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스카이다이빙 센터 (Pacific Skydiving Honolulu)
하와이에 가면 스쿠버다이빙을 해야한다지만 나는 하와이에 가서 스카이다이빙을 했다. 스릴 넘치는 이런 종류의 것들을 워낙에 좋아하는데도 스카이다이빙은 생각도 안했다가 하와이에서 몇개월 지내다 온 친구가 스카이다이빙을 강추하기에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 남편+친구들을 꼬시기에 성공! 업체는 다양하게 있는 듯 한데, 우리는 Pacific Skydiving Honolulu 라는 곳을 선택해서 예약했다.
https://www.pacificskydivinghonolulu.com/
상품은 이렇게 2가지! 우리는 별 고민 없이 Ultimate Tandem 으로 선택했는데 직접 가 보니 현장에서 상품 선택과 사진 비디오 촬영 등을 할지 여부를 다시 결정하게 하였다. 이 금액에는 호텔에서 스카이다이빙센터까지의 왕복 셔틀비와 스카이다이빙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예약시에는 valid한 신용카드 정보만 입력하면 되는데 이 신용카드 정보를 가지고 만약 예약하고 no show를 한다거나, 몇시간 남기고 취소한다거나 하면 40 USD가 charge 된다.
예약을 완료하면 확인 메일이 오고 그 메일에 적인 instruction 대로 진행하면 된다. 일단은 전날 확인 전화를 달라고 해서 전화를 하면 확인 후 다음 날 (다이빙 하는 날) 새벽에 전화를 다시 달라고 한다. 우리는 워낙 이른 시간이라 잘 일어났나 확인하려고 그러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그 날 다이빙을 할 수 있는지 날씨 체크를 위한 거란다. 아무튼!
예약과 확인 전화까지 모두 완료하고 당일날 새벽! 우리는 가장 첫 타임이어서 우리 호텔 앞에서 5시 10분 픽업 예정이었다. 그래서 전날부터 바들바들 떨면서 잠을 어떻게 잤는지 모르게 눈만 붙이고 4시에 기상! 5시 정도부터 호텔 앞에서 픽업 버스를 기다렸다.
셔틀은 10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했다. 정해진 인원이 다 탑승하면 다른 호텔에 가서 태우고, 또 다른 호텔에 가서 태우는 식으로 버스를 가득 채우고 나서는 잠시 차를 멈춰 세워두고 스카이다이빙할 때 주의사항이랑 위험한 내용들을 설명해주는 비디오를 상영해줬다. 못알아들어서 몰랐다고 할 염려없이 한국어 자막도 나왔다.
비디오를 다 보고 나서는 스카이다이빙센터가 있는 노스쇼어로 이동하는 1시간여 동안 여러 주의사항을 읽으면서 서명을 해야한다. 근데 정말 그 종이의 서명하는 내용이 하나같이 다 나 여기서 죽어도 괜찮다는 내용들.... 나 여기서 죽어도 돼요. 나 여기서 회복 불가능한 부상을 입어도 돼요. 난 어떻게 돼도 괜찮아요. 등등등 이런 식의 서명만 한 50번 한 듯.... 밝은 어둡고 버스 안엔 모르는 외국인들이 가득하고 나 죽어도 괜찮다는 서명만 계속 하려니까 마음이 싱숭생숭. 이 때 잠깐, 나 여기 괜히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스카이다이빙센터에 도착했을 때도 캄캄했다. 우리가 첫 손님이라 부랴부랴 직원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내부에서는 상품 설명 (사진이나 동영상 서비스 등)을 잠깐 한 후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고 여권을 맡기면 끝. 이제는 밖으로 나가 주변을 구경하면서 내 이름을 부를 때 까지 대기하면 된다.
