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파리 둘째날 ::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 파리 오페라극장 / 오페라 가르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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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오페라 극장. 건축가의 이름을 따서 오페라 가르니에라고 불리거나 팔레 가르니에라고 불리기도 한다. 나는 파리에 도착하기 전부터 여기 오페라 극장을 무척 기대했다. 고등학생 시절 처음 내가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 계기가 바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었다. 오페라의 유령 원작 소설까지 찾아 읽어가며, 그것도 공부한답시고 영어로 읽어가며 공상에 빠졌더랬지. 그랬는데 그 소설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바로 여기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라고 하니, 내가 어찌 기대를 안할 수가 있었을까.


이 오페라 극장은 나폴레옹 3세와 그의 대신인 오스만 남작의 파리 근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세워진 건물이라고 한다. 공모전을 통해 건축가가 선발되었는데 그 우승자가 바로 오페라 극장을 건축한 샤를 가르니에. 그는 1875년, 르네상스와 네오-바르크적 요소를 뒤섞어 마치 '거대한 웨딩 케이크'와 같은 건물을 만들어 냈는데, 건물의 내외가 화려한 조각과 그림들로 장식되어 그 화려함을 더한다고 한다.


내부에서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웅장한 계단, 줄마노로 이루어진 난간, 그리고 6t에 달하는 거대한 샹들리에와 마르크 샤갈이 오페라에 나오는 장면들과 근처 관광명소를 뒤섞어 그린 천정화로 장식된 강당을 들 수 있겠다. 이 샹들리에는 1896년 공연 중에 무너져 내린 적이 있었다는데, 이 사건 역시 1910년에 출간된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에 녹아들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뿐만 아니라 오페라 가르니에가 세워진 지역의 지반이 유독 물이 많은 곳이라 지하에서 인부들은 계속해서 펌프로 물을 퍼내야 했다고 한다. 이 역시 소설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지하 호수에 대한 아이디어가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가기는 꼭 가야겠는데 파리 여행이 딱!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루어진 바람에 스케쥴 조정에 정말 애를 먹었다. 관광지에 따라 크리스마스 당일에 문을 닫는 곳들이 많아서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너무 할일이 없었던 반면, 나머지 날들에는 가보고 싶었던 곳이 너무도 많았던 탓이다. 에휴. 그래서 정작 이 곳을 찾을 때, 우리는 밀린 일정으로 아주 다급했고, 문 닫기 전에 들어가기 위해서 엄청 서둘러 뛰다싶이 걸어야만 했다.




Palais Garnier

8 Rue Scribe, 75009 Paris, France

지도에서 위치보기


Hours

10AM-5PM

예외 운영시간 보기


To reach the Palais Garnier: 

Metro: Opéra station, lines 3,7,8


웹사이트



오페라 극장은 지하철 Opera 역에서 내려서 1번 출구로 나가면 가깝게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는 11유로였는데 파리의 뮤지움패스에 포함되지 않은 곳이라 따로 돈을 내고 입장해야만 한다.





바쁘던 와중에도 예쁘던 파리의 크리스마스 장식.





멀리서부터 시선을 압도하던 오페라 극장. 입구를 장식하고 있던 가르니에 흉상도 보인다.





입장하는 데에만도 애먹었다. 창구에서는 현금밖에 사용할 수 없고 카드를 쓰려면 티켓머신을 이용하여야 하는데, 세상에 티켓머신에 줄이 길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작동조차 하지 않는거다. 결국 그래서 기계가 되지 않는다고 서성이던 직원에게 말하니 어디 창구로 데리고 가 카드로 결제를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하여 입장한 오페라 가르니에의 첫인상. 입장 순간부터 아주 화려했다. 화려한 조명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구석구석을 메우고 있는 정교한 조각들이 정말 숨을 멎게한다. 이탈리아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에서 영감을 얻었다는데 역시 비슷한 스타일의 천정화가 천정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엄청 기대했던 이 곳은 바로, Grand Foyer. 엄청나게 화려하게 꾸며진 이 곳은 예전에는 댄스장으로 사교를 즐기던 장소였다고 한다. 막 그 옛날 화려했을 이곳이 상상되는 것 같아. 





오페라 가르니에는 황제의 수행원들과 부유한 관객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드어졌기 때문에 로비의 휴게실이나 층계 등 주변 공간들이 극장 자체보다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모두를 둘러 볼 수는 없었지만 곳곳의 화려한 방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규모가 엄청나게 크지는 않다. 마지막 사진은 오페라 가르니에 안에서 파리 시내를 바라본 모습. 어쩜 모든 건물들이 이렇게 멋지게 생겨먹었을까. 이러한 거대한 도시를 품고 사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며 뭘 먹으며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궁금해졌다. 물론 그들은 너무 익숙해져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할테지만.





내부는 이렇게밖에 볼 수 없었다.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그 유명한 샤갈의 그림. 정말 색채가 샤갈답다. 어떻게 보면 고작 오페라 극장의 천정일 뿐인데 이렇듯 아름다운 그림을 올려두다니. 구석구석이 아름다웠다. 시간이나 기회만 허락했다면 이 곳 어딘가에 앉아 공연까지 즐길 수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저 멀리, 라울이 브라보!를 외쳤을 법한 박스석도 보인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와서 아까 들어왔던 곳을 바라보며 2층에서 사진도 좀 찍었다. 왔다갔다 하며 부산스럽게. 솔직하게 말하면 오페라 극장은 내가 기대했던 만큼 멋지지는 않았다. 다른 포스팅들을 보면 막, 베르사유의 거울의 방에 견줄만한 화려함 어쩌구 뭐 이렇게 묘사도어 있기도 한데 그래서 기대가 너무나도 컸던 탓인지 실제로는 조금 실망했었다. 별 생각 없이 오페라극장이 예쁘다던데... 하는 마음으로 갔었더라면 그 화려함에 엄청 충격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뭐 암튼, 그랬는데, 돌아와서 사진을 다시 찾아보니 기억에서보다 훨씬 더 화려하게 찍혀있는 것 같다. 아마도, 그 조명이나 그림, 조각들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엄청나게 사진발을 잘 받는 모양이다.





나오는 길엔 오페라 극장의 역사와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악보나 무대의 축소판 같은 것. 그리고 실제로 무대에 올려졌던 의상들도 있었는데, 거의 가장 마지막에 있던 발레복은 너무 이뻐서 찍어보았다. 아쉬운 마음에 계속해서 서성이다가 이제 그만 다들 나가라고, 여기 문 닫는다고 한창 방송을 하고 직원들이 여기저기 다니며 양떼들 몰듯 관람객들을 밖으로 내몰 때에야 결국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숨가쁜 관람을 마치고 나왔을 때만해도, 여기는 공연을 보러 왔었더라면 좋았겠다. 따로 돈 내고 문 닫을까 초조해하며 시간에 맞춰 억지로 갈만한 곳은 아니었던 것 같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역시, 가보길 잘 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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