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aissance San Diego Downtown Hotel 421 W B St, San Diego, CA 92101 |
샌디에고는 두번째 방문이었다. 학회차 방문이었기에 이런저런 계획을 세울 시간도 없었고 일정이 정신없이 휘리릭 지나갔지만, 그래도 듬성등성 좋았던 기억들이 남아 조금은 기록을 남겨보고 싶어서 시작.
근데 검색을 해 보면, 지금 이 호텔 이름이 바뀐 것 같다. 원래 W 호텔이었는데 지금은 메리어트 계열의 Renaissance 호텔로 바뀐 듯. 아마도 SPG랑 메리어트가 합병되면서 그렇게 된거겠지? 여기가 W 호텔 치고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조금 등급이 하향 조정되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원래 W 호텔이었던 만큼, 내부 분위기 만큼은 아주 좋다는 걸 말하고 시작해본다. 전체적으로 흡족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이 호텔의 큰 단점이라면 샌디에고의 시내(?) 격인 가스램프와의 거리가 조금 멀다는 것 단 하나. 걸어서 20분 정도? 뭐, 못걸어갈 거리는 절대 아니지만 아침마다 그 주변에 있는 학회장으로 이동하기 조금, 아주 조금 힘들었다.
호텔을 딱 들어가면 저런 게 보인다. 저기 앉은 사람이 음악을 틀어줌. 마치 DJ 같이. 음악도 시끌시끌하다. 저기는 1.5층 정도 되는 공간인데 1층 로비에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사진 찍을 엄두도 못냈다.
배정 받은 우리 방. 들어가자 마자 이런 장면이 보인다. 완전 홀딱 반했음. 창밖으로 볕이 들어오고 그 앞엔 작은 무릎테이블 하나와 그 위에 잡지 한 권. 우리 언제 하루 밤엔 꼭 맥주 같은 걸 사들고 와서 저기 앉아 한잔 하자. 얘기했는데 결국 못했다. 잘 보이는지 모르겠는데 저 테이블 올라간 곳에 아빠다리 하고 앉을 수 있게 폭신하고 넉넉한 공간이 있다.
동료와 함께 쓰는 방이어서 싱글베드 두개가 놓인 방이었는데 진짜 딱 그 침대로 방이 꽉 찬다. 아무런 여유 공간이 없고, 침대 끝이 바로 방 입구다. 저 입구 왼쪽으로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도 뭐 특별할 건 없었음. 이땐 블로그를 안할 때라 방을 막 자세히 찍어대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런 장면장면들이 찍혀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 이런 사진은 그때 뭘 위해 찍었던 걸까? 저 캐리어가 놓여있는 곳 옆쪽으로 있는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아 한국으로 심각한 통화를 했던 것도 기억이 나네.
W 호텔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은 또 하나의 이유는, 어메니티 때문이다. W호텔에는 어메니티가 전부 Bliss 제품으로 채워진다. 나는 여기서 Bliss 제품을 처음,은 아니고 두번째로 써봤는데.. 처음껀 그냥 바디 버터였고 페이셜폼이나 비누 등을 써본건 여기서가 처음이었다. 물론 내가 쓸걸 따로 들고가긴 했지만 Bliss길래 그냥 여기걸 사용함. 그랬는데 여기 페이셜폼이 정말 너무너무 좋아서. 아직까지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 한 1주일? 사용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좋구나- 느꼈던 제품은 이게 태어나서 처음이었던 듯. 미국에 와서는 조금 더 편하고 저렴하게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어서 기쁘다.
W호텔에서는 아침에 로비에서 이렇게 커피를 제공해준다. 컵홀더가 참 감각적이고 이쁘다. 이런 작은 곳에서 매력이 넘친다. W호텔. 미국사람들의 아침은 참 빠른 것 같다고 느끼는데, 학회장엘 가거나 해도 항상 미국인들이 제일 먼저 와서 공부하고 있더라. 여기 커피 마시는 곳도 아침 일찍은 미국 사람들로 빽빽했지만 내가 출발할 때 즈음에는 이미 우리 일행만 남았다.
아침엔 나름 근면했던 공간이 밤이 되면 이렇게 변한다. 여긴 1층이라 그냥 Bar 처럼 운영되는데, 2층부터는 아예 클럽이다. 시끌시끌하고 반쯤 헐벗은 미국 젋은이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아주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W호텔은 아이를 동반한 여행객들에겐 비추! 아주 비추! 우린 클럽까진 갈 용기가 안나고 그냥 1층 Bar에서 칵테일이나 한잔씩.
마지막날엔 수영장 같은 곳 구경이나 하자며 Bar와 연결된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더니, 바로 수영장이 보였다. 수건 정리대도 W모양인게 눈에 띈다. 유명 호텔 수영장 치고는 아주 작지만, 그래도 물놀이 하고 놀만큼은 되는 듯.
3층은 바의 야외석들로 4월의 약간 서늘했던 날씨를 이기고 살짝 나가보면, 의자가 불타고 있는 조형물이 있다. 여기서 술을 마신건 호텔에 묵는 마지막 밤이었는데 왜 마지막 밤에서야 여길 와 봤을까 싶을만큼 너무 좋았다.
샌디에고의 일정을 마치고는 바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할 예정이었기에, 그리 크지 않은 아쉬운 마음을 모아 마지막 밤의 건배! 4월 초봄 날씨라 사실 조금 쌀쌀했다. 샌디에고는 따뜻하고 샌프란시스코는 춥겠지 생각하고 옷을 챙겨갔는데, 샌디에고에서 이미 샌프란시스코용 옷을 다 꺼내입어서, 나중 일정이 좀 걱정되기도 했고.. 실제로 추워서 고생을 좀 하기도 했었던..... 가물가물 하지만, 좋은 기억이 알알이도 많이 남아있는 재작년 봄, 미국 서부 여행기도 찬찬히 시작해보려고 한다!
日常과 理想의 Chem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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