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 Zoli 버즈비 네일트리머 후기 및 아기 손톱깎는 이야기
아기가 신생아 시절에는 아기 손톱을 깎아 준다는 건 정말 상상도 못할 이야기였다. 아기 손은 너무 작고 가녀렸기 때문에 혹시나 상처가 날까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 손톱은 상당히 날카롭고 (엄마 피부도 긁히면 피가 날 정도) 그 손으로 얼굴을 긁기만 하면 아기 얼굴에 너무 마음 아픈 상처가 나기 때문에 항상 손싸개를 씌워뒀었다. 그런데 요즘엔 손싸개를 너무 오래 싸두면 아기 발달에 좋지 않다는 얘기도 많아서 되도록 손싸개도 빨리 졸업을 시키라는 말이 많다. 그러니 결국엔 바들바들 떨면서 아기 손을 붙잡고 손톱 정리를 해주는 수 밖에 없는 시점이 오게 된 것이다.
처음엔 한국에서 어머님이 사다주신 이 용품을 이용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일반적으로 아기 손톱을 정리해주는 키트에도 유명한게 있다고 하는데, 어머님은 당연히 트렌드 같은건 잘 모르시니까, 가게에 가서 추천해 주는 걸로 사신거라고. 그런데 사용하다가 느낀점은, 사실 이런 키트는 다 똑같을 것 같다는 것.
처음엔, 손톱 정리에는 손톱깎이지... 하는 생각으로 이걸 집어들었다. 사실 시작도 하기 전에 겁먹었던 것에 비하면 이걸로 아기 손톱을 정리하는 것도 그렇게 아주 많이 힘들지는 않다. 단지 매번 딸깍딸깍 할 때마다 심장이 벌렁벌렁 할 뿐...
내가 이렇게 손톱 깎는 게 너무 힘들다는 티를 내니까, 육아 선배 친구가 네일트리머를 추천해 주었다. 찾아보니 굉장히 좋아보여 당장 구입했다.
바로 이 제품. Zoli Buzz B Nail Trimmer 이다.
전동식으로 손톱을 갈아주는 기계인데 손톱을 갈아주는 까칠한 부분을 아기 월령에 맞춰 갈아 끼워 사용한다.
이렇게. 지금 보고 알았는데, 우리 아가는 6개월이 넘었는데 아직 다음 단계로 넘어가질 않았네..... 당연하게도 뒤로 갈수록 까칠해지기 때문에 사용하다가 너무 답답하다 싶을 때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이렇게 집에서 보관할 때 간편하게 케이스까지 함께 있는 부분이 맘에 든다.
비슷한 형태로 정말이지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있는데, 가격도 제각각이다. 내가 구입한 이 졸리 제품은 네일 트리머들 중에서 조금 비싼편이었는데, 저렴한 것에 비해 뭐가 좋길래 비싼건지는 잘 모르겠다.
건전지를 넣으면 왜앵-하고 돌아가면서 손톱을 갈아주는데, 아기의 부드러운 피부에 전혀 흠이 나지 않게 손톱만 아주 고운 가루 형태로 갈려나간다. 아기가 손톱을 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울지 않고 전혀 아파 하지도 않아서 매우 흡족. 처음에는 이것만 사면 다 해결될 것만 같았다.
그런데.... 확실히 손톱을 깎아주는 것에 비해 시간이 너무너무 오래 걸리고 (그래서 갈다보면 싫증난 아이가 울어대기 시작하고..), 그리고 손톱을 아무리 잘 갈아주려고 해도 손톱의 양 모서리 부분이 둥그렇게 잘 갈리지 않고 각진 사각형태가 되었다. 적응이 되면 괜찮아지려나, 생각하며 좀 사용해보았지만 영,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육아를 하며 함께 조언을 얻고 격려를 하기도 하는 다른 육아맘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같은 상황인 것 같았다. 결론은, 네일트리머 만으로는 흡족하지가 않다는 것.
그래서 또 어떤 육아맘의 추천을 받아, 손톱 가위를 사용해 보기 시작했다.
앞선 손톱정리 키트에 함께 들어있던 손톱 가위. 나는 손톱 가위로는 내 손톱도 정리해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가위로 손톱을 정리한다고?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다들 추천하는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인지, 한번 해보니 손톱깎이보다 훨씬 수월하다. 무엇보다 날카로운 날이 아기 손톱을 자르는 순간에 손톱과 날이 닫히는 모습을 모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아기 손톱은 워낙 얇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게 손톱을 자를 수가 있다.
사실 손톱 가위만으로도 손톱 정리를 끝낼 수 있기는 하지만, 미리 사 둔 네일트리머가 너무 아깝기 때문에 요즘은 손톱 가위로 손톱을 적당히 잘라 준 후에, 네일 트리머로 끝을 곱게 갈아준다.
손톱깎이도 그렇고 손톱 가위도, 처음 아기 손톱을 자르고 나면 짧은 손톱 끝이지만 조금 날카로워서 손톱을 정리한 직후에도 얼굴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그런데 네일 트리머로 잘린 모양 그대로 곱게 갈아 내 주면, 아기 얼굴에 상처날 걱정 없이 손톱 정리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것.
이렇게 완성!
했다 해도, 아기 손톱은 정말로 금방 자라서 이틀이면 다시 정리해줘야 한다....
아기를 기르는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가 다 힘들지만, 손톱 깎는 건 정말 공포 수준이었다. 이 작은 아기 손톱을 저 날카로운 손톱깎이로 어떻게 자른단 거지?
그런데 아기를 목욕시키고 재우고 먹이고 하는 일들처럼 손톱 깎는 것도 결국엔 누군가 해줘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용기를 갖고 하면 결국엔 이렇게 적응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함정은, 엄마랑 아빠 중, 먼저 용기를 내서 손톱을 깎아 본 사람이 끝까지 그 일을 짊어지고 가야한다는 것. 내가 늘 하다보니 남편은 여전히 손톱깎는 것을 겁나하고, 나 역시 남편이 손질하는 것보다는 내가 하는 것이 안심이 되어 이 일만은 정말 내 몫이 되어버렸다.....
내가 어릴 때 내 손톱은 항상 아빠가 깎아주었던 것 같은데, 내 기억속에서는 아빠가 움직이지 말라고 하면, 정말 겁을 먹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아빠가 손톱을 깎아 주는 모습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손톱깎이로 아기 손톱을 깎아주는 것은 이렇듯, 움직이지 마! 라고 하는 말을 아기가 알아들을 수 있게 된 이후로 미루고, 오늘의 결론은, 손톱 가위로 손톱을 정리해 준 후, 네일 트리머로 마무리 하면 간편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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