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웨스트 :: 키웨스트 가볼만 한 곳, 헤밍웨이의 집 The Ernest Hemingway Home and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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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웨스트에서는 누가 뭐래도 여기가 제일 가 보고 싶었다. 헤밍웨이의 집 The Ernest Hemingway Home and Museum. 헤밍웨이는 쿠바를 사랑했다고 하고 유명한 작품 노인과 바다는 실제로 쿠바의 어딘가에서 쓰여졌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쿠바와 가까운 여기 키웨스트에서도 살았었나보다. 실제로 헤밍웨이는 키웨스트 역시 아주 사랑했다고 하고, 사후엔 키웨스트를 상징하는 문인이 되었다. 해마다 7월 경에 키웨스트에서는 헤밍웨이를 닮은 사람을 뽑는 경연대회가 열린다고도 한다.



The Ernest Hemingway Home and Museum

907 Whitehead St, Key West, FL 33040

Hours 9AM-5PM

Admission Adult $14.00 / Child $6.00 (Cash only)

Website





헤밍웨이의 집 입구. 입장료가 꽤 비싸다. 성인 14달러. 그런데 신용카드 결제도 되지 않고 무조건 현금 결제를 해야만 한다. 어쩜 이러냐며 투덜투덜 거려봤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약자인 걸 뭐. 현금을 지불하고 들어갔다. 참고로 몇 안되는 키웨스트의 다른 관광 포인트 중 하나인 키웨스트 등대가 바로 이 헤밍웨이 집 맞은 편에 있다. 헤밍웨이가 키웨스트에 살았던 시절, 술을 즐기던 그가 자주 갔다던 술집 Sloppy Joe's Bar에서 술에 거하게 취해서 집에 돌아갈 때애 멀리서도 보이는 바로 이 등대의 불빛을 보고 자신의 집을 찾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등대에도 들어가 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저기도 입장료가 10달러인가 그래서 포기했다. 입장료들 넘나 비싼 것.....;( 그냥 밖에서 구경한 걸로 만족하기로.





헤밍웨이의 집에서는 가이드 투어를 진행한다. 정해진 시간을 알아볼 수는 없었고, 입장과 동시에 다음 투어 시간을 알려주는데 30분 가량의 투어를 거의 매 시간 진행하는 듯? 당연히 가이드 투어를 들을 생각이었는데 예상 외로 이렇게 가이드 투어 내용을 한글로 옮긴 글을 입구에서 전달 받을 수 있었다.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해서 한국이라고 했더니 아주아주 반가워 하며, 너희에게 보여줄 게 있다며 건네주셨음. 내용을 보니 가이드 투어 내용 그대로인 듯 해서 그냥 이 글을 보면서 우리끼리 둘러보기로 했다. 이후 가이드 투어 하는 사람들과 가까워지면서 가이드 설명을 잠깐 들을 수도 있었는데, 거의 여기 내용과 비슷했다.


이 집은 1985년 해양건축가이자 난파선 구조원인 Asa Rift라는 사람이 지은 것으로 1931년 헤밍웨이의 소유가 되었다고 한다. 헤밍웨이는 생전에 4명의 부인을 두었는데 이 집은 그 중 두번째 부인 Pauline과 함께 산 집이다. 1940년 그 두번째 부인과 이혼하면서 쿠바로 이동을 하였다고 하는데, 쿠바에 살면서도 여기 키웨스트에는 자주 방문하였고, 헤밍웨이가 이 집에 마지막으로 방문하였던 건 1960년이었다고 한다. 





거실. 이 곳에 있는 가구들은 대부분 Pauline이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을 때 모아온 것들로 헤밍웨이가 이 집을 샀을 때 파리에서부터 이 곳 키웨스트로 선적해 온 것이라고 한다. 샹들리에와 목재로 된 수납함 역시 Pauline이 가져온 것. 저 목재로 된 수납함은 17세기 스페인 양식으로 잠금장치가 있기 때문에 스페인의 부유층 사람들은 여행시 중요한 문서나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Pauline은 책상으로 이용하였다고.





