이 없었다...... ;( 보통 2시간을 쉬지 않고 다니면 센트럴파크 한 바퀴는 충분히 돌수 있다고 하고 실제로 자전거를 타보니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우리는 애초부터 한 바퀴를 다 돌 생각은 하지 않고 시작부터 밥을 먹고 하느라 시간을 소비하였기 때문에 중간쯤 가다가 되돌아 왔다. 저 센트럴 파크 아주 먼 곳의 큰 호수는 가 볼 생각도 못했었는데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니 어느새 저 곳이었다. 주의할 점은, 자전거를 타고 도는 코스가 다 일방통행이라는 거다. 그래서 적당히 가다가 시간이 될거 같으면 되돌아 오는 방법은 사용할 수 없다. 우리도 그래서 호수를 구경하고 나서는 자전거를 끌고 호수 아래로 길을 가로질러 되돌아 오는 코스로 들어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밥 먹는 거 까지 해서 1시간 4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우린 욕심 부리지 않고 조금 일찍 자전거를 반납했다.
센트럴파크에서 자전거를 타며 찍은 사진은 이게 다다. 자전거를 타는데 너무 정신이 팔려서.... 하하. 밥을 먹기 시작하기 전에 자전거를 살짝 타 보았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자전거 타는 방법은 몸이 기억한다며? 진짜 못타겠는거다. 중심 잡기도 너무 힘들고. 브레이크를 잡으려니 자전거가 뒤집어 질 것 같고... 그래서 잔뜩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밥을 먹었다. 어쩌지, 자전거 괜히 빌린건가. 나는 이제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이 되었나? 그랬는데, 자전거를 10여분 정도 타기 시작하니 슬슬 감이 잡히는 거다. 코스를 처음 시작할 때에는 자전거가 익숙하지도 않은데 주변에 사람도 너무 많고, 마차도 다니고 말똥도 많고..;( 해서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마차가 다니지 않는 길로 들어서는 순간부터는 아주 쉬웠다. 센트럴파크가 자전거 타기 정말정말 좋은 것 같다. 적당히 (너무 심하지 않은) 오르막도 있고 또 군데군데 너무 심하기 않은 내리막도 있어서 정말 신나게 잘 탈 수 있었다.
근데 나는 자전거 타는게 노는 건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다. 진짜 신나게 타다보니 나중엔 다리가 다 후들거리던... 처음에는 겁을 먹고 어쩌지 어쩌지 하며 속도도 못냈었는데 나중에는 내리막에도 힘차게 브레이크 풀고 내려오다가 온 힘을 다해 오르막도 힘차게 오르는 등 정말 열심히 탔다. 나중에 이제 여기까지만 놀고 자전거 반납하자, 남편이 이야기 하는데 너무너무 아쉬웠다. 다음에는 온종일 빌려 실컷 놀고싶다,고 생각은 하지만 또 왠만해서는 그럴 기회가 없겠지.....
아무래도 아쉬워서 예전에 찍은 센트럴 파크 사진을 붙여보았다. 지난 겨울의 센트럴 파크. 뉴욕에 처음 놀러 왔을 때만 해도 센트럴 파크에 대해서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가면 갈 수록, 보면 볼 수록 애정이 생기는 것 같다. 항상 이쪽으로 들어가 조금 보다 나오고, 저쪽으로 들어가 조금 보다 나오는 게 다였는데 이번에 자전거를 타고 비교적 넓게 돌아보면서 군데군데 공연 하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앉아 쉬는 모습을 스치듯 구경하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늦가을 뉴욕을 여행하는 최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日常과 理想의 Chem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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