조금은 쌀쌀한 새벽 공기 위로 서서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왠지 우리가 타게 될 듯한 비행기가 도착하고 일이 뭔가 휙휙 진행되는 것 같더니 아니나다를까 곧 우리 팀 이름이 불렸다. 사무실로 갔더니 가슴에 내 이름과 날 도와줄 스카이다이빙 전문가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붙여준다. 짐을 맡기고 나가니까, 내 담당자가 내 손을 끌고 옷을 입혀주고...... 이 이후부터는 그냥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스카이다이빙센터에 도착하고 나서 대기시간이 길었다는 글들을 많이 읽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줄 알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막 장비를 채워주니까 좀 당황해서 우리 언제 뛰는 건가요? 물어봤더니, 바로 지금이란다. 헐...... 테이블에 앉아서 뛰어내리는 포즈 등을 철저히 연습시켜 주기는 하지만… 우리가 당황했건 말건 질질 끌려 비행기 탑승....... 우리는 Ultimate tandem 상품이었기 때문에 15,000 피트 상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정말, 올라가는 동안 하늘에서 바라보는 하와이의 전경은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처음에는 너무 긴장해서 앞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주변에 스카이다이빙 전문가들이 밖을 보라고 아름답지 않냐며, 말도 붙여주시고 농담도 해주시고 하며 긴장이 풀리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사실 그래도 긴장이 다 풀리지 않았지만, 그렇게나 긴장된 와중에서도 정말 아름다웠다. 내가 조금만 긴장을 덜 했더라면, 이걸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순간에도 들었다. 계속 올라가다가 딱, 뛰어내릴 곳에 가면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뛰어내린다. 내가 제일 마지막이라 다른 사람들 뛰는 거 보고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그럴 겨를 없이 앞에서부터 휙휙 뛰어내려서 순식간에 내 차례가 된다. 근데 또 비행기 타고 올라갈 때보다 막상 점프하려고 서 있을 때 부터는 그리 긴장이 안되더라. 자포자기 뭐 이런거였을까.
뛰어내리고 나서는 말 그대로 FREEFALL이라서, 정신이 하나도 없......... 진짜 막 얼굴 가죽이 너덜너덜 나풀나풀 거리는게 느껴지고........ 그때 잠깐 사진 촬영 안하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암튼 으어어어어어ㅓㅓ어ㅓㅓㅓ어어어허어어ㅓ어ㅓㅓㅓㅓ어ㅓㅏ아ㅓㅏㅡ아아ㅏㅏㅏㅓ으 하다보면은 어느 순간 낙하산이 팔락, 하면서 펼쳐진다. 그 순간 갑자기 정적. 그 때부터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이 때 쓰고 있던 고글을 벗어서 목에 걸어도 괜찮다고 말씀해 주심). 너른 바다 위 점처럼 박힌 하와이의 모든 섬들이 깨끗하게 보이고
우리가 아침 제일 이른 시간 첫 비행기를 타고 올라갔더니 우리가 점프한 딱 그 때쯤 마침 해가 너무도 아름답게 솟아 오르고 있었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넋을 놓고 바라보는데 내 뒤의 그 전문가 분 역시 자기도 이런 광경 때문에 새벽 다이빙을 너무도 좋아한다고... 정말 아름답지 않냐며... 둘 다 한참을 그냥 해 뜨는 모습과 바다와 섬들을 바라봤다.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그래서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내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것 보다 내가 본 광경들을 카메라 등으로 담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한참을 둥둥 떠서 풍경을 바라보고 나서는 전문가분이 낙하산을 요리조리 돌리고 이동하며 주변을 구경시켜 주셨다. 바다에 고래가 있다며 잘 보라고 고래 두마리도 찾아주시고. 믿지 못할 경험에 심장은 여전히 쿵쾅쿵쾅 거리면서도 눈 앞의 바다는, 그리고 그 안의 고래는 신기했다. 그 때의 그 차갑던 공기와 어이없을 만큼 신나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시간이 다 되어 땅으로 내려오고 나서는 바로 옷을 벗고 내 짐을 찾고, 옷 벗을 때 알려주신 방법대로 팁을 넣고 감사의 글도 썼다! 팁 넣고 어쩌고 하는 방법은 아주 자세히 알려주시는 데다가 금액이나 기타 내용들도 한국말로 다 써 있으니 그대로만 하면 된다. 팁 넣는 상자(?)의 이름만 날 도와주신 그 분의 이름이 맞는지 확인하면 됨.
