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 시티필드 야구장에서, 뉴욕 메츠 vs LA 다저스 경기 직관 후기
집에만 있으려니 몸이 근질근질 해서 뉴욕이라도 다녀오자, 얘기하고 계획을 세운 것은 전주였는데 굳이 마지막에 한 주를 미루어 뉴욕으로 향했던 이유가 바로, LA 다저스 경기 때문이었다. LA는 같은 미국에서도 너무 멀고 먼 그 곳이기 때문에 다저스 경기를 직관할 수 있는 기회라면, LA 다저스가 뉴욕 메츠 시티필드 야구장으로 원정을 올 때 뿐!
정작 야구 때문에 일정을 미루기까지 했으면서도 당일까지 티켓 예매를 못했던 이유는 당일에 아주 높은 확률로 비가 예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티켓 구입 후 우천 순연이 될 경우 티켓 값을 환불해 주는 것이 아니라, 추후 잡힌 일정 경기를 그냥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만약 그 이후 경기를 보러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본인이 직접 티켓을 판매해야 한다고 하는거다! 두둥!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두고 보자, 생각하고 기다리다가 해당 시간 비 예보가 사라지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우리는 뮤지컬 티켓을 사려고 줄을 서기까지 했었다. 그랬는데! 한창 줄을 서서 티켓 구입을 기다리는 동안 마지막으로 확인한 비예보에서 비 올 확률이 완전히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던 뮤지컬 티켓 줄을 이탈하여 바로 뉴욕 메츠 시티필드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Citi Field
주소: 123-01 Roosevelt Ave, Queens, NY 11368
가는 법: 지하철 7호선 Mets/Willets Point Station 역에서 하차
약 1년만에 다시 찾은 뉴욕 메츠 시티필드 야구장. 시티필드 가는 법은 위에도 써두었 듯, 지하철 7호선을 타고 Mets/Willets Point Station역에서 하차하면 되는데 그랜드센트럴에서 약 30분~40분 정도 걸린다. 지하철에서 내리면 바로 밖으로 야구장이 보이기 때문에 헤메지 않고 찾을 수 있다.
저렇게 얌전히 있는 것이 신기했던 메츠 강아지.
미국 야구장들은 유독 입장할 때 짐검사, 몸검사를 살벌하게 하는데 거의 공항 검색 수준의 몸검사를 마친 후 입장하던 장면. 이 날은 입구에서 뉴욕 메츠의 상징, 홈런 애플 장난감을 기념품으로 주었다.
지난번에 경기를 보러 왔을 때는 거의 메츠 응원복을 입은 야구팬들 밖에 없었는데 역시 인기 많은 구단인 LA 다저스 경기라 그런지 LA 다저스 응원복을 입은 야구팬들도 무척 많이 보였다. 우리는 마침 3루 쪽 자리를 잡고 앉기도 했는데, 그 쪽은 진짜 거의 LA 다저스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을 정도!
비가 올 확률이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불안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비 맞지 않을 자리를 엄청 검색하고 검색해서 선택했다. 어떤 섹션이든 27열 이후부터는 비를 맞지 않는다! 이 앞 쪽 더 좋은 자리들도 빈 곳이 좀 있었지만 우린 굳이 27열로 선택하였고, 생각대로 딱 우리 자리부터 비가 내리더라도 맞지 않을 수 있는 자리였다. 아주 고민고민해서 예약했는데 정작 비는 내리지 않긴 했지만....;(
티켓을 예매할 때에는 아주 미리부터 여행 계획으로 세워두어 꼭 그 날 경기를 봐야하는 것이 아니라면 경기 시간에 가까워질 수록 티켓 가격이 저렴해진다. 우리는 Stubhub 어플을 이용해서 시티필드 구장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티켓을 예매했는데 가격이 몇시간 전보다도 더 저렴해져서 1인 50달러 정도에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다.
경기 시작보다 많이 일찍 도착했더니 평소와 다르던 경기장 내부 풍경. 선수들은 연습이 한창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굳이 오늘 꼭 야구를 보고 싶었던 이유! 바로 이 날이 커쇼 선발이었다. 부상으로 한참 쉬다가 복귀하는 첫 경기였기 때문에 아주 오래 던지지 않을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커쇼 선발 경기를 직관으로 보다니!!!! (언젠가는 류현진 선수 경기도 메이저 리그에서 직관으로 볼 수 있을 날이 올까?)
경기 시작을 1시간도 더 남기고 경기장에 도착했지만 움직이는 선수들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가, 결국 경기 시작 10분 쯤 전에 급히 배를 채웠다. 미국 야구장에서는 치맥이 아니라 핫맥이라고? 그래서 야구장 마다 특징적인 핫도그를 판매한다고도 하는데 우리도 암튼 핫도그를 나란히 사다 먹었다. 핫도그와 프라이즈가 함께 나오는 메뉴는 $12.25, 핫도그만은 $6.50, 그리고 소다도 하나에 $6.50. 야구장이라 그런지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는 않다.
