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입구 샤로수길 맛집 :: 기대만큼 맛있었던 삼백돈 돈가츠
개인적으로 돈가스를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만큼 좋아하지는 않는 편인데, 남편은 가끔 돈가스를 먹고싶어 한다. 남편이 잠깐 학교에 들를 일이 있어서 데이트 할 적 추억도 할겸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남편이 고른 곳이 바로 여기였던 것. 오랜만에 돈가스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나도 오케이 했지.
남편과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 막 생기기 시작했던 샤로수길의 맛집들은 예전엔 다들 학생들이 나와서 술한잔 하면 좋을 술집들 위주였던 것 같은데, 최근엔 데이트 코스로 적당할 것 같은 가게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디저트 가게가 이렇게 많을 일? 샤로수길이라면 생기기 시작할 때부터 봐와서 그래도 좀 안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너무도 달라진 모습에 조금 놀랐다.
조금 걷다가 찾아간 삼백돈 돈가츠는 대기를 할만큼 인기 맛집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점심 시간 조금 전에 갔더니 다행히 자리는 많이 있었다. 그런데 당연한 듯이 금세 자리가 다 차버려 이후 사람들은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내부 모습.
보통은 등심, 안심, 치즈 돈가츠를 골고루 즐길 수 있는 삼백돈 돈가츠 (14000원)를 시킨다고 하는데 나는 돈가츠라면 등심이지! 라고 생각하는 1인, 게다가 치즈 돈가츠는 그리 좋아하지 않기도 하기 때문에 그냥 등심 돈가츠를 골랐고, 남편은 무난하게 삼백돈 돈가츠를 골랐다. 특등심을 할까 살짝 고민했지만, 뭐 그냥 등심도 맛있지 않겠어? 생각했더랬다.
자리마다 구비된 김치를 덜고 나서 시작된 오랜 기다림. 맥주도 두잔 주문했는데, 돈가츠 나오기 전에 맥주 먼저 줄지 아니면 돈가츠와 함께 줄지를 물어봐 주셔서 좋았다. 저흰 돈가츠랑 같이 주세요!
위가 삼백돈, 아래가 등심 돈가츠. 꽤 오래 기다린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뒷 손님들에게는 따로 조금 오래 기다릴 수 있다고 말씀을 주시던데 더 오래 기다렸음 너무 고통스러웠을 듯....
남편은 이런 방식, 잘라서 살이 밖으로 보이게 올려 내어주는 식의 일본식 돈가츠를 처음 먹어본다고 한다. 촌놈 다 되었음. 기대하며 시식! 나는 괜찮다고 하는데 남편이 치즈 돈가츠 반쪽, 안심 돈가츠 반쪽을 주길래 맛을 봤는데 치즈 돈가츠는 기대보다 맛있었다. 이건 좀 추가해서 먹을만도 하겠다! 그런데 안심 돈가츠는 좀 뭔가, 고기가 너무 두껍게 있어서 그런지 살짝 고기 냄새가 나는 것 같은.... 나는 등심 돈가츠를 주문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내가 주문한 메뉴인 등심 돈가츠는 고기도 도톰하고 잘 익었고, 식감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맥주 한잔과 함께 먹으니 기가 막히던걸!
다른 가게들보다 양이 많다고 해서 삼백돈이라는데, 최근 정말이지 대식가가 되어버린 내 기준으론 양이 좀 부족했지만, 그래도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일본식 돈가츠라면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다음엔 특등심에 치즈를 추가해 먹어야겠어!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방문이었다.
그런데, 출입문이 잘 안 열리던데, 그 문은 좀 고쳐주시길.....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