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YERS, ROSE PETAL WITCH HAZEL
미국 생활 8개월 차. 이제 많은 일들에 익숙해질 만도 한데, 그리고 익숙해져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어제, 디시워셔용이 아니라 손으로 설거지 할 때 필요한 세제를 사러 집 앞 walgreens에 가서 나는 또 한번 당황함을 느껴야했다. 세상에, 언제쯤 아무렇지 않게 익숙한 생필품을 덜렁 집어 사올 수 있을까.
지금은 그래도 많이 나아진 편이다. 처음엔 정말 하루하루가 고난이었지.
때가 쏘옥 비트가 아니라 타이드를. 빨래엔 피죤이 아니라 스너글을. 디시워셔 전용세제는 케스케이드, 그리고 린스에이드도 잊으면 안되지. 익숙하지 않은건 세제 종류 뿐만이 아니었다. 화장솜은 어디서 어떤 걸 사야하지? 핸드솦은? 샴푸는? 린스는?
다행인 것은, 여기 미국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만큼의 리즈너블한 가격의, 상대적으로 훌륭한 품질의 물건들을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었다는 거겠지. 한번 찾으면 그 만족도는 유사 가격의 한국 제품들보다 무척 높은 편이라고 생각된다.아무튼, 이 토너도 미국에 와서 그렇게 만나게 된 저렴하면서도 마음에 쏙 드는 제품 중 하나다.
Thayers Witch Hazel, Rose Petal
나는 모르고 살았었지만 이미 국내에서도 미국 직구로 많이들 사용하는 제품인가 보더라.
아마존을 통해 2병에 14불 정도에 구입. 기존에 사용하던 clarins 토너와 비교하면 거의 6분의 1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다.
첫인상? 일단은 보틀이 마음에 들었다. 뭔가 미국적이면서 이뻐보여서 흡족. 하지만 은은한 장미향이 참 좋았다는 후기들이 많아서 향에도 기대가 컸는데 장미향을 워낙에 좋아해서 어린 시절부터 장미향 향수를 수집할 지경이었던 내 기준에 이 장미향은 기대에 조금 못미쳤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싫기까지 해서, 이거 두병을 어떻게 다 쓰지, 괜히 후기만 보고 덜컥 샀나, 싶었는데 사용하다보니 적응이 되고 향이 그리 강한편이 아니라 나중엔 의식하지 않게 되더라.
알콜프리 제품임을 감안하면 사용감도 훌륭하다. 토너를 사용할 때, 쏴아- 하는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라 아쉽기는 한데 기본적인 토너의 역할, 피부결 정돈이나 이물질 제거 등은 아주 훌륭하게 수행해주는 것 같다. 성분을 자세히 알고 싶어 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제품 설명에 witch hazel이나 rose petal이 들어가 그 식물의 기능적인 측면이 부각되어 있던데 뭐 이런 토너를 쓰며 주름이 개선된다거나 미백효과를 보겠다거나 그런 생각 한거 아니니까. 그건 뭐 없어도 그만, 있으면 좋고- 하는 정도로 넘기는 걸로.
사용하다 보니 의외로 좋았던 점은 바로 저 토너가 나오는 입구의 생김새였다. 처음엔 뭐야- 웃기게 생겼네.라고만 생각했는데 흐르지도 않고 입구 주변에 불필요하게 묻어있지도 않아서 사용하는 내내 청결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건 바로 직전 사용했던 clarins 토너 대용량 보틀 입구가 펌프 형식인데 여기에 내내 토너가 묻어있어서 불결한 느낌이 들었던 것과 비교가 제대로 된 것.
사실 이미 사둔 두병은 다 사용하였고, 지금은 이탈리아 여행에서 피렌체에 가면 꼭 사야한다는 말에 홀려 사온 다른 장미수를 사용중인데 이걸 다 사용하고 나면 물론 다시 thayers 제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여태껏 사용했던 토너들 중 최고야- 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 만큼은 정말 최고. 저렴한 가격 덕분에 아낌없이 펑펑-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향도 정말 다양해서 다음 번엔 다른 향으로 도전해 볼 예정이다.
日常과 理想의 Chem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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