그리고 드디어 경기 시작! 경기 시작 직전 등장한 커쇼에 환호하는 관중들. 커쇼 이름이 적힌 응원복을 입은 야구팬들이 정말정말 많았다. 나도 갖고 싶다!!!!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부터 내가 누구 선수 이름 붙은 응원복만 샀다 하면 그 선수가 다른 팀으로 옮겨가거나 아예 사라져버리거나 했던 아픈 기억을 아주 여럿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편이 또 겁을 줬다. 이번엔 커쇼를 또 어디로 보내버릴라 그래? 라며ㅋㅋ
마운드에 선 커쇼의 모습도 여럿 찍어보았지만 눈에 보이는 것 만큼은 잘 찍히지 않았던 멀고 먼 당신.
점점 어두워지던 시티필드 야구장. 커쇼는 예상대로 그리 오래 던지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부상 이후 복귀전이라고 생각하면은 아주 흡족했을 투구 내용. 이 날 야구는 또 무척 재밌게도 스코어가 업치락 뒤치락 아주 재미있었다. 1회에 아주 쉽게 다저스가 먼저 점수를 냈지만, 2회에 금방 따라 잡히고 3회에는 역전까지 당했는데 다시 4회에 다저스가 역전! 우리 뒷자리에 아저씨 한분과 아들 둘이 와서 야구를 보는데 아주 열혈 메츠 팬인 듯 했다. 옷도 완전히 맞춰 입고! 근데 응원을 정말 큰소리로 응원차게 하면서 다저스가 잘 할 때는 또 야유를 엄청 퍼부어서 우리도 질새라 반대로 엄청 응원했는데 그런 은근한 신경전도 참 오랜만이라 재밌었다.
그랬는데! 그렇게 흥미진진하던 경기가 8회에 완전히 가닥히 잡혀 버리고 말았다. 다저스가 맷 캠프 선수의 만루 홈런을 포함하여 5점을 내버린 것. 만루 홈런을 제외한 1점은 메이저 리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스퀴즈 번트로 낸 점수였다. 정말 너무 재밌어 죽겠던!!!
이렇게 점수 차이가 벌어지고 나자 갑자기 경기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우리 뒷자리에서 열심히 응원하던 가족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메츠 팬들이 썰물처럼 경기장을 빠져나가 버린 것....;( 상대 팀을 응원했지만 그래도 함께 보며 재미있었는데 은근 아쉬웠다. 근데 뿐만 아니라; 너무 화가 난 메츠 팬이 난동을 부렸는지 security가 들어와서 한 사람을 거의 강제로 끌어내는 모습까지 목격했는데 끌려나가면서도 여전히 흥분 상태였던 그는, 메츠를 저주한다며 선발을 제외한 투수들이 엉망이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이후 메츠 역시 홈런을 치며 마지막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과는 뒤집히지 않았다. 그래도 메츠에서 홈런을 쳐주는 바람에 홈런 애플 구경은 하고 왔네. 전광판 아래 저 홈런 애플은 경기 중엔 숨어있다가 메츠가 홈런을 칠 때마다 위로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간다.
흥미진진했던 경기 초중반과는 사뭇 다르게 어느 정도는 싱겁게 끝나버린 경기. 덕아웃으로 퇴장하는 선수들을 구경하러 우리도 앞으로 나갔다. 커쇼, 마에다, 터너 등등 지켜볼 땐 사진 찍을 생각 못하다가 만루 홈런으로 오늘의 선수로 뽑힌 맷 캠프가 인터뷰를 끝내고 들어갈 때에야 한 장 찰칵. 사진으로 찍으려고 해봤자 잘 못찍었을 거야. 눈으로만 본 게 백번 잘한거야. 계속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 날은 정말 유독 너무나도 재밌는 경기였다. 보러 갈까 말까 고민했던 우리가 잘못했다! 게다가 경기 중간에는 프로포즈를 하는 커플도 있었다. 전광판으로 보이는 그 커플이 실제로 우리 자리와 아주 가깝게 있었던 것도 신기했고, 영화 같은 데서나 보던 야구장 프로포즈를 실제로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오랜만의 야구 관람은 진짜 대박 성공! 우리는 정말 신이 나서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 채로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맨하탄 미드타운으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은 왔던 것과 반대로 지하철 7호선을 타고 가면 되는데, 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워낙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지하철을 다른 자리까지 오픈해서 추가 운행을 하기 때문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또 심하게 붐비지 않은 채 탑승할 수 있다!
참고로 이 날 받았던 홈런 애플 장난감은 이렇게 생겼다. 남편과 내 거 2개를 받았는데 하나만 이렇게 진열해 놓고 있음. 꾹 누르면 사과가 들어갔다가 다시 한번 누르면 뿅 튀어나오는 그런 장난감이다. 의외로 굉장히 좋은 뉴욕 기념품을 득템 했다며 남편이 아주 흡족해 했다. 하긴, 잘 모르는 뉴욕 메츠 선수 피규어 같은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기도 한 듯?! 여러모로 아주 흡족한 경기였다.
日常과 理想의 Chem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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