식당. 식탁은 역시 Pauline의 것이었다고 한다. 18세기 스페니쉬 호두나무로 만들어진 것. 샹들리에와 유리 세공품은 이탈리아에서 온 것인데 역시 Pauline의 소장품으로 유리 공예가 유명하다는 무라노 섬에서 만들어 진 것이라고. 무라노라니. 가까이 가봤었지, 거기 유리 공예 유명하다는 것도 내가 알지, 하는 생각에 괜히 신기. 그리고 헤밍웨이의 인생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사진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던 사진 등... 헤밍웨이의 부인들 넷의 사진도 나란히 붙어있었다. 그리고 자식들의 사진도. 헤밍웨이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아들 패트릭은 지금 Montana에 살고 있다고 한다. 전 부인 네명은 모두 사망하였다.


헤밍웨이는 두번째 부인 Pauline과 이혼 한 후 쿠바에 정착을 하였는데 (쿠바에서는 그의 애칭으로 잘 알려진 Papa라고 불리었다고) 1959년 쿠바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그 곳에 살았지만 1961년 Bay of Pigs 침공이 실패하면서 다시는 쿠바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고 한다. 헤밍웨이가 쿠바로 떠난 이후에도 이 집에서는 Pauline이 살았는데 1951년 Pauline이 사망한 이후에는 가구 등 배치를 모두 새로 하여서 세를 놓다가 1961년 헤밍웨이가 사망하자 키웨스트 지역의 사업가 Mrs. Bernice Dickson에게로 팔렸다. 그녀는 본채에 거주하다가 1964년 이 집을 박물관으로 개장한 이후부터는 뒷채에서 거주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1968년에 이 박물관이 국가 유적으로 채택되었는데 여전히 Mrs. Dickson 가족의 재산으로 남아있다고.





그리고 Pauline이 정성을 쏟았다는 식사 공간과 부엌도 볼 수 있었다.





여기 헤밍웨이의 집을 말할 때 고양이 이야기는 빼 놓을 수가 없다. 헤밍웨이의 집에는 정말 많은 수의 고양이들이 살고 있는데, 이는 헤밍웨이가 키우던 고양이들의 후손들이다. 특징은 Polydactyl 고양이라는 것. Polydactyl은 그 고양이가 발가락을 하나씩 더 가지고 있다는 전문용어라고 한다. 모든 고양이들이 그렇지는 않은데 우성유전이라서 많은 고양이들이 발가락 하나가 더 많은 특징을 계속 유지하고 있단다. 헤밍웨이가 처음 지인으로부터 발가락이 하나 많은 고양이를 선물 받았을 때 이는 매우 드문 종류의 고양이라서 행운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며 아꼈다고.





안방과 안방에 딸린 화장실. 침대는 트윈베드 두개를 합친 것으로 Pauline이 자신이 태어난 세인트루인스에서 직접 주문해서 가지고 온거라고 한다. 침대 위의 그림은 Henry Faulkner의 그림. 원본은 박물관 (워싱턴 DC의 National Gallery)에 귀속되어 1974년 옮겨졌다. 특이할 만한 것은 파블로 피카소가 헤밍웨이에게 선물한 유명한 고양이 조각이다. 원본은 도둑에 의해 손상되어서 수리 불가능 상태이고 지금 이 곳에 있는 것은 복제품이라고. 뭔가 되게 안타깝다.


화장실에는 저울이 떠억하니 놓여있어 왜 그러나 봤더니, 헤밍웨이는 일생동안 몸무게와 씨름했었다고 하네. 아- 인간적이다.





아들방이었던 이 곳은 지금은 헤밍웨이의 사진들과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다.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여인 Agnes von Kurowski를 주목해야 한다. 헤밍웨이가 1차 세계대전에서 부상을 입고 이태리에 있는 적십자 병원에 있는 동안 간호원으로 있던 Agnes von Kurowski와 사랑에 빠지지만 헤밍웨이의 청혼에 그녀는 "No!"라고 대답했다고. 이 때의 충격이 헤밍웨이가 일생동안 한 여인에 정착하지 못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사실 여부는 누구도 알수 없겠지. 하지만 정작 그의 4명의 부인들보다 헤밍웨이의 일생의 사랑이라고 하면 회자되는 여인은 바로 이 여인이라는 것이 왠지 슬프다. 이 여인에게도 헤밍웨이에게도 헤밍웨이의 4명의 부인들에게도 모두 슬픈 이야기 같다.





복도의 책장에는 헤밍웨이가 이 집에 살았던 시절 실제로 소장했던 책들이 보관되어 있다. 헤밍웨이가 주고 받았던 짧은 글들도 그대로 남아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또 쏠쏠하던.





