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 Musical The Phantom of the Opera, Broadway in New York (feat. tk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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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 Musical The Phantom of the Opera, Broadway in New York (feat. tkts)


브로드웨이에서 너무 유명한 뮤지컬들은 보지 말자고 얘기했던 주제에, 캣츠에 바로 이어 이번에 우리가 본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였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 뮤지컬에 입덕(?)하게 한 계기가 된 뮤지컬이 바로 이 오페라의 유령이었기 때문에, 한국인 cast로도 여러번, 내한 공연으로도 여러번, 영화도 여러번 봤던 작품이라 마지막으로 보았던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좀 지겹다는 느낌이 들기까지 했어서 다시 이 공연을 보게 되려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 결심의 계기는 바로... 남편이었다. 몰랐는데, 남편은 지금껏 어떤 장르로도 이 오페라의 유령을 본 적이 없다는 거다. 이 뮤지컬은 그래도 내 뮤지컬 관람 역사에 나름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남편에게 있어 첫번째 오페라의 유령을 브로드웨이에서 보여주기로 결심하게 된 거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작 뉴욕에 놀러가기로 결정하고서도 뮤지컬 티켓을 알아본 건 당일에 매우 임박해서였기 때문에, 수수료까지 지불해 가며 예매하지 말고 그냥 당일에 tkts에 가서 구입해보기로 했다. 이 방법에 대해서 듣기만 했지 실제로 이용해 본 적은 처음인데 결론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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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저렴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예전에 포스팅 했던 적이 있다. 이 안에도 tkts에 관한 내용이 있음. 그런데 이런저런 방법으로 뉴욕에서 뮤지컬을 봐오면서 느끼는 점은, 로터리나 러쉬 티켓 등이 아니라 좌석을 대강이라도 지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뮤지컬 티켓을 예매할 때에는 결국 가격이 여기 tkts에서 구입하는 정도로 수렴하는 것 같다는 거다. 브로드웨이 위크라고 해서 1장 가격에 2장을 예매할 수 있는 기간이 있는데 그런 때의 가격도 결국엔 50% 할인 받는 수준이기 때문에 tkts 보다 저렴하지 않고, 다른 할인 가격으로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많고 많은 사이트들에서도 tkts 가격보다 저렴한 경우는 결코 없는거다. 물론 tkts에서는 당일에 남는 티켓을 판매하는 거라서 좌석을 마음대로 지정할 수 없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너무나도 유명한 뮤지컬들을 제외하고는 tkts에서 티켓을 사는 것도 자리가 그리 나쁘지도 않은 것 같다.





비 내리던 날 타임스퀘어에 있는 tkts 부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줄이 길었다. 저녁 공연 티켓은 보통 오후 3시부터 판매를 시작하는데 우리는 그 시간에 맞춰 가지 못하고 5시가 다 되어서야 이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좋은 자리를 구하는 건 어느 정도 포기했던 상태. 그냥 1층 오케스트라석 자리만 있으면 구입하는 걸로 생각하고 만약 1층 자리가 없으면 다른 공연 티켓을 사려고 했다. 그랬는데 남아있다는 자리가 1층 20번째 줄 통로쪽 좌석이 있다고 하는거다. 아주 앞 쪽은 아니지만 이 정도는 충분한 것 같아서 티켓을 구입하였다. 이 날은 주말이라 그런지 50% 까지는 아니고 티켓 정가에 40% 할인을 해 주고 있었는데, 전날까지 티켓 예매 사이트들에서 오케스트라석 가장 뒷자리 사이드 좌석을 예매하는 가격보다 저렴하였다 (정확한 가격은 생각이 안남;).





밥 먹고 커피 마시며 시간을 좀 보내다가 공연 시작 30분 쯤 전에 공연장으로 갔다. 뮤지컬 The Phantom of the Opera를 공연하는 극장은 Majestic Theatre. 극장 이름도 오페라의 유령이랑 어울리는 것 같네.





입장 줄이 뭐가 이렇게 길지? 생각했는데 긴 줄은 현장에서 티켓을 구입하는 줄이었다. 티켓을 소지한 경우 그냥 문 앞으로 바로 가면 됨.



시놉시스 


1860년 파리 오페라 하우스. 새로운 오페라 [한니발] 연습 도중 갑자기 무대장치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람들은 오페라의 유령이 한 짓이라고 수근 대고, 화가 난 프리마돈나 칼롯타는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 무대에 설 수 없다며 극장을 떠난다. 발레감독의 딸이자 크리스틴의 단짝 친구인 멕 지리는 크리스틴을 새로운 여주인공으로 추천하고, 그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레슨을 받아온 크리스틴은 오페라 무대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공연을 본 오페라하우스의 후원자 라울은 한눈에 그녀가 어린 시절의 소꿉친구임을 알아보고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 잠시 혼자 남은 크리스틴은 거울 뒤에서 나타난, 반쪽 얼굴을 하얀 가면에 가린 채 연미복 차림을 한 팬텀을 따라 미로같이 얽힌 파리의 지하 하수구로 사라진다.


