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캣츠 로터리로 감상한 후기 Musical Cats, Broadway in New York (feat. 내 생애 최고의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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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를 로터리로 봤다. 사실 캣츠 로터리는 지난 번에도 당첨 된 적이 있는데 뮤지컬 보다는 야구를 보자며 결제를 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정작 필요할 땐 안된다고 이번에는 당첨이 안될까봐 걱정했지만, 다행이 필요한 이번에도 당첨이 되었다. 로터리 등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저렴하게 볼 수 있는 팁은 이미 정리해 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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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창 밖으로 보이던 뮤지컬 캣츠 광고. 아마 우리 로터리 되려는 계시인가봐. 하며 말도 안되게 웃으며 찍은 사진. 이 때만 해도 로터리에 당첨될 줄은 모르고, 만약 당첨되지 않으면 TKTS 창구에 가서 티켓을 구입할 작정이었다. 오후 3시에 결과가 나오는 거였는데, 우리가 막 호텔 체크인을 하고 방을 둘러보며, 생각보다 방이 너무 멋지다며 감탄하던 순간에 당첨을 알리는 메일이 도착하였다. 전망이 정말 멋졌던 뉴욕 호텔 후기는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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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뮤지컬 캣츠 로터리 당첨이 되었고, 1인 40불에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로터리 당첨 결과 공지 한시간 이내에 결제를 하면 되고, 티켓은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공연장 박스 오피스에서 수령이 가능하다. 물론 본인 확인이 가능한 신분증을 지참해야한다.





두근거리며 찾은 뮤지컬 캣츠를 공연하는 Neil Simon Theatre 도착! 공연장 오픈을 정말 공연 30분 전에야 시작하는지 공연장 옆으로 줄이 아주 길게 늘어서 있었다. 나는 그냥 그 옆 문으로 들어가 박스오피스에서 티켓을 수령하였고, 수령하는 순간 입장이 시작되었다. 나는 줄을 서야하나? 하며 옆으로 가려는데, 티켓이 있는 사람은 그냥 바로 들어오라고 안내를 해 주어서 아주 금세 공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좌석은 2층에서도 꽤 뒷자리였고 자리도 완전 사이드라 좋지 않긴 했지만, 원래 좌석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기에 괜찮았다. 그냥 공연을 즐기는 마음으로 관람하는 것만 하면 됐으니까. 뮤지컬 캣츠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시놉시스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 선지자 고양이인 ‘올드 듀터러노미’가 새로운 삶을 받을 고양이를 선택하는 날이다. 각 고양이들은 자신들을 소개하기에 바쁘다. 쥐들에게 음악이나 뜨개질을 가르치는 검비 고양이 ‘제니 애니닷’, 바람둥이 고양이 ‘럼텀 터거’, 부자 고양이 ‘버스터포 존스’가 소개된다. 이때 한때는 아름다웠지만 이곳을 떠나 고생을 하고 지치고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나타나 무리와 어울리려고 하지만 거부당한다. 고양이들이 ‘듀터러노미’를 위해 쇼를 준비하기도 하고 댄스 파티를 펼친다. 극장 고양이 ‘거스’는 이제는 늙었지만 지난날의 영광을 그리워하며 [그리울 타거의 최후]를 연기하던 당시를 떠올린다. 친절한 기차 고양이 ‘스킴블샹스’가 소개되고 난 후 악당 고양이 ‘맥캐버티’가 나타나 ‘올드 듀터러노미’를 납치해간다. 이때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가 등장해 선지자 고양이‘올드 듀터러노미’를 다시 데려와준다. 선지자 고양이가 올해의 젤리클 고양이를 선발하려는 순간 다시 ‘그리자벨라’가 나타나 새로운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메모리]를 부른다. 그를 경계했던 고양이들은 ‘그리자벨라’를 받아들이고 ‘올드 듀터러노미’는 올해 젤리클 고양이로 그리자벨라를 선택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캣츠 - 젤라클 무도회로의 초대 (뮤지컬 무대)

시놉시스를 읽어보면 정말 내용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이런 단촐한 스토리로 2시간 30분여를 끌어야 하니 엄청 지루할 거라 예상되지만, 정말 극을 보면 몰입될 수 밖에 없도록 무척이나 개성 넘치는 고양이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들을 연신 불러댄다. 이 하나의 극 안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댄스, 그리고 극중의 극까지 깨알같이 들어차있다. 단순한 스토리 탓에 쉬이 지루해 질 걸 염려해 심어놓은 다양한 장치들이겠지. 뮤지컬 캣츠 뮤지컬 넘버들의 가사는 유명한 시인 T.S 엘리엇의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라는 우화시집의 시어들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평소 생활에서는 영어를 듣고 말하는데 그리 큰 어려움이 없는 남편도 처음에 가사를 따라가는 걸 힘들어 했다. 그럴만도 한게 라임을 맞추기 위해 일상 생활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겠지? 그렇지만 나는 문제없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뮤지컬 캣츠를 워낙에 좋아했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부터 뮤지컬 캣츠의 거의 모든 넘버들의 가사를 달달 외우다시피 했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지 확신이 없었는데 각 넘버들을 들을 때 마다 절로 가사가 떠오르고 거의 그대로 따라부를 수 있을 것만 같이 생각이 났다. 역시, 어린 시절의 기억력이란 대단하구나!!!





