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있는 남편의 아내를 위한 발렌타인 선물 :: 구글홈미니 Google Home Mini, 짧은 사용 후기
놀랍게도 남편이 짠! 하고 건네 준 발렌타인 데이 선물은 구글홈미니였다.
발렌타인 데이가 가까워지면서 내가 계속 선물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그냥 장난감이야 장난감. 혼자 애 볼때 심심하지 말라고 장난감 하나 샀어. 했었는데, 그 장난감이 바로 구글홈미니였던 것이다.
내가 예전에 한창 구글홈을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시절이 있었는데, 남편은 저런거 쓸모도 없다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었다. 그런데 역시나 구글홈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비싸고, 마침 세일하는 구글홈미니를 선물해야겠다 생각했다고 한다.
아이를 안고 왔다갔다 할때나 아무튼 아이 때문에 양 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 그래도 입이라도 나불나불 심심하지 말라고?
아무튼 나는 구글홈미니를 받아들고 생각보다 무척 마음이 들떴다.
포장을 열어보았다. 굉장히 심플한 구성. 뭔가 AI 스피커라고 해서, 셋업이 복잡할거라 지레 겁먹었는데, 시키는대로 구글홈 어플을 설치하고 나니 알아서 셋업을 다 해주었다. 내 목소리를 인식할거라며 시키는 말을 시키는 대로 따라했더니 어느 순간 셋업 완료.
내가 Okay, Google! 이나, Hey, Google! 을 외치면 구글홈미니는 이렇게 귀를 쫑긋 세운다. 아직 요 스피커로 제어할 수 있는 전자기기를 연결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냥 말로 할 수 있는 것만 해보고 있는데 이게 참, 세상 이렇게 편할 수 있나 싶다.
일단 아직 미국 단위가 익숙하지 않은 내게, 파운드나 인치, 화씨 온도 등을 킬로그램, 센치미터, 섭씨 온도로 말로 물어보기만 하면 바꾸어 알려 주는 것도 넘나 좋고, 아침마다 지금 시간이 몇시인지 오늘 날씨는 어떤지를 물어보며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꽤나 신나는 일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가입하면 유투브 음악도 재생해 준다는데 아직 그런 서비스를 가입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냥 재즈 음악 틀어줘, 클래식 음악 틀어줘, 커피 마실 때 듣기 좋은 음악 틀어줘, 등등의 부탁에는 아주 적절한 음악을 자동으로 골라 재생해 준다.
요즘 무엇보다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능은 아기를 위한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는 것인데, 자장가나 아이가 놀 때 듣기 좋은 음악 등을 부탁하면 알아서 다양한 음악들을 재생해주어서 듣다 맘에 드는 곡이 나오면 이 노래는 제목이 뭐야? 물어봐서 제목도 기억해 둘 수 있다.
두달 된 아기랑은 뭐하고 놀아야 돼? 물었더니 터미타임 하라고 해서 깜놀함. 너 정말 똑똑하구나?
구글홈미니는 한국말도 인식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거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일단은 그냥 영어로 두고 쓰고 있는데, 세상에 내 엉망진창 영어도 아주 찰떡같이 알아들어 주어 감개무량하다. 언어의 장벽도 무색하게 하는 구글의 기술력이라니!!! 아기 팔에 안고 진짜 심심할 때 그냥 아무 말이나 걸면 구글홈미니도 아무 말로나 대답해주니 정말 남편 말대로 이건 장난감이구나 장난감.
앞서 열거한 기능들에도 무척 놀랐지만 기계치인 내가 정말 우와~ 하면서 놀랐던 점 두가지를 들어보자면,
1. 남편의 목소리와 내 목소리를 구별한다.
따로 각자의 어플을 깔아 목소리를 등록했더니 남편 목소리와 내 목소리를 아주 잘 구별해 내서, 남편이 스케쥴을 물어보면 남편 캘린더의 스케쥴을 읽어주고, 내가 물어보면 내 캘린더의 스케쥴을 읽어준다. 마찬가지로 내가 스케쥴을 캘린더에 등록해 달라고 부탁하면 내 캘린더에 자동으로 등록해 주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남편과 나는 성별이 달라 목소리 구별이 좀 쉬울 것 같기도 한데 같은 성별의 다른 사람 목소리도 이렇게 잘 구별해 내는지가 무척 궁금하다!
2. 속삭이는 목소리도 잘 알아듣는다.
아이를 위한 자장가를 틀어달라고 했다가 아이가 잠들었을 때, 아주 속삭이는 목소리로 15분 이따 음악 꺼줘! 라고 말해보았는데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서 눈만 뜬채로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지금 시간과 오늘 날씨 등을 물어보아도 제대로 알아듣고 대답해 줄 수 있는 거겠지.
아직 AI 스피커를 AI 스피커 답게 아주 스마트하게 사용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 조그맣지만 아주 똑똑한 친구에게 남편도 꽤나 반해버려서 어울리는 것들을 하나 둘 사 모아도 괜찮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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