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경험 제로 상태로 사장에 취임! 하듯, 나나이로 펠리컨 <엄마가 되었습니다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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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경험 제로 상태로 사장에 취임! 하듯, 나나이로 펠리컨 <엄마가 되었습니다 1, 2>

 

리디셀렉트에서 무거운 책들을 내리 읽어내다가, 잠깐 쉬어갈까 하는 생각으로 보게 된 만화책 두권. 예전에도 리디셀렉트에서 읽는 이런식의 생활만화를 가볍고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큰 고민 없이 선택하였다. 물론 제목이 내 현재 상황과 아주 잘 들어맞는 듯 했던 이유가 가장 컸겠지만....

 

 

 

1권은 아기 출생 순간부터 돌이 조금 넘는 시기까지의 이야기, 2권은 그 이후부터 두돌 정도까지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직장을 다니다가 임신을 계기로 퇴사하고 전업맘으로 아기를 돌보며 블로그를 운영했는데, 블로그에 올렸던 육아일기들을 책으로 묶은 것 같았다. 실감나는 생활 이야기들과 더불어 챕터가 끝나갈 때에는 블로그에서 수집한 다른 비슷한 시기의 아기를 키우는 육아맘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적어주어 더 읽는 재미가 있었다.

 

 

 

책의 아주 초반부, 엄마가 된다는 것은 마치 경험 제로 상태로 사장에 취임한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오는데 정말 공감이 되어 캡쳐해 보았다. 처음 엄마가 되었을 때, 아기를 위한 결정은 모두 내가 해야한다는 것이 정말 그렇게나 부담스러울 수 없었다. 지나는 말처럼 누군가가, 너는 엄마가 그런 것도 몰라서 어떡해? 그런건 엄마가 알아서 해야지. 하는 말을 듣는 것이 정말 너무 두려웠던 기억.

 

정말 과장이 아니다. 처음 아기를 집에 데려와 눈 앞에 두고 있을 때에는 매 순간순간이 긴장되었고 아주 작은 모든 것들에 대해 벌벌 떨게 된다. 얼마 전 남편이랑 나란히 앉아 뭔가를 먹으면서 새삼스레, 이렇게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잘못 뉘여놓는 걸로도 질식사의 위험이 있고, 아무튼 절대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생명을 무슨 용기로 낳자고 다짐하였던 걸까. 하며 대화를 했던 기억도 난다. 

 

아기를 기르며 아이를 돌보는 것만 힘든 것이 아니라, 그런 육아의 나날 속에 점점 사라져 가는 내 모습에 대한 우울도 적절히 담겨있어 공감이 됐다.

 

이렇듯 진지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육아맘들이라면 그래 이거! 하며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들이다. 아기가 응아를 할 때 몸을 길게 빼는 모습을 정말 실감나게 그려낸다든지, 옷이 더러워져 하루에 다섯번씩 옷을 갈아입혀야 했던 일화 등, 비슷한 시기의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정말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육아선배인 친구에게, 아기가 너무 빨리 자라는 것 같아, 귀여운 시기가 너무 금세 지나버릴 것 같아 아쉽다고 했을 때 친구가, 아기는 매 순간 그때가 가장 귀엽다고, 자라면 자라서 새로 습득한 스킬들 때문에 더 귀여운 것 같다는 말을 해주었었는데 진짜 그런가보다. 이 책의 작가도 매 순간, 아기의 귀여움이 절정이라며 진심으로 말하는 걸 보니.

 

그리고 1권의 마지막 즈음에 아기 젖을 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아직 이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나도 젖을 뗄 때 쯤엔 비슷한 허전함을 느끼게 될것만 같아 벌써부터 마음이 쓸쓸해졌다. 지금은 모유수유 때문에 술도 커피도 초콜렛도 맘껏 먹을 수 없다며 (그래도 가끔 먹고는 있지만) 불평하지만, 정말 젖을 떼야할 때가 되면 나도 똑같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아기와의 시간을 안타까워하게 되겠지.

 

 

 

이건 2권에 나온 두 장면인데, 2권 내용은 아직 우리 아기가 그만큼 자라지 않아 경험하지 못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왼쪽에 캡쳐한 내용은 지금도 너무너무 공감이 되는 내용이어서 진짜 빵터져서는 캡쳐했다. 1초에 1mm 속도로 멀어진다. 저거 완건 내 모습 같잖아!!!!!!

 

작가의 모습은 정말 꾸며지지 않은 초보 엄마의 모습 그대로인 듯 해서 보는 내내 재미있고 공감도 됐다. 아기가 너무 힘들게 할 때에는 짜증도 나는데 그러고 나면 금세 또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는 모습이 정말 꼭 내 모습 같았다. 하지만 그런 전쟁 같은 육아 사이사이에 아기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다 추억이 되는거겠지, 마지막은 아주 훈훈한 결말이라 뭉클해지기도 했다.

 

육아의 경험을 공유하지 못한다면 이렇게 재밌게 보지는 못할 것 같기도 하지만 나는 정말정말 재밌게 잘 본 것 같다.

 

육아맘들에게 가볍게 읽어보길 추천추천한다.

 

엄마가 되었습니다 1
국내도서
저자 : 나나이로 펠리컨(ナナイロペリカン ) / 조찬희역
출판 : 꼼지락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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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었습니다 2
국내도서
저자 : 나나이로 펠리컨(ナナイロペリカン ) / 조찬희역
출판 : 꼼지락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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