벽난로가 있는 유모의 방까지를 둘러본 후 우리는 정원으로 내려왔다. 참고로 유모의 방 하얀 선반에 있는 원고들은 헤밍웨이가 진행중이던 작품의 원고들이 보관되어 있다. 정원으로 내려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더니 바로 앞으로 등대가 보여서 또 재미있었다.





이 곳은 헤밍웨이의 작업실이다. 물품 보관소의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지상에서 좁은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하지만 헤밍웨이가 살았던 시절에는 옛 취사실 건물에서부터 베란다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서 아침에 침실에서 나와 바로 이 곳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헤밍웨이는 항상 아침에 글을 썼다고 한다. 옛 취사실 건물과 이어진 난간은 1948년 허리케인으로 파괴되었다. 작업실 내부는 그가 사용했던 그대로, 그 자리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하니 정말 들여다 보는 마음이 설렜다. 여기서 그는 글을 썼구나. 실제로 헤밍웨이는 이 집에 거주하던 당시에 Death in the Afternoon, Green Hills of Africa, To Have and Have Not, For Whom the Bell Tolls를 집필하였고, 그 외 수 많은 단편들 The Snows of Kilimanjaro, The Short, Happy Life of Francis Macomber 등도 집필하였다.





그리고 이 곳은 수영장. 이 수영장은 키웨스트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주택 안에 지어진 수영장이었고 지금까지 키웨스트에서 가장 큰 수영장이라고 한다. 헤밍웨이는 수영장 설치를 계획하였지만 진행상황은 보지 못하고 스페인 내전에 종군기자로 가 있었는데 그러는 동안 완공된 수영장의 공사 비용이 생각보다 엄청났던 것 같다. 실제로 그때 돈으로 2만 달러였다고 하니 엄청난 금액이긴 한 듯. Pauline이 건네주는 명세서를 보고 헤밍웨이는 놀라 웃으며 "내 마지막 1센트도 가져가는 것이 어떻겠소?" 라고 말하며 주머니에서 1센트를 꺼내주었다고 하는데, 그 1센트가 바로 수영장 앞 기둥 옆에 보관되어 있다.





이 것은 고양이 분수대이다. 고양이를 위한 분수대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분수대라고. 헤밍웨이가 그의 고양이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거라고 하는데 위의 커다란 통은 쿠바에서 들여온 스페니쉬 올리브 통이고 아래의 납작한 것은 가만 보면 소변기이다. 이 것은 헤밍웨이가 자주 가던 술집 Sloppy Joe's Bar에서 갖고온 거라고. Pauline이 타일을 붙여 예쁘게 치장했지만 이 것이 소변기인 줄 고양이들은 아는지, 이 곳에 받아진 물은 마시지 않고 올리브 통에서 흘러내리는 물만 마신다고 한다.


이상으로 투어 내용은 끝인데 정원을 더 돌아다니며 고양이 구경을 했다.





고양이들이 정말 많은데 이 곳의 가이드들은 이 고양이들의 이름을 모두 알아야만 가이드가 될 수 있단다. 실제로 이 고양이들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등, 사람들보다 더 잘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고양이들이 죽으면 묻어주는 곳인지 묘지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말그래도 팔자 늘어진 고양이들이 아닐 수 없다. 어쩜 이렇게 순한지 사람이 다가가도 피하지 않고 쓰다듬어 주어도 가만히 있는다. 그런데 고양이들을 들어올리지는 말라고 경고가 되어 있으니 그냥 쓰다듬기만 하자.


이 외에도 기념품 스토어가 있고, 정원 투어도 하루에 세번씩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설명은 장황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비싸게 돈 내고 들어가서 볼만하진 않은 것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많은 스태프가 집을 잘 관리하면서 또 이 많은 고양이들도 행복하게 잘 지내도록 돌보고 정원에 수영장 관리까지... 생각하면 돈 들 일이 많을 것 같기도 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아주 흡족한 관람이었다.


여기 헤밍웨이의 집에 올 생각으로 노인과 바다를 또 다시 읽어보았는데 (이번에는 영어로), 생각보다 정말 좋아서 다시 한번 놀랐다. 원래 이런 작품이었던가. 그래서 키웨스트를 가기 전과, 가는 동안에, 그리고 키웨스트 안에서도 나는 헤밍웨이의 작품이나 그 감성 안에 푸욱 빠져 있었는데, 이러한 경험도 꽤나 멋졌던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다른 작품을 선뜻 읽어볼 엄두는 나질 않는다는 사실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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