우리 다이빙을 마친다고 바로 숙소로 데려다 주는 게 아니다. 나랑 같이 차 타고 온 사람들 다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래서 제일 첫 차를 타고 간 경우에도, 우리처럼 바로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나중에 기다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처음에 기다리다가 스카이다이빙 후 바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우리 차가 출발 할 때가 되면 다시 방송으로 이름을 불러주시고 그 때 여권을 받으면서 돈을 지불하면 된다.
기다리면서는 이제 여유롭게 다른 사람들 하는 모습을 좀 구경해볼까. 장비를 갖춘 사람은 선생님 손을 붙잡고 비행기로 이동! 커다란 낙하산을 멘 분이 선생님이고 그 옆에 살짝 긴장한 듯한 분이 오늘의 손님. 비행기가 이륙하고 나서는 한참을 아무 소식이 없다가 정말 한참한참 뒤에... 아까 떠났던 그들이 하나 둘 씩 돌아온다.
사실은 전날 부터 덜덜 떨었다. 긴장이 많이 되더라.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올라갈때까지 계속 덜덜 떨다가, 억지로 아름다운 경치 감상을 좀 하는데 갑자기 등 떠밀려 하늘을 날아보는 경험. 이런건 정말 해보지 않으면 모를 듯.
내 생각에 스카이 다이빙은 안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해 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찾아보니 세계 곳곳에 유명한 스카이다이빙 포인트들이 있더라. 2인용 낙하산을 개발해 준 분에게 감사하며 여행을 갈 때 마다 찾아서 꼭 뛰어볼 예정이다. 하와이에서 우리가 이용한 상품 ultimate tandem은 179 USD 인데 tax 포함 182 USD, 그리고 선생님께 드리는 팁은 25 USD. 다 해서 207 USD를 지불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겠다 싶은 팁이 몇가지 있다면....
1.
나는 저기 가면 무슨 옷을 주는 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라 입고 간 옷이랑 신발을 그대로 신고 그 위에 장비를 착용하고 뛰는 거였다. 나는 반팔, 반바지에 슬립온 신고 갔다가 진짜 낭패였..;; 반팔 반바지..... 새벽이라 엄청엄청 추웠다. 그리고 신발은... 날아가는 일 없도록 발에 꼭 맞는 걸로 신어야 한다! 나는 추워 죽겠어서 신발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선생님이 내 발을 한번 만져보시더니 엄청 딴딴한 고무줄 두개를 가지고 오셔서 신발을 묶어 주셨다.
2.
여권! 꼭 챙기고 25불 정도 드릴 팁은 현금으로 준비한다! 기타 금액은 카드 결제 가능! 팁 드릴 돈이 첨엔 좀 아까울 줄 알았는데 막상 뛰고 나니까, 이런 좋은 경험을 함께 해주고 좋은 구경도 많이 시켜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에 막 더 드리고 싶기까지 하더라.
3.
또!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전 24시간 내에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안된다고 한다. 스쿠버다이빙 할때 사용된 고압가스가 혈류에 남아 있어서 기압이 낮은 곳으로 갑자기 이동할 경우 무척 위험해 질수 있다고!!! 하와이에서는 스쿠버다이빙과 스카이다이빙을 함께 계획 할 확률이 높을 것 같은데 스케쥴을 짤 때 주의하면 좋겠다!
4.
몸무게가 90 kg이 넘으면 추가금이 붙고 100 kg인가가 넘으면 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없다는 것 같았다. 좀 덩치가 있으신 분들은 실제로 현장에서 몸무게를 재 보기도 하더라. 당황하지 말 것.
5.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너무 긴장하지 않는 것! 진짜 어떻게든 하게 되더라. 생각했던 것만큼 많이 무섭지도 않고 도와주시는 전문가 분이 다 알아서 해주신다. 물론 우리가 잘 못되면 본인도 위험해 지는 거라 최선을 다해 도와 주시기 때문에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너무 긴장하지 않아야 하늘로 올라가는 그 꽤 긴 시간 동안 아름다운 광경을 보다 더 즐길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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