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준비 :: 그랜드 캐년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 Mather Campground 예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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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준비 :: 그랜드 캐년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 Mather Campground 예약하기


조금 늦은 여름 휴가로 그랜드 캐년 Grand Canyon과 라스베가스 Las Vegas를 꽉 찬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남편 직장에서 또 여름 휴가 시즌에 한창 바쁠 일이 생긴 바람에 올해도 여름 휴가는 물 건너 가는건가, 생각했는데 곧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정말 둘만의 여행은 당분간 꿈도 못 꿀 것 같아서 조금 무리를 해서 딱 이틀 휴가를 얻어 다녀온 것.


뉴욕에서 새벽 일찍 출발해서 라스베가스에 오전에 도착하였고, 마지막 라스베가스를 출발한 시간이 밤 11시 정도였기 때문에 정말 꽉 찬 4일을 보냈는데, 그 중 이틀은 그랜드 캐년에서, 남은 이틀은 라스베가스에서 보냈다.


보통 라스베가스에서 그랜드 캐년에 다녀올 계획을 세울 때에는 엔텔로프 캐년 Antelope Canyon과 홀슈벤드 Horseshoe Bend를 함께 묶어 다녀오는 경우가 많은데, 나 역시 정말 가보고 싶었던 엔텔로프 캐년의 경우 임산부가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들이 많았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1박 2일 그랜드 캐년-엔텔로프 캐년-홀슈벤드 투어 업체에 임산부가 가도 되냐 물어봤을 때 당장 안된다며 거절 당함. 실제로 인디언들이 진행하는 엔텔로프 캐년 투어의 시작점에서 임산부나 디스크 환자는 빠지라고 한다기도 하고...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가고 싶은 생각이 커서 남편에게 좀 우겨보았지만,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가는 것은 너무 바보같은 짓이라는 남편의 말에 설득당해 결국 엔텔로프 캐년은 포기하였다. 엔텔로프 캐년과 홀슈밴드는 아주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엔텔로프 캐년을 못갈거면서 홀슈밴드만 가기 위해 그랜드 캐년에서 그 쪽까지 이동하는 것은 또 너무 시간 낭비일 것 같아 홀슈밴드도 빼고 나니 우리에겐 그랜드 캐년만 남았다.


기왕 그랜드 캐년만 보고 올거면 조금 시간을 들여 여유롭게 보고 오자는 생각으로 그랜드 캐년 쪽 계획을 짜기 시작했는데, 보면 볼 수록 포기할 수 없겠다 싶은 것이 생긴거다. 바로 그랜드 캐년 내 숙박!


그랜드 캐년 내 숙박으로 가장 처음 생각한 것은 Lodge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랜드 캐년 내에서는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Lodge들이 여럿 있는데 시설에 비해 가격이 많이 비싸기는 하지만 너무 인기가 좋아 몇개월씩 전부터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랜드 캐년에 처음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가는 곳은 그랜드 캐년 중에서도 South Rim 쪽인데 그 부근에 있는 Lodge들은 El Tovar Hotel, Bright Angel Lodge & Cabins, Kachina Lodge, Thunderbird Lodge, Maswik Lodge, 그리고 Yavapai Lodge가 있는데 이름부터 Hotel인 El Tovar가 가장 시설이 좋기로 유명 (비싸고 예약이 빨리 마감)하다고 한다.


휴가를 가기로 결정한 것이 여행이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내가 알아볼 때 이런 Lodge들은 당연히 예약이 꽉 차 있었다. 사실 처음 알아봤을 때 Yavapai Lodge에 방이 하나 남아있었는데 이 때만 해도 방이 구하려고만 하면 좀 있나보다 생각하고 그냥 창을 닫았더랬다. 근데 알고보니 이 기회가 아주 귀한 기회였던 것. 이후로는 남는 방을 하나도 구경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누군가 예약했다 취소했던 방을 내가 잠깐 발견했었던 모양이다. 내가 봤던 Yavapai Lodge의 빈 방은 택스 포함 전 가격이 190달러 정도였다. 시설이 그리 좋지 않다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가격이 비싼 편인 듯. 하지만 그렇다해도 너무 가고 싶었는데......;(


포기해야 했지만 포기하긴 너무 아쉬워서 (이미 엔텔로프 캐년 등 포기한 게 너무 많단 말이다.....) 울상으로 계속 빈 방이 나는지 찾아본답시고 페이지 새로고침을 반복하고 있는데 보다 못한 남편의 제안, 첨엔 그렇게 캠핑이 하고 싶었다며 아예 우리끼리 캠핑을 하는 게 어때? 실제로 한인들이 이용하는 투어에서 밤에 잘 때는 캠핑을 한다고 하던데 그 캠핑이 너무 하고 싶어서 투어를 해야겠다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결국 까였지만..;;).