낮과 밤의 구분조차 모호한 지하세계의 어둠 속에서 팬텀은 크리스틴에게 자신의 음악을 가르치겠노라 노래하고, 며칠 후 극장 측이 준비하는 새로운 오페라에 크리스틴을 주인공으로 기용하라는 메모를 남긴다. 극장주 피르맹과 앙드레가 이를 거절하자 팬텀은 공연 중에 무대 직원을 살해하고, 무대는 온통 뒤죽박죽이 된다. 팬텀을 피해 지붕으로 피신한 크리스틴과 라울.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질투에 휩싸인 팬텀은 복수를 결심하며 샹들리에를 무대로 떨어뜨린다.


팬텀의 소동이 잠시 조용해진 사이 크리스틴과 라울은 남몰래 약혼을 한다. 가면무도회 중에 다시 나타난 팬텀은 자신이 작곡한 오페라 [돈 주앙의 승리]를 오페라하우스 재개막 공연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라울은 이를 기회로 팬텀을 사로잡을 계획을 꾸민다. 극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 크리스틴은 돈 주앙의 가면을 벗겨 팬텀의 정체를 폭로하지만 이내 그의 손에 이끌려 지하 은신처로 납치된다. 라울은 마담 지리의 도움으로 팬텀의 은신처를 찾아내지만 잠시 방심한 사이 그에게 붙잡혀버린다. 팬텀은 자신과 영원히 함께 하지 않으면 라울을 죽일 것이라 협박하지만, 크리스틴은 팬텀의 순수한 영혼을 이해하고 그에게 다가가 키스한다. 그녀의 행동에 감동받은 팬텀은 라울을 풀어주고 하얀 가면만을 남겨둔 채 사라져 버린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페라의 유령 - 프리마돈나를 사랑한 괴신사 (뮤지컬 무대)


워낙 유명한 뮤지컬이기는 하지만 참고용으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시놉시스는 위와 같다.






또 하나 얻게 된 플레이빌. 그리고 약간 어수선한 공연 시작 전 공연장 안의 분위기. 중앙 좌석들에는 한국인 관람객이 많은 것 같았다. 우리는 왼쪽 사이드의 통로쪽 자리라서 상당히 중앙에 가까운 자리였다.





조금은 긴 듯 했던 1막이 끝나고 휴식 시간. 공연은 인터미션 포함해서 총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는데 1막이 1시간 20분 정도로 2막에 비해 많이 길었다.


나는 워낙에 이런저런 방식들로 많이 봐온 공연이라 뭔가 새로울 게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 브로드웨이 공연은 다른건지 화려한 무대장치에 놀라고 말았다. 지하 호수 장면이나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 등등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볼 수 있는 놀라운 무대 장치들을 공식처럼 알고 있었는데도 지금까지 봐왔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 놀라웠다. 무대가 이렇게 자주, 여러번, 다양하게 바뀌는 뮤지컬 공연은 처음 보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더불어 오랫동안 오페라의 유령만을 공연해 온 공연장이라 그런지 흉내낼 수 없는 고풍스러운 분위기, 묘한 아우라가 정말 거대했다고 할까. 남편 때문에가 아니라 남편 덕분에 내가 이 멋진 공연을 이렇게나 멋진 장소에서 다시 보게 되는구나, 새삼 감사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리하여 결론은 명불허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들에 대한 설명은 말해야 입아프지. 크리스틴, 팬텀, 라울이 부르는 노래들 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노래 하나하나까지 귀에 생생한데 어느 것 하나 뺄 수 없도록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너무 사랑해서 자꾸 보았던 건데, 그러다 지겨워져서 시들해지며 잠깐 이 공연과 멀어져 있었던 게 오히려 다행이었나보다. 아주 새롭고 생경스러운 기분으로, 그래 이렇게 아름다운 공연이었지, 새삼 느끼게 되었으니까.


공연의 끝부분에서는 남편의 바로 뒷자석 여자분이 정말 흑흑 소리를 감추지 못하며 흐느껴 울었다. 우리도 무척 감동스러워 하던 찰나였지만 저렇게까지 흐느낄 정도인가? 싶어 순간 당황. 그런데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읊조리는 가사 속에 담긴 감정들이 아주 훌륭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몇 안되기는 하지만 브로드웨이에서 봐온 뮤지컬들 중에서 가장 좋았다. 그리고 이 공연만큼은 브로드웨이, 바로 이 공연장에서 꼭 한 번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다. 이 공연을 이 곳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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