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여행 :: 수륙양용차를 타고 보스턴 명소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 보스턴 덕투어 Duck Tours!
보스턴을 여행한다고 했을 때 관광 삼아 보스턴을 다녀와 본 사람들은 종종 이 덕투어를 추천하고는 했다. 수륙양용차를 타고 보스턴 명소를 돌아볼 수 있는 투어인데, 수륙양용차라니! 하는 신기함으로 나도 무척 하고 싶었더랬다. 그런데 연중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대략 4월부터 11월 정도까지만 운행하는 탓에 지난번 보스턴 방문 때는 이 투어를 해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날이 채 쌀쌀해지기 전인 9월에 보스턴을 찾았기 때문에 기분 좋게 덕투어를 신청해보기로 했다.
https://www.bostonducktours.com/
위 링크를 타고 가면 보스턴 덕투어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도 있고 바로 온라인으로 예약을 진행할 수도 있다.
당연히 해봐야겠다 생각했지만 덕투어는 정가가 성인 1명에 $41.99 로 그리 저렴하지는 않다. 그런데 오전 10시 이전에 출발하는 투어를 선택할 경우 1인당 9불씩 early bird 할인을 받을 수 있다길래 우리는 그날 하루만 early birds가 되기로 결정했다.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하는 투어를 1인당 $32.99에 예약! 그루폰 등을 찾아보면 가끔 덕투어 할인 티켓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런 티켓보다 이 early bird 할인가가 더 저렴했다.
투어는 총 80분인데 땅위에서 60분 + 강위에서 20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보스턴 내에서 덕투어가 출발하는 장소는 Prudential Center, Museum of Science, New England Aquarium 이렇게 세 곳! 우리는 프루덴셜 센터에서 출발하는 투어로 골랐다.
위에 남긴 링크를 따라가 보면 각 투어의 출발 지점에 주차를 할 수 있는 정보도 제공되어 있는데, 우리처럼 early bird 티켓을 예매했으면서 프루덴셜 센터에서 출발하는 티켓을 예매했을 경우 주의사항이 하나 있다.
프루덴셜 센터의 경우 센터 내 아무 상점에서 10불 이상 소비를 하면 머무는 시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아무튼 주차비를 꽤 많이 할인해 주는데, 프루덴셜 센터로 차가 들어간 시간이 9시 30분 이전일 경우 이 할인을 적용받을 수 없다. 덕투어 역시 프루덴셜 센터 내 소비로 인정이 되어서 덕투어를 한 경우에도 원래는 주차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본인이 early bird로 티켓 할인을 받는 쪽과 주차 할인을 받는 쪽 중 어느편이 이득인지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
우리는 투어 이후 일정이 길었고, 마지막엔 펜웨이 파크에서 야구를 보기로 되어있었는데, 펜웨이 파크에서 야구 경기가 있는 날, 그 야구 티켓을 제시하면 프루덴셜 센터에 아주 저렴하게 차를 주차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어서 우리는 이 방법을 이용하여 주차를 하기로 했다.
아무튼 많은 고민 끝에, 투어의 세부사항을 정하고 온라인으로 결제까지 완료 (좌석은 자동 지정된다)! 프루덴셜 센터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프루덴셜 센터에서 덕투어가 출발하는 곳까지 어떻게 찾아가면 되는지 정보가 나와있지 않았다. 그냥 프루덴셜 센터라고만.... 그치만 프루덴셜 센터가 얼마나 넓은데... 하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가능한한 빨리 프루덴셜 센터에 도착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곳곳에 보이는 안내판을 보았더니 다행히 덕투어를 타러 가는 장소가 표시되어 있었다.
안내를 따라 해당 출구로 나가보니 바로 저렇게 덕투어에 이용되는 수륙양용 오리보트가 보였다. 잘 찾아왔다, 야호! 불안한 마음에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이 되어서 일단 탑승 위치를 확인한 후에는 코플리 스퀘어까지 천천히 걸어가 조금 구경을 한 후 다시 돌아왔다.
우리는 미리 예매를 했기 때문에 매표소에 갈 필요는 없었는데 매표소에서 안내책자 같은 것을 나누어 주길래 일부러 줄을 서서 책자도 받았다. 안에는 보스턴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할인 쿠폰들도 들어있다.
우리는 9시 30분에 출발하는 Duck 1 차를 타야했는데 바로 이 차였다. 멀리서부터 가장 이쁘다고 생각했던 차에 타게 되어 무척 기뻤다. 밖에 Red Sox 어쩌고 장식이 많이 되어 있었는데 역시나 우리 담당 안내해주시는 분이 엄청난 Boston Red Sox 팬이어서 우리는 별수 없이 투어 내내 보스턴 레드삭스 이야기를 엄청 들어야만 했다. 근데 이날 저녁에 우리도 펜웨이 파크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시종일관 재미나게 들을 수 있었다.