그리하여 두번째로 생각하게 된 것이 그랜드 캐년 내 캠핑이었다.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에 있는 캠핑 사이트는 두 곳이 있다. Mather Campground와 Desert View Campground. 각각 그랜드 캐년의 유명한 view point인 mather point와 desert view point 가까이에 있는 campground이다. 둘 중 더 유명한 곳은 Mather Campground인데 아마도 규모가 훨씬 더 크고, 시즈널로 운영되는 Desert View Campground와 달리 1년 내내 운영하기 때문인 듯.


슬픈 사실은 이러한 Campground들도 무척 인기가 많아서 예약이 아주 일찍 다 차버린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아보았을 때 당연히 이 두 곳의 Campground에 남은 자리는 없었다. 그랬는데! 정말 우연히 누군가 취소한 자리를 남편이 잽싸게 잡을 수 있었던 것. 남편이 일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체크를 해 보았는데 남는 자리가 있다길래 내가 당장 들어가서 예약을 했다.


그랜드 캐년 내 Lodge나 Campground의 경우 아주 가까운 시점까지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계속 새로고침을 하다보면 가끔 이렇게 빈 자리가 나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아주 자주 체크를 해보았는데 처음 한번 외엔 Lodge의 빈 방을 보지 못했고, Campground의 빈 자리 역시 우리가 운 좋게 잡은 한자리 외에 또 풀리는 자리를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Mather Campground 예약하기


Mather Campground는 위 사이트를 타고 가서 예약하면 되는데, 처음에 붉게 표시되어 있는 것처럼 성수기로 분류되는 3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는 예약이 필수라고 한다. 다른 캠핑장 같은 경우 그냥 가서 빈 자리를 잡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여기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실제로 우리가 1박을 하러 갔을 때에도 입구부터 FULL 이라고 써 있었고 우리가 체크인을 여기서 하면 되냐고 안내원인 듯한 사람에게 물었을 때 예약을 했는지를 가장 먼저 물어보았다. 예약은 6개월 전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여행 계획이 잡혔다면 일단 예약부터 하기를 추천한다.


가격은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사이트가 1박에 $18.00로 아주 저렴하다. 1박에 190달러인 Lodge를 예약하려다가 못한거였는데, 이렇게 저렴하다니 밤에 고기를 무제한 구워먹을 수 있겠다! 생각하며 기뻐짐.





Mather Campground에는 총 300개가 넘는 사이트가 있는데 우리가 예약할 수 있었던 자리는 176번이었다. Standard Nonelectric site인데 선택의 여지 없이 예약하게 된 것에 비하면 화장실과 식수대도 가까이에 있는 아주 좋은 자리였다. 이건 실제로 가보고 더 감탄하게 되었던 점. 여기 부지가 상당히 넓어서 화장실이 멀리 있으려면 엄청 멀 수도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이트 종류는 3가지로 구분된다. Tent Only, Standard, 그리고 RV 사이트. Tent Only는 말 그대로 텐트만 칠 수 있는 곳이고, RV 사이트는 캠핑카를 세울 수 있는 곳. Standard는 적혀있는 vehicle length에만 맞으면 캠핑카나 텐트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처음에는 RV 사이트밖에 예약을 못하더라도 거기에 텐트를 치면 되는 거 아냐?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RV site 들은 바닥이 너무 울퉁불퉁해서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자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아무튼, 선택의 여지 없이 잡은 자리가 Standard 였던 것도 참 운이 좋았던 셈.





각 캠프 사이트는 종류와 상관없이 큰 테이블 하나와 바베큐를 할 수 있는 화로(?) 하나, 그리고 텐트를 칠 수 있는 (혹은 RV 차를 세울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고, 자기가 끌고 온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Tent Only site라고 해도 SUV 차 한대 정도를 주차할 자리는 아주 여유 있게 있으니 주차 자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됨. 한국의 캠핑장은 (나는 가본적이 없지만) 캠프 사이트마다 간격이 좁아서 남이 뭘 하는지가 훤히 보인다고 하는데 여기는 사이트 사이의 가격이 정말 넓어서 밤에 어두워지고 나면 정말 주변에 누가 있는지가 전혀 보이지가 않는다. 가끔 화장실 가는 사람들이 조명을 들고 움직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뿐.


남편이나 나나 난생 처음으로 해보는 산 속 캠핑이었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전혀 몰랐고 알아보느라 아주 애를 먹었다. 캠핑 도구들은 대여를 한 것도 있고 구입한 것도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추가로 포스팅 하는 걸로... 


이래저래 빡센 여행이었기 때문에 아직 몸이 회복 중이라 움직일 때마다 에고고, 소리가 절로 나지만, 오랜만에 누린 정말 멋진 휴가였기에 그 후기를 시작하는 마음 역시 무척 기쁘다. 밤이면 쏟아질 듯한 별에 눈이 홀리고, 아침엔 눈을 뜨자마자 그랜드 캐년의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그랜드 캐년 내 캠핑. 예상보다 훨씬 황홀했던 그 후기 역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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