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이유식 1단계, 완모아가를 위한 소고기미음 만들기 (시판 쌀가루 이용)
쌀미음을 4일간 먹인 후 바로 다음으로 나는 소고기미음을 만들었다. 내가 참고로 보고 있는 이유식 책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잠깐 언급한 적이 있지만, 6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쌀미음 다음으로 바로 소고기미음을 시작하고, 이후에는 쌀과 소고기가 들어간 소고기미음에 원하는 야채를 하나씩, 두개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유식을 진행한다.
이유는 모유 수유 아기들의 경우 생후 6개월이 지나가면 엄마에게서 받은 철분이 고갈되기 시작하기 때문. 철분을 제대로 공급해 주지 않으면 악성빈혈 같은 것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분유 먹는 아기들의 경우에도 생후 6개월이 지나가면 분유로 공급 받는 철분의 양도 아기의 성장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이유식에 소고기를 추가해 주는 것이 좋다.
따라서, 분유를 먹는 아기가 생후 약 4개월 정도부터 이유식을 시작했다면, 쌀미음 > 채소미음 > 소고기 (생후 6개월 무렵) 순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생후 6개월 정도부터 이유식을 시작했다면, 모유 수유를 하는 아가든 분유만 먹는 아가든 상관없이, 쌀미음 다음으로 소고기미음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는 것.
소고기미음 만들기 준비 과정
첫째. 어떤 부위를 선택해야 하는가.
이유식을 위한 소고기는 지방보다 살코기가 많은 부위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대표적으로 안심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아주 부드럽고 살코기 위주로 되어 있어서 이유식에 안성맞춤이지만, 단점이라면 가격이 비싸다는 것. 우둔살이나 홍두깨살 같이 역시 기름이 적은 살코기 위주의 다른 소고기 부위를 이용할 수도 있다.
집근처 Whole Foods Market에 고기를 사러 갔다. 소고기 안심 부위를 사려면 미국에서는 tenderloin을 구입하면 된다. 기왕이면 유기농, 거기다 기왕이면 풀 먹고 행복하게 자란 소의 살점을 이용하고 싶은 마음에 눈이 한정 없이 높아져서 있는 고기들 중 가장 비싼 고기를 구입했다.
4분의 1파운드를 달라고 했더니 0.27 lb를 달아 주셨다. 나는 이걸 4회 분량을 4번 만들 수 있도록 4등분하여 한 조각은 바로 사용하고 나머지 세 조각은 조금 잘게 잘라 비닐랩에 싸서 냉동보관하였다. 소고기 양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자세히 이야기 하려고 한다.
둘째. 소고기 핏물 빼기 - 얼마나 빼야 하는가
소고기미음을 만들 때, 모든 책들에서 가장 첫번째 과정이라고 말하는 것이 소고기 핏물 빼기이다. 그런데, 소고기 핏물을 얼마나 빼야하는지는 모든 책이 다 달리 이야기한다. 한 그릇 뚝딱 이유식에서는 반나절 이상 물에 담궈 뺴라고 하고, 소유진 이유식책에서는 물에 담궈 한시간 이상, 삐뽀삐뽀 119 이유식에서는 물에 담궈 30분 정도를 빼면 좋은데 아기가 핏물을 빼지 않고 만들었을 때도 잘 먹으면 굳이 빼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소고기를 먹이기 시작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철분 공급인데 다량의 철분이 들어있는 핏물을 너무 완전히 제거하려고 들면 소고기를 먹이기 시작하는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어떤 책에서 핏물을 너무 오래 빼면 철분이 아니라 소고기를 통해 단백질만 섭취하는 격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나는 삐뽀삐뽀 119 이유식의 말을 듣기로 결정.
처음에는 핏물을 물에 담궈 빼지 않고, 키친타올로 가볍게 눌러 제거하는 정도로만 핏물을 뺀 다음 소고기미음을 조리하였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누린내가 심하게 나길래 걱정했는데 의외로 아기는 잘 먹어주었다. 하지만 만들어 먹이는 내 기분도 중요했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는 고기를 5분씩 2번 약 10분 정도 물에 담궈 핏물을 제거하였다. 그랬더니 누린내도 훨씬 덜하고 역시 아기도 잘 먹어주었다.
