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아 :: 신생아 기저귀 발진에 대처하는 방법들 + 미국 기저귀 이야기 (feat. Pampers P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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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아 :: 신생아 기저귀 발진에 대처하는 방법들 + 미국 기저귀 이야기 (feat. Pampers Pure)

 

처음 출산 준비물들을 사들이기 시작할 때, 아기가 기저귀 발진이 생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이야기들이 여럿 보이기도 해서 미국에서 국민 기저귀 발진 크림으로 불리는 데시틴은 구매 목록에서 제거하기까지 했던 나였다. 그런데 나와 내 아기는 불행히도, 신생아 기저귀 발진이라는 무시무시한 경험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아기가 생후 2주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다. 나는 기저귀 발진이 생길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기도 하였고, 한 겨울, 조금은 어두컴컴한 방 한구석에서만 기저귀를 갈아서 그랬는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었다. 그런데 어머님이 먼저 발견하신 것. 아주 심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엉덩이가 기저귀에 닿는 부분이 빨갛고 반질반질하게 변해있었던 것이다.

 

깜짝 놀란 우리는 기저귀 발진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열심히 찾아보며 하라는 짓은 정말 다 해 보았다. 아주 심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일주일 조금 넘게 지난 후에는 발진이 많이 괜찮아 지기는 하였지만, 정말 그 사이의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아기는 엉덩이가 아프니까, 뉘여 놓으면 제대로 누워있지도 못하겠다는 듯 손 발을 바르르 떨면서 악을 쓰며 울어대는데 정말 마음이 찢어진다는 말이 이런 말이구나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어머님은 자리를 뜨질 못하고 옆에서 계속 지켜보고만 있는 나를 억지로 끌어내서 밥을 먹으라고 하시곤 했다. 어머님이 아기를 돌보시는 동안, 여전히 방안에서 들리는 아기 울음 소리를 들으면서 나도 같이 꺽꺽 울면서 미역국을 억지로 후루룩 넘겼던, 역시나 어둡기만 한 겨울 밤의 기억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아기도 고생이지만 엄마도 맘 고생 제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신생아 기저귀 발진. 오늘은 그에 대처하는 방법들에 대해서 정리해 보려고 한다.

 

 

우선 첫째로, 기저귀 발진이 생기면 기저귀는 가능한 한 오래, 자주 벗겨두는 편이 좋다고 한다.

 

기저귀 때문에 생긴 발진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인지도... 기저귀를 채워두면 꼭 오줌으로 젖어있지 않다 하더라도 땀 등으로 습기가 차기 쉽고, 그러면 발진이 악화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가능한 한 오래 기저귀를 벗겨두어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참, 말이 쉽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어머님께서 한국에서 가지고 오신 천 기저귀 5장을 돌려가며 아기 엉덩이 밑에 깔아두었는데 신생아 시절의 아가들은 오줌이건 똥이건 정말이지 수시로 지려대기 때문에, 깨끗한 한장의 천 기저귀를 깔아두었다가 더러워지면 다른 쪽으로 돌리고 또 접어서 깨끗한 부분을 깔아주고 하는 식으로 사용하여도 정말 순식간에 새로운 천 기저귀로 바꾸어 주어야 했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번씩 손 빨래를 해가며 기저귀를 빨고 건조기로 말리고 하는 일의 무한 반복. 아, 이 때의 기억은 정말 떠올리기 싫다.............

 

두번째로는, 물티슈의 사용을 자제하고 되도록 깨끗한 물로 엉덩이를 씻어주는 것이다.

 

기저귀를 갈 때 물티슈로 엉덩이를 닦고 손수건으로 엉덩이를 잘 말려준 뒤 새 기저귀로 갈아주는 것이 보통인데, 물티슈의 경우 아무래도 물 이외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발진이 생겼을 때는 물티슈 말고 깨끗한 물로 엉덩이를 씻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생각하면 이 방법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기를 혼자서도 척척 씻길 수 있는 엄마가 된 지 아주 오래니까. 그런데 아가가 태어난지 2주 되었던 그 시절에는 나 혼자 아기를 씻기는 것은 정말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시기이기 때문에 혼자서 아기의 엉덩이를 흐르는 물로 닦아주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초보 엄마들을 위해서 유튜브에 찾아보면 초보 엄마 아빠를 위한 아기 엉덩이 씻겨주는 방법 동영상이 정말 많이 있다. 나도 그런 걸 보고 머릿속으로 무수히 연습한 후에 용기를 내어 혼자서 아기 엉덩이를 씻겨주기 시작하였다.