지정된 자리에 앉아 코스를 조금 구경해 보았다. 그리고 다양한 언어로 통역을 들을 수 있는데 (한국어도 있다!!) 필요한 경우 나누어 주는 이어폰을 받아서 해당되는 언어로 정보를 들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거 해봤자 가이드가 해주는 말과 섞여서 복잡하기만 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가이드가 해주는 말을 듣기로 했다.
드디어 등장한 우리 가이드. 저 앞에 보스턴 레드삭스 응원복을 입은 덥수룩히 턱수염을 기른 남자분인데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는다. 등장부터 아주 포스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분 정말 엄청났다. 그 긴 투어시간 동안 한시도 입을 쉬지 않고 속사포처럼 떠들어 대는 것은 물론이고 중간중간 언급되는 음악을 들려준다거나 함께 노래를 한다거나 하는 퍼포먼스도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드디어 시작된 투어! 프루덴셜 타워에서 조금만 지나면 보스턴 관광에서 아주아주 유명한 프리덤 트레일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덕투어 역시 이 프리덤 트레일을 따라서 진행된다. 그러니까 보스턴의 아주 역사적인 건물들을 대부분 지나면서 박학다식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연속된 사진들 중 마지막 사진은 길가에 켜져있는 램프인데 이 램프는 완전히 수동이라, 날이 밝을 때는 껐다가 어두워지면 다시 켜는 경우 그 인력에 드는 돈이 더 비싸기 때문에 그냥 1년 365일 불을 켜두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어린왕자에 나오던 램프를 켜고 끄던 사람 생각도 나고, 언젠가 이 램프를 켜고 끄는 일을 하던 사람은 직업을 잃었겠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인상적이길래 지나는 찰나에 급하게 찍어본 사진.
덕투어의 또다른 출발지점 중 하나인 Museum of Science를 지나고 얼마되지 않아 우리 차는 보트로 변신하여 찰스강으로 들어갔다! 강으로 들어가기 직전 역시나 속사포 같은 랩으로 주의사항을 읊어주는 가이드를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물 안으로 들어가니 의외로 물이 아주 가깝게 느껴져서 좀 무섭기도 했다. 물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보트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엄청난 탄성을 질러댔다.
우리 보트도 저런 정도로 물에 잠겨 있을 것이다.
보트 안에서 바라본 보스턴의 풍경. 딱히 강으로 들어가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기 보다는, 그냥 수륙양용차를 체험해 본다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이미 지나왔던 곳들이 보이면 다시 한번 설명해 주거나 이제 땅으로 가면 가볼 곳을 한번 더 언급해 주는 식으로 강에서의 시간은 흘렀다. 이것도 강바람이라고 땅에서보다 훨씬 쌀쌀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시 땅위로 올라와 이어지는 투어는 역시 프리덤 트레일에 나오는 보스턴의 유명한 장소들을 지나는 길로 흘러갔는데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부분까지 아주 세세히 설명을 들으니 아주 좋았던 것 같다. 프리덤 트레일을 가보았거나, 가볼 사람들에게도 덕투어의 이런 세세한 설명은 도움이 될 것 같고 혹시 가보지 않을 사람들에게도 차 안에서이긴 하지만 보스턴의 놓치면 아쉬울 유명한 장소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의미있을 것 같다.
80분이 이렇게 길었던가? 생각이 들려고 할 때쯤 투어는 종료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계를 보니 이미 80분은 훌쩍 넘어 출발한지 92분이 지나있었다. 이 가이드는 하루에 이런 투어를 몇개나 진행하는 걸까? 체력이 정말 장난 아니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열심히 설명을 하는 가이드 옆쪽으로 팁을 주면 고맙게 받는다는 안내가 적혀있기도 하지만, 이정도 서비스를 받았으면 팁을 해야하는 미국이기도 하니 팁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 가이드는 투어가 종료된 후 모든 자리를 돌며 한명한명 인사를 한 후 먼저 차에서 내려 입구에서 또 한번더 악수를 하는 등 하며 한명한명에게 인사를 한다. 바로 이 입구에 서서 한명한명에게 인사를 할 때가 바로 팁을 줘야할 타이밍!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액수를 건네면 된다.
처음엔 조금 비싼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막상 덕투어를 즐기고 보니 이거 안했음 정말 후회했겠다 싶은 기분이었다. 우리 가이드가 유독 좋았던 건지는 몰라도 정말 몸을 던져 설명해 주는 모습이 감동적이기까지 했던....!!! 시간과 계절이 잘 맞는다면 덕투어를 무조건 해보길 추천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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