소고기 핏물을 얼마나, 어떻게 빼야하는지는 다들 너무 하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만큼은 엄마가 생각해서 결정해줘야 할 것 같다.
소고기미음 만들기
준비물
쌀가루 18 g, 소고기 30 g, 물 360 ml,
냄비, 스파츌라, 거름망, 핸드블렌더
시판 쌀가루가 한봉에 18 g이 들어있는데 나는 이걸로 총 4회분의 이유식을 만든다. 따라서 총 4회분에 해당하는 소고기를 넣어주어야 하는데 초기 이유식에서 소고기미음에는 소고기가 1회에 5~10 g이 들어가면 된다고 한다. 나는 사 온 소고기의 기름과 힘줄 같은 것들을 모두 제거한 다음 약 30 g씩 되는 덩어리 4개를 만들었다. 30 g 정도의 소고기로 4회 분량의 미음을 만드는 거니까 1회에 7~8 g 정도가 들어가게 되겠다.
1. 핏물 제거
사 온 당일의 소고기는 이렇게 키친타올로 핏기만 제거하고 바로 사용하였다. 이후 냉동 해두었던 고기는 냉장고에 옮겨 하루밤 해동한 후 물에 10분 (5분씩 2번) 담궈두어 핏기를 제거하고 사용하였다.
2. 소고기 삶기
물 300 mL를 끓인 후 끓는 물에 소고기를 넣고 5분간 삶아주었다. 소고기를 한김 식히면서 소고기를 삶은 육수도 식혀준다.
3. 소고기 갈기
한김 식힌 소고기 삶은 육수 위에 응고된 기름 등을 체에 걸러 제거하고, 그 물에 소고기를 넣고 핸드블렌더 등으로 갈아준다.
이날은 냉장된 고기를 바로 사용해서인지 기름이나 고기 삶은 물 위에 뜨는 부산물 등이 많지 않았는데, 이후부터는 조금씩 걸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4. 소고기 간 물 체에 거르기
앞서 소고기를 간 물을 체에 걸러 덩어리 등이 있는 것을 제거한다. 총 250 ml의 소고기 간 물이 나왔다.
5. 소고기 미음 만들기
앞서 소고기 간 물이 250 ml 나왔으므로 110 ml (360 - 250 mL)의 차가운 물에 쌀가루를 풀어준 후 4번에서 만들어진 소고기 간 물을 부어준다. (쌀가루 18 g에 물이 360 mL 들어가는 20배죽을 만드는 기준으로 한 것!)
그리고 쌀미음을 끓이는 것과 동일하게 중간불에서 보글보글 끓으면 잠시 후 약불로 바꾸어 4분~5분 끓여주면 완성.
6. 소분 및 보관
지난 번에 만든 쌀미음보다 조금 더 되직하게 만들었다. 지난 번에도 처음 만들었을 때 농도는 적당한 것 같았는데 숟가락으로 아이에게 계속 떠먹이다 보면 아기 침 때문에 미음이 소화되어서 점점 물처럼 변하여 먹이기가 힘들어 지길래 그보다 조금 더 되직하게. 근데 이정도가 딱 적당했던 것 같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용기에 나누어 담고, 다음날 부터 먹일 예정이었기 때문에 2개는 냉장, 2개는 냉동 보관하였다.
여기까지, 소고기미음 만드는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앞서도 얘기했 듯, 고기 냄새가 좀 나서 걱정스러웠는데 아기는 생각보다 잘 먹어주었다. 쌀미음까지만 해도 다 비우지 못했었는데 소고기미음을 시작하고 3일차 부터, 한회 분량을 모두 먹어주었다.
고기 냄새를 잡기 위해서 고기를 삶을 때 양파 등을 함께 넣고 삶은 경우도 있다고 봤는데, 너무 초기 이유식인데다 아기가 다른 야채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런 방법은 사용하지 않았다.
다음에는 야채를 넣은 소고기미음 만드는 방법을 가지고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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