 

한번 몸에 익혀두면 굳이 기저귀 발진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도 아기 엉덩이가 더러울 때 수시로 엄마 혼자서 아기 엉덩이를 씻겨줄 수 있기도 하니까, 연습해 두는 편이 좋은 것 같다.

 

다음은 약품에 의존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앞서 말했듯, 나는 아기에게 기저귀 발진이 생길 줄 모르고 데시틴을 구입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급한 마음에 손에 잡힌 것이 바로 아쿠아포였다.

 

 

아쿠아포의 다양한 사용 용도들 중 기저귀 발진도 당당하게 적혀 있었기 때문에, 일단 아쿠아포를 사용해보기 시작하였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심하지 않은 발진의 경우 아쿠아포만 발라줘도 하루만에 엉덩이가 괜찮아 지기도 한다고 해서 기대를 조금 하였지만 불행히도 우리 아가의 기저귀 발진에 아쿠아포는 그리 큰 효과가 없었다.

 

이틀 정도? 아쿠아포를 열심히 사용하다가 결국, 안되겠다 싶어 우리는 미국에서 국민 기저귀 발진 크림으로 불리는 데시틴을 구입해 왔다.

 

 

징크 옥사이드가 함유되어 있어서 생긴 것이 아쿠아포에 비해 훨씬 유독해 보여서 발라주는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역시 국민 기저귀 발진 크림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닌지, 하루 정도 사용했을 뿐인데 효과가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옆에서 지켜보시던 어머님도 아쿠아포는 영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며 고개를 저으시다가 데시틴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나서는 많이 괜찮아진 것 같다며!!

 

데시틴은 징크 옥사이드 때문에 불투명한 하얀색의 크림인데 이걸 다른 연고들처럼 엉덩이에 흡수시킬 듯 얇게 바르는 것이 아니라 아주 덕지덕지 바른다는 느낌으로 과량 발라 주어야 한다. 처음에는 잘 씻기지도 않고 이게 맞는건가 싶은데, 이게 엉덩이에 머무르면서 습기 등으로부터 아기 엉덩이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거라고!

 

사진을 보면 튜브가 아주 홀쭉해져있는데, 저게 아기가 기저귀 발진으로 고생하던 그 한주 남짓의 기간동안 사용한 것이다. 이후로는 다행히도 사용할 일이 없었으니까.

 

참고로, 지난번 출산 준비물 정리하면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2019/05/21 - 미국 생활 :: 육아 다섯달 경험으로 되짚어보는 출산 준비물 리스트, 03. 목욕&위생용품/세탁용품

 

미국 생활 :: 육아 다섯달 경험으로 되짚어보는 출산 준비물 리스트, 03. 목욕&위생용품/세탁용품

미국 생활 :: 육아 다섯달 경험으로 되짚어보는 출산 준비물 리스트, 03. 목욕&위생용품/세탁용품 꾸준히 적어보려고 했으나 이번엔 지난번보다 두달이나 지나 작성하게 되었다. 아무튼 오늘은 계획했던 대로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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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발진이 쉽게 생기는 아가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

 

 

바로 이것! 얼스마마에서 나온 다이퍼 밤이다.

 

이것을 구입한 것은 아기 기저귀 발진이 거의 다 나았을 무렵이었다. 그런데 아기 엉덩이가 완전히 뽀얗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괜찮아졌다가도, 가끔은 또 발갛게 되기도 하며 매일 컨디션이 달랐던 거다. 발갛게 될 때마다 데시틴을 발라주었는데,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 데시틴 아무래도 몸에 너무 안좋을 것 처럼 생겼어....!!

 

그래서 찾게 된 제품이다.

 

이건 성분도 아주 좋은 제품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이 아기 엉덩이가 발갛게 될 때마다 수시로 엉덩이에 발라주곤 한다. 그러면 정말 다음번 기저귀를 갈 때에 바로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말 너무나 추천하고 싶은 제품! 밤 Balm이라는 이름처럼 고형으로 되어있어 하나 구입해두면 아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기저귀를 바꾸어보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기저귀 발진이 생기면 기저귀를 바꾼다! 이건 거의 공식과도 같은 듯. 우리 아가는 병원에서 사용하던 기저귀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하기스 리틀 스너글러 Huggies Little Snugglers 라는 제품. 병원에서 적지 않은 양을 받아 오기도 했고, 처음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같은 제품을 더 구입했던 것이다. 

