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 마을이 북적이는 예일대 졸업시즌
어제 커피를 한잔 사 마시려고 집을 나왔는데 이상하게 마을이 혼잡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오후 2시부터는 천둥을 동반한 비 예보도 있는데 왜이렇게 온 마을에 차려입은 사람이 많지???
알고 봤더니, 다음날이 바로 예일대 졸업식이 있는 날이었던거다. 하루 전날이었지만 일요일이었던 어제도 행사가 있던 모양이었다. 학기가 끝난 후 졸업 하는 학생들이 마을을 떠났다가 최근 졸업 때문에 왔다며 얼굴을 비추기 시작한다 생각했더니, 행사가 바로 코앞이었던 것. 그래서 행사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산책삼아 한번 가 보았다.
예일대 전체 입학식이나 졸업식과 같은 주요 행사들은 Yale Old Campus에서 이루어진다. 야외에서 행사를 하기 때문에 날씨가 중요한데 이상하게 내가 행사장을 차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무척 안좋았다.
사진은 행사 약 1시간 전이다. 이번에도 주말 내내 비가 오다 말다 하는 날씨여서 그런지 이미 의자는 비에 젖고 떨어진 나뭇잎 등으로 지저분해진 상황. 그리고 의자 사이사이 걸으라고 남겨둔 길도 진흙 상태 그대로라, 모처럼 자녀의 졸업이라며 차려입고 오신 분들은 예쁜 구두를 섣불리 진흙으로 내딛지 못하고 한참을 돌아돌아 자리를 찾거나 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있었다. 졸업이 맞나 해서 학교 공지를 살펴보았더니, 역시 맞았고 재밌는건 비가 오든 말든 행사는 강행한다고 쓰여있던 것.
행사장 가장 뒷편으로 가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지만 의자가 정말 무수히도 많았다. 이렇게 설치하는데만 한참이 걸렸겠구나 싶을 정도. 군데군데 Yale 2018이라고 파랗게 쓰여있는 것은 자세히 보니 천막이 아니라 화면이었다. 중앙 행사장에서 연설을 하거나 하는 모습을 잘 볼 수 있도록 행사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어느 새 절반 넘게 마신 벤티 사이즈 음료. 여름이면 아주 즐겨마시는 베리베리 히비스커스라는 리프레셔다.
Yale Old Campus는 예일대 관광을 오면 꼭 들러야하는 필수 코스인데 평소에는 저 의자들이 다 없기 때문에 그냥 한바퀴 산책하듯 걸어 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앉아있는 동상이 발등을 만지면 자식이 예일대에 입학한다는 소문으로ㅋㅋ 발등만 반질반질한 바로 그 동상이다. 정작 나는 하버드에 있는 동상 발등만 만지고 이건 여태 만져보지 못했다.
비가 예정되어 있어서 그런지 메인 행사가 이루어지는 듯한 공간에는 천막이 쳐져 있었다. 학생들은 비 맞든 말든 학교의 주요인물들은 보호하겠단 건가!
암튼 여기 서 있는데 나이 지긋하신 한국인 부모님이 졸업 가운을 입은 자녀분과 함께 입장하셔서 여기저기서 기념 사진을 찍고 행복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상 좋으신 아버님 얼굴에 실린 감동과 뿌듯함, 그리고 자랑스러움 같은 감정들이 그대로 전달되어 왠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자식이 태어나서 예쁘게 자라 어느 대학을 졸업한대도 자랑스럽고 행복하겠지만, 먼 미국 땅에 와서 누구라도 인정하는 명문대를 졸업한다고 부모님을 모셨으니 얼마나 자랑스럽고 행복하셨을까.
이건 다음날 오전 사진. 졸업식 당일이라 행사도 무척 크다. 그래서인지 도로까지 통제를 했더라. 거리엔 졸업 가운을 입은 졸업생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이렇게 졸업을 하지만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 이제 곧 또 신입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한동안 단체로 술마시고 놀러다니느라 동네가 복작복작 해지겠지.
日常과 理想의 Chem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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