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아야다 리조트, 선셋오션스윗에서의 이튿날, 놀고먹은 시간들

몰디브에서의 시간은 사실 단조로웠다. 물놀이 휴식 식사 커피 뭐 이런 것들. 


근데 그런 너무도 단조로운 일상이 말도 안되는 풍경 속에서 이루어지니 살짝 현실감각도 떨어지면서 진짜 여기가 천국인가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왜 이 곳을 지상낙원이라고 하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몰디브에 대한 기억이 이렇게 아름답고 로맨틱하고 말도 안되게 환상적인 것은, 확실히 그것이 허니문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결혼 준비 하면서는 투닥투닥 하기도 했지만 (물론 이렇게 투닥투닥이라고 귀엽게 표현하기엔 다소 센 다툼도 있었다) 혼인 서약 이후에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은 감동적인 주례사를 듣고, 딸을 떠나보내는 엄마의 사랑을 가슴 깊이 느끼며 아주 감상적이 된 채로, 이제 정말 누구에게도 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남자의 손을 붙잡고 간 여행. 


애정의 깊이라고 하면 좀 그렇겠지만 (물론 남편에 대한 애정은 나날이 깊어지니까!) 뭐랄까, 그 우리가 함께 하고 있음에 대한 감사함이랄까 뭔가 그 아련아련하고 너무 따뜻해서 갑자기 울컥 눈물이라도 날 것만 같은 묘한 감정이 이 여행 전체를 감싸고 있다고 해야하나.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냥 믿을 수 없을만큼 아름답게 빛나는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 만으로도 그냥 내 안에 행복감이 가득 차오르고 그냥 그 순간에 대해 형언할 수 없을만큼의 감사함이 마음 가득히 자리잡는 기분.


나는 신혼여행으로 몰디브 같은 현실감각 떨어지는 아름다운 휴양지로 갔던 것이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때에, 결혼 몇년 후 기념할 만한 언제쯤 몰디브엘 갔었더라면 분명 신혼여행으로 갔던 것과 아주 다른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듯.







아무튼, 이튿 날 조식 이후 빌라 안에서의 시간은 그냥 힐링의 시간들이었다. 바다에서 놀다 지겨우면 풀 안에서도 놀았다가, 조금 힘들어지면 해먹에서 책도 좀 읽었다가, 남들 다 하는 인증샷 같은 것도 한번 찍어보고, 암튼 이렇게 놀다보면 정말 몇 시간 정도는 손 위의 모래처럼 금세 흘러가버리고 만다.


아야다의 스노클링에 대해서 살짝 얘기해 보자면, 생각보다 빌라 앞 물이 깊다. 발이 닿질 않는다. 나는 스노클링 경험이라고는 발이 닿이는 바다에서 해 본 게 전부라서 이렇게 발이 닿지 않는 깊은 물에서 막상 스노클링을 하고 놀려니까 좀 무섭더라. 처음엔 괜찮다가 점점 깊어질 줄 알았는데 이렇다니! 정말 처음에는 아야다 잘못왔다 싶기까지 했었다. 4박 5일 동안 바다에 나가서 놀 일은 없겠다 생각했는데 친절한 남편의 도움으로 처음엔 잠깐 내려갔다가 나중엔 좀 더 멀리갔다가 하며 저~ 멀리 바다까지 결국엔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는 우리 방 유리바닥 아래에 가서 안녕하면서 사진 찍는게 미션이라고 체크아웃 하기 전까지 꼭 성공하라고 남편이 격려해 주었는데, 마지막날까지 갈 것도 없이 바로 다음 날 혼자 가서 유리바닥 아래서 첨벙첨벙 거리며 노는걸 남편이 다 찍어 주었다. 이렇게 유치하게 노는거지 뭐-


팁 같은게 있다면, 여기 조수간만의 차가 좀 크다. 우리가 갔을 때는 새벽 6시랑 오후 6시 정도에 수심이 가장 낮았다. 그 사이에 점점 깊어져서 오후 1시 정도가 되면은 가장 깊어지는 듯한? 이튿날엔 좀 쌀쌀해서 아침에는 바다에 들어갈 생각을 안했었는데 우리가 가장 수심이 깊을 때 들어가서 엄청 놀랐던 거였다. 나중나중에 새벽같이 바다에 들어갔을 때는 남편의 발은 바닥에 닿았다. 나는 닿을랑 말랑- 수심 뿐만이 아니라 오전 시간대에 빌라 주변에 물고기가 많다. 정말 색색깔 물고기들이 너무너무 많이 보여서 사실은 좀 물에 들어가기가 무서울 정도! 물고기 크기도 좀 크고, 작은 새끼상어도 두번이나 봤는데 걔네는 너무 빨라서 사진을 못 찍었다. 나는 평생 그걸 아쉬워하겠지?







아무튼, 한참 잘 놀고 있는데 현관 문 밑에 이렇게 종이가 한잔 들어와 있었다. 바로, 칵테일 파티 초대장! 안그래도 전날 우리 버틀러 알리가, 다음날 칵테일 파티가 있다고 초대장을 보내주겠다고 하더니 이렇게 출입문 아래 넣어주고 간 모양이다.


아야다에서는 매주 월요일 저녁 6시 경에 칵테일 파티를 한다. 일몰을 보기 위한 파티이기 때문에 시간은 그날 일몰 시간에 따라 조금씩 바뀐다고. 보통은 제로디그리라는 공용풀이 있는 레스토랑에서 하는데, 이 날은 오션브리즈에서 한다고! 당연히 우리도 가야지!







그 전에 배 고프니 가지고 간 비상식량을 깠다. 나는 마구 레스토랑 음식이 안 맞아서 이렇게 음식을 안가져 갔으면 정말 어쨌을까 싶다. 나에게는 정말 최고의 만찬이었음! 뿐만 아니라 물놀이 하고 나서 잔뜩 배고플 때 컵라면은 정말 꿀맛이니까! 그리고 맥주는, 미니바에 있는 걸 오픈.







그리고는 선베드에서 잠깐 휴식- 좋았던 게, 저 선베드 위에 차양을 펼치면 그늘이 선베드를 다 가려준다는 거였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예전에 푸켓에서 갔던 더나카 풀빌라에서는 저 차양이 작아서 볕이 강할 때는 선베드에 앉아 있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선베드 옆으로는 간단하게 몸을 헹굴 수 있는 시설도 있어서 바다에서 놀다가 바닷물을 뚝뚝 흘리며 빌라 안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는 몇날 몇일을 놀고 먹어도 지겹지 않을 것 같았지만, 우리에겐 또 내일이 있으니까! 아쉬움을 뒤로하고 적당히 시간을 보아 칵테일파티에 가기 위해서 우리는 몸을 씻고 단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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