 

그런데 발진이 생기면 기저귀를 바꾸어 보라고 하는 조언을 보고, 하기스 리틀 스너글러 만큼이나 미국에서 많이들 사용하는 팸퍼스 스와들러 Pampers Swaddlers로 바꾸어 본 것. 100% 기저귀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발진을 치료하기 위해 다른 방법들을 워낙 많이 사용했었으니까...) 기저귀를 바꾸고 나서 아기 엉덩이 상태가 훨씬 좋아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가격은 팸퍼스 스와들러가 하기스 기저귀보다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이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처럼 하기스 기저귀를 사용하다 발진이 생겨 팸퍼스 스와들러로 바꾸었더니 괜찮아 진 경우가 있는 반면, 완전히 반대로 팸퍼스 스와들러를 사용하다가 발진이 생겨 하기스 리틀 스너글러로 바꾸었더니 괜찮아졌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아기들마다 다른 것 같다.

 

둘다 사용해 본 경험으로 장단점을 꼽아보자면, 하기스 리틀 스너글러가 엉덩이 뒤쪽으로 날개 같은 것이 하나 더 있어서 아기 응아가 뒤로 새는 일이 팸퍼스 기저귀보다 더 적었다. 그런데 기저귀를 채워 줄 때 붙이는 스티커 같은 부분이 기저귀에 약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 짧은 기간 (2주 조금 넘게?) 사용하는 동안 스티커가 떨어져 기저귀 자체를 못쓰게 된 경험이 세번은 되는 것 같다. 반면 팸퍼스 기저귀는 이후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면서 단 한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팸퍼스 스와들러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 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저귀는 팸퍼스에서 작년에 새로 출시한 라인으로 팸퍼스 퓨어 프로텍션 Pampers Pure Protection이라는 제품이다. 온갖 알러젠들과 유해한 성분들이 없다고 무척이나 광고를 하며 출시한 라인인 만큼 가격이 팸퍼스 스와들러보다도 또 훨씬 비싸기는 하다. 

 

 

사진은 팸퍼스 퓨어 기저귀의 모양. 하기스 기저귀는 그래도 기저귀에 귀여운 무늬가 있었는데 스와들러가 너무 밍밍하게 생겨 서운했다가 퓨어 기저귀는 그래도 이 정도로는 귀여워서 다행이다.

 

원래는 스와들러를 사용하면서도 항상 아기 엉덩이가 조금은 불그스름 했었고, 나는 기저귀를 항상 하고있는 아기들 엉덩이는 원래 그런건가보다, 생각하며 지냈었다. 그런데 한번 추천받고 팸퍼스 퓨어를 사용해보았는데 엉덩이의 붉은 기운이 싹 사라진 거다. 이 모습을 보니 가격이 부담된다고 해서 다시 스와들러를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팸퍼스 스와들러나 하기스 리틀 스너글러를 사용해서 괜찮은 경우라면 팸퍼스 퓨어까지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만약 우리 아기처럼 아주 예민한 엉덩이를 가진 아기 엄마라면 팸퍼스 퓨어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보길 바란다.

 

나도 처음에는 어른들이 아기를 낳은 집에 애기 기저귀 값이나 하라며 용돈을 준다,는 그 의미를 전혀 모르다가 아기를 키우기 시작하니 기저귀 값이 상당하구나...를 실감하게 된 1인으로서, 비싼 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안다. 하지만 아기가 자랄수록 신생아 시절보다는 하루에 사용하는 기저귀 갯수가 줄어들기도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조금은 욕심을 부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이 외에도 미국 내에서 프리미엄 기저귀라고 하는 세븐스 제네레이션 Seventh Generation이나 어니스트 Honest 기저귀도 사용해 보았다. 그런데 둘다 기저귀에 wet indicator (기저귀가 젖으면 색이 변하는 노란색 선)가 없어서 불편하기도 하고 세븐스 제네레이션 기저귀의 경우, 정말 너무너무너무 잘 새서, 이걸 사용하라고 만든건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이것 때문에 내가 손빨래를 또 얼마나 했던가.......... 어니스트 기저귀는 모양이 정말 너무 예뻐서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두께가 너무 두껍고 (아기가 더울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기저귀 안에 철사 조각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페이스북에서 접하게 되면서 사용할 생각을 완전히 접게 되었다.

 

그런데 조만간 밤에 사용하는 기저귀를 따로 사용하기 시작할 예정인데, 그건 어니스트에서 나오는 오버나이트 기저귀를 사용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상, 아직도 생각만 하면 눈물 젖은 미역국이 떠오르는 우리 아가 신생아 기저귀 발진. 아기가 제일 고생이겠지만 못지 않은 마음 고생을 하고 있을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길 빌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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