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fè Gilli Via Roma, 1r, 50123 Firenze FI, Italy Hours 7:30AM-12AM |
파리에서는 마시는 와인마다 맛이 훌륭해서 행복했다면, 이탈리아에서는 어디든 들어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셔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할 때 꼭 들러봐야 한다는 카페들이 몇 있는데 피렌체에서는 단연 이 곳이 최고인 듯. 카페 질리. 길리? 질리? 아무튼... 피렌체에 도착하기 전 부터 일부러라도 꼭 들러봐야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일부러 찾지 않아도 관광하러 다니다 보면 절로 눈에 띄는 아주 좋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회전목마가 있어서 구경하러 일부러 가기도 하고, 다른 곳을 가기 위해서도 자주 지나다니게 되는 피렌체의 리퍼블리카 광장, 광장의 그 회전목마 오른편에 있다.
연말 시즌이어서 그런건지, 외관부터 아주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던.
내부는 믿을 수 없이 혼잡했다. 여기 Cafe GiLLi에서는 자리에 앉아서 마실 때와 바에 서서 마실 때 가격 차이가 아주 크다고 해서, 어떻게 하지, 앉아서 먹을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고민 했던 것이 무색하게 앉을 자리는 이미 없었다. 계산대 앞으로도 줄이 아주아주 길었는데 그 줄은 의외로 아주 금방 빠져서 메뉴를 다 고르기도 전에 주문을 해야했다. 남편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겠다고 하는데, 나는? 나는? 메뉴를 채 보기도 전에, 혹시 샤케라또 있나요? 물었더니 있단다. 그래서 샤케라또로 주문.
잘 보이지는 않지만 살짝 찍어본 메뉴에서 (주문 후에야 시야에 온전히 들어와서 사진 찍을 수 있었다) 메뉴마다 가격이 2가지로 나오는데, 앞의 저렴한 것이 바에 서서 마실 때의 가격, 그리고 뒤의 비싼 것이 테이블에 앉아 마실 때의 가격이다. 메뉴에 따라 3배가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하는구나. 그런데 커피 가격은 그렇게 엄청 비싼거 같지는 않다.
주문을 마쳤으면 바의 빈 곳을 비집고 들어가서 커피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바리스타에게 영수증을 내밀면 된다. 그럼 그 자리에서 뚝딱 커피를 만들어 주심. 빠르고 아주 프로 같은 몸 동작들이 아주 멋졌다. 정작 만드는 이들은 심각해보였지만... 내부가 아주 붐볐던 걸 생각하면 의외로 금방 손에 커피를 쥘 수 있었다. 아주 기대하며 한 모금. 한국에서는 여기저기 샤케라또를 제공하는 곳에서라면 어디서나 맛보는 걸 즐겼는데, 여기 GiLLi에서의 샤케라또는 지금껏 마셔 본 샤케라또 중 가장 맛있었다. 샤케라또라는 게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조금 첨가하고 얼음과 함께 쉐이커에서 흔들어 준 후 서빙하는 음료인데, 그 단맛과 에스프레소의 조화, 그리고 얼음이 얼마나 녹아졌는지 등이 중요한 요소일테다. 그 단맛과 에스프레소의 밸런스가 정말 훌륭했다. 아메리카노는, 샤케라또에 감동을 받고 나서 마셨던 거라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남편은 그냥 맛있다며 잘 마셨던 것 같지만.
여기는 커피도 커피인데, 디저트도 아주 유명하다고 한다. 티라미수 밀푀유 등이 정말 맛있다고. 조금 내부가 여유가 있어서 테이블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면 티라미수나 밀푀유를 하나쯤 먹어보았어도 좋았을텐데 아쉽다. 내부가 아주 고풍스럽고 분위기가 멋졌던 것 같은데, 좀 더 여유롭게 둘러볼 수 없었던 것도 아쉽고.
1733년에 오픈을 해서3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곳. 맛도 가격도 아주 만족스럽다. 다음 번에 방문하게 되면, 다른 종류의 커피도 다양하게 마셔보고 싶다.
日常과 理想의 Chem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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