1막이 끝난 후, 인터미션 동안에는 조명을 켜주어 한층 더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뮤지컬 캣츠의 가장 유명한 넘버를 꼽으라면 단연코 memory일 것이다. memory는 캣츠에서만 유명한게 아니라 그냥 가장 유명한 뮤지컬 넘버를 꼽으라고 해도 순위권에 들만한 정말 유명한 곡이다. 그런데 어린 시절 나에게 이 곡은 그리 감동적이지 않았다. memory보다 좋은 곡들이 뮤지컬 캣츠에는 차고 넘친다고 생각했다. 신나고 각기 다른 장르의 다양한 곡들. 그랬는데... 정말 이번 공연을 통해서 memory를 재발견했다고 해야하나. 정말 이렇게 감동적인 곡인지 미쳐 몰랐다. 이게, 지금껏 봐왔던 뮤지컬들에 비해 memory를 부르는 배우가 더 훌륭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그 동안 이 곡의 진가를 알만큼 제대로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뮤지컬 캣츠는 마지막 memory를 감동적으로 듣기 위해 보는 뮤지컬이라는 평에도 마지못해 고개를 주억일 만큼, 이 곡이 아주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멋진 곡들이 워낙에 많다!!). 2막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memory는 정말 멋졌고, 특히 클라이맥스 부분, touch me,가 울려퍼지는 순간에는 정말 심장이 움직이는 듯한 강렬한 충격을 받았다.





캣츠는 워낙 다양한 팀들의 여러 공연들을 봐왔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들이 몇 있기는 했다. 특정 배우라던지 뭐 그런... 또 공연장의 아주아주 뒷부분에 앉아서 음향이 완벽하지 않았던지 공연 전반적으로 가사전달력이 많이 약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즐겁고 신나는 공연 관람이었고 마지막 memory의 강한 임팩트 덕분에 시간이나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사실 내 인생의 캣츠는 마지막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본 공연이었는데 공연이 끝났을 때는 다시 딱 한번만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유명 뮤지컬 보다는 뉴욕에서만 접할 수 있는 좀 더 작은 공연들을 즐기도록 노력해야겠다 생각했던 게 바로 얼마전인데, 금세 캣츠를 보러 온 것은 아무래도 옛날 기억 때문일 거다. 결혼 기념일인 만큼 좀 의미있는 뮤지컬을 보고 싶었다. 부산에서 서울로 처음 이사를 오던 시절, 학업이나 이런저런 상황들이 아주 안 좋았던 때였는데 이사를 온 바로 다음날 한국에 내한 공연을 온 팀의 뮤지컬 캣츠를 봤었다. 예술의 전당에서였던 것 같다. 이게 거의 15년 전의 일이다. 그 때에는 내가 브로드웨이에서 이 뮤지컬을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그 때 상황은 아주 절망적이었고 나는 무척 슬프고 힘들었어야 했지만, 그 때의 나는 그 상황이 그렇게 절망적인지도 몰랐고 그래서 그렇게 힘들고 마냥 우울하지도 않았었다. 어색하고 생경스러운 장소에서 어른들의 우려섞인 말투와 눈빛이 날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나는 어느 정도의 흥분과 설렘까지 안고 이 공연을 관람했었다. 그 때의 아주 어리고 작은 내가 그 거대한 공연장 한켠에 앉아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 공연을 지켜봤을지, 공연을 보는 내내 그 때의 내가 자꾸 떠올라서 코가 조금은 시큰해졌다. 이러한 갑작스런 청승의 이유로는, 1) 결혼기념일이었다 2) 브로드웨이의 캣츠는 역시 꿈꿔왔던 거였으니까 3) 마침 또 가을이다 4) 이제 정말 늙었나보다, 등등.


브로드웨이에서의 뮤지컬 관람은 언제나 멋진 경험이고, 언제나처럼 나는 또 조만간 다시!를 다짐하며 공연장을 나섰다. 이번에는 진짜진짜 조만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이전 브로드웨이에서 관람한 뮤지컬 후기는 아래 링크 참조!


2017/05/02 -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 :: Musical Wicked, Broadway in New York

2017/05/05 -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키부츠 :: Musical Kinky Boots, Broadway in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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