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맞는 아주 특별했던 새해 첫날! :: 360 Sky Bar, the Independent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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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맞는 아주 특별했던 새해 첫날! :: 360 Sky Bar, the Independent Hotel


미국에서도 한 해의 마지막 밤, 그러니까 New Year's Eve를 조금은 특별하게 맞이한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유럽에서도 역시 무척이나 특별하게 그 날을 보낸다고 한다. 나는 로마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다.


새벽부터 바티칸 투어니 뭐니 하느라 무척이나 피곤했지만 우리는 귀찮음을 훌훌 털고 우리가 묵고 있던 인디펜던트 호텔 8층에 있는 360 Sky Bar에 갔다. 이 곳은 아침에는 조식을 제공하는 곳인데 밤에는 식사와 주류를 판매하는 Bar로 바뀐다. 밥은 이미 외부에서 먹고 들어왔지만 한 해의 마지막 밤이니까 굳이 올라가서 와인 한잔 하자, 하는 생각으로 갔던 것.





한 해의 마지막 밤이어서 그런지 Bar 내부는 거의 가득 차 있었지만 남은 테이블에 앉아서 화이트 와인 한 병을 주문했다. 내부에는 저렇게 라이브 음악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진짜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조금은 피곤한 채로 너덜너덜하게 온 우리가 죄송스러울 정도. 이 날은 아무래도 특별한 날이라 그런지 앉아서 식사를 하려는 손님들에게는 모두 동일한 메뉴들이 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미리 예약한 손님들에게만 제공). 우리는 와인과 함께 할 작은 디쉬 하나면 있으면 되었는데 그런 일반적인 메뉴는 당일에 서비스 하지 않는다고 하며, 그냥 달콤한 먹을 거리를 서비스로 주겠다고 하여 감사히 알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서비스 메뉴를 먹기까지는 시간이 넘나 오래 걸리는 바람에 우리는 대부분의 와인을 그냥 쌩으로 비워야 하기는 했다. (아마도) 평소보다 무척이나 내부가 바빠 보였기 때문에 우리는 별 불만은 없었다. 와중에 직원분들은 또 무척이나 친절하기도 했고. 근데 와인 잔을 기울이는 와중에 식사를 위한 손님들의 테이블에는 일사불란하게 모든 자리에 같은 타이밍에 같은 메뉴가 기계적으로 서빙되는 모습은 무척 재밌었다.





이윽고 서빙된 단 것들. 아마도 앞서 말한 정해진 코스 요리에 속한 디저트 메뉴인 것 같은데 여분으로 만든 것을 우리처럼 술만 마시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로 주는 모양이었다. 우리같이 와인 말고 칵테일을 마시는 손님들에게는 견과류? 같은 스낵들을 내어주는 듯.


이 때만 해도 전혀 몰랐었는데 아무래도 번잡할 New Year's Eve에는 주요 레스토랑들에서 디너 메뉴를 미리 정해두고 예약을 받아 제공하는 모양이었다. 예약이 가득 찼더라면 우리는 못 들어갔겠지만 그래도 듬성듬성 빈 자리가 있어서 주류만 원하는 손님들을 받아 채워 넣었던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제 그만 일어나서 방으로 갈까 생각하던 찰나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다들 루프탑 처럼 되어있는 외부 자리로 이동을 하는거다. 우리는 영문을 몰라 그냥 앉아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얼른 같이 나가자며 성화를.... 그래서 남들처럼 손에 쥔 와인잔을 그대로 든 채로 밖으로 나가서 역시나 남들처럼 찬 바람을 쐬며 밖을 구경했다.





그랬는데 깜짝! 놀라서 잔을 떨어뜨릴 뻔. 정말 갑자기, 자정이 되는 순간 갑자기 도시 여기저기서 마구 불꽃놀이가 시작된 거다. 주변에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지만 정말 절친한 사이들인 척 해피 뉴이어!를 외친 후, 급하게 사진도 찍었다.




말할 수 없이 로맨틱하고 감동적이어서 한참을 말 없이 바라만 보다가 옆에 있는 사람에 급 고마움이랄까 암튼 이래저래 복잡한 감정들이 벅차올라 둘이서 또 한동안 그런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쩜 이렇게 특별한 밤이 있을 수 있을까. 전혀 예측하지 못했기에 더 놀라운 순간이었다.





불꽃은 한 곳에서만 아니라 정말 도시 전체에서 정신 없이 올랐다 사라졌다 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기만도 바쁘던. 나중에 알고 봤더니 저렇게 불꽃이 만들어지는 장소들엔 또 미리 알고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다고 한다. 그 중 한 곳이 콜로세움 근처인데, 물론 엄청난 인파는 각오해야 했겠지만 그 주변에 있었더라도 정말 멋졌을 것 같다. 미리 이런 특별한 이벤트를 알았더라면 우리도 어디로 가서 어떻게 불꽃놀이를 보자, 계획을 세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전혀 예측하지 못한채 벌어진 이벤트가 정말이지 그 자체로 멋지고 황홀했고,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남들보다 조금 높은 곳에 서서 (8층인데도 주변 중 꽤 높은 건물에 속했다) 이 곳 저 곳에서 생겼다가 사라지는 불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이 가득하다 못해 보글보글 막 넘쳐서 흘렀다.





급하게 나오느라 코트도 걸치지 않고 있었는데 전혀 추운 줄도 모르고 우리는 이렇게 남은 와인을 홀짝이며 로맨틱한 시간을 보냈다.





휴대폰으로도 찍어본 사진들.


정말이지 멋지고 아름다웠던 이 밤의 추억 덕분에, 우리는 언제라도 다시 기회를 만들어 로맨틱한 유럽의 New Year's Eve를 느끼러 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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