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개인 대만의 밤 거리 걷기 :: 101타워 + 스린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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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을 거리를 찾아 헤메느라 본의 아니게 대만의 밤 거리를 참 오래도 걸었다. 한국에서라면 어디든 들어가서 아무거나 먹자며 털썩 주저 앉겠지만, 여행까지 와서 그럴 수는 없으니... 융캉제의 딘타이펑과 101타워의 딘타이펑 모두 대기시간이 1시간 이상인 걸 보고, 딘타이펑의 본국(?)의 위엄을 제대로 느꼈던. 블로그들 후기에 대기 시간이 길다고들 하는데 설마 그 정도겠어? 생각했었는데, 정말 그 정도였다.


다음 맛집을 찾아 가는 길에 찍어본 101타워 주변. 사진 찍기 좋은 구조물들을 곳곳에 배치해 놓았더라. 101타워는 굳이 올라가 보지 않았다.


딘타이펑 두 곳에 이어 세번째로 찾은 맛집 마라훠궈. 체인이라 대만 곳곳에 있는데 우린 101타워 주변에 있는 곳을 찾았다. 그런데 여기도 90분을 대기하라고... 이건 뷔페식이라 정해진 시간에만 사람을 입장시키는 것 같았다. 우리가 갔을때는 전타임 예약자들이 입장하던 때. 그 타임은 예약이 다 차버려서 다음 타임까지 기다리라는 것 같았다. 블로그들에서 예약필수!라고 하는 말을 무시하면 안되는 거였어... 사실 예약 할 생각을 안한 것도 아니었는데, 우리는 워낙 짧은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식당 예약 시간에 메여 움직이이가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







고민하다 다시 101타워로 돌아왔다. 다른 후보 중 하나였던 카렌을 가기 위함으로. 가는 길에 맞은편 길에서 찍으니 101타워가 한눈에 더 잘 보이네! 하며 다시 사진을 여러장 찍었더랬다. 그러한 사진들 중에, 우리 소지품들을 모두 넣은 큰 백팩을 맨 남편의 달려가는 뒷모습이 찍힌 사진도 있었다. 다른 사진들도 다 조금의 감상에 빠져 지켜보고 있었는데 유독 그 사진을 보는 순간 가슴이 찡-해지면서, 아, 정말 저 밤이 그립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객의 발길을 힘겹게 하던 비도 조금씩 그쳐가고, 하루 종일 땀에 젖어 있던 몸도 시원한 밤 공기에 조금씩 말라가던. 발은 무척이나 무겁고, 지치고 지쳤지만, 어딜 가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주변을 둘러보고, 서로를 바라보며 마냥 행복했던 밤. 우리 둘만의 여행이 그립다며 괜히 투정을 부려봤자, 지금은 힘들다는 걸 아니까 꾹- 눌러 참았다.


카렌에서 맛있는 밥을 먹고 나오던 길에 찍어본 101타워 내 한 레스토랑의 와인잔 샹들리에 사진도 한 컷 찍어보았다.







배를 채운 우리가 찾은 곳은 스린야 시장. 늦은 시각이 무색하게 활기 넘치는 곳이었다.


이런 저런 게임도 있고, 기념품 거리를 파는 상점들도 있고, 무엇보다 저렇게 노상에서 과일을 파는 곳이 많더라. 융캉제 망고빙수에 반해버려서 망고망고 노래를 부르던 남편을 위해, 우리도 저런 곳 중 한 곳에서 망고 등 과일을 잔뜩 샀다. 과일을 다 깎아서 먹기 좋게 잘라줌.


가격이 다 비슷하겠지, 싶지만 가게마다 붙은 가격표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 저렴하게 사고 싶으면 붙은 가격표를 보고 가격 비교를 철저히 할 것! 그런데 가격표를 바라보는 중 흥정이 들어와 얼떨결에 과일을 사게 될 확률도 아주 크니 주의해야 한다. 말만 받아주면 그때부터 우리가 살것 같은 과일을 깎기 시작해버려서 안 살 수 없게 만드는 그런 반강제적인 상술이 없지 않아 있다. 







다음으로 우리 발길이 멈춘 곳은 우유 튀김 파는 곳! 어떤 맛일지 상상이 잘 안돼서 한참을 앞에서 먹는 사람들 표정도 보고 하며 구경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줄이 엄청 길어지더라. 일 하시는 아주머니 손놀임이 아주 기계적이고 재빨라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고, 무엇보다 아주머니가 참 표정이 밝고 친절하셔서 보기 좋았다. 중국말 한국말 일본말을 모두 구사하시며 맛있다, 감사하다, 이런 말을 하셨던 것 같다.


나는 사실 우유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먹을 생각은 1도 없었지만, 남편이 천원도 안되는 가격을 가지고 너무 고민을 하더라. 그래서 등 떠밀어서 하나 사먹게 해 보았다. 나도 한 덩어리 맛을 봤는데, 신기하게 진짜 우유 튀김이다. 치즈 같은 게 아니라 튀김 안에 우유 맛이 남. 엄청 맛있지는 않았는데, 그냥 재밌게 잘 먹었다. 


풍족하게 산 과일을 들고, 집 앞에서는 또 맥주 두 캔을 사들고 우리는 이제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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