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사하기 :: 다행히 순조로웠던 미국에서의 두번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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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이사하기 :: 다행히 순조로웠던 미국에서의 두번째 이사


미국에서는 세번째, 우리 부부가 결혼 이후로는 네번째 집으로의 이사를 잘 마쳤다. 지난 번 이사가 정말 너무 지옥같았기 때문에 너무 걱정을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아주 순조로웠다. 그래도 이사라는 게 보통 일은 아니어서 지금도 움직일 때 마다 에고에고 소리가 절로 나오도록 온 몸이 쑤시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았지 뭐.


2017/08/01 - 미국 생활 :: 미국에서 이사를 한다는 것은... (feat. U-haul and moving helpers)


예전 글을 보면 알 수 있 듯, 지난 번 이사 때는 U-haul에서 무빙 헬퍼를 고용했었는데 만족도가 정말 너무너무 낮았다. 그렇지만 우리의 유독 무거운 침대 매트리스를 옮기는 것은 정말 엄두가 나질 않아서 이번에도 당연히 무빙 헬퍼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이사 준비를 하다보니 또 어디서인지 모르게 자신감이 생겨서 결국 이번에는 남편과 나, 둘이서 이사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스케쥴이 잘 맞아서 이사 들어갈 집의 열쇠를 이사 해야하는 날로부터 딱 1주일 먼저 받을 수 있어서 일주일 동안 우리 차로 옮길 수 있는 짐들은 열심히 다 옮기고 마지막 이사 나가야 하는 날에 가장 무거운 침대와 소파, 선반 등을 옮기는 걸로.


미국에서의 첫번째 집 이후로 우리는 집을 알아볼 때 가장 우선 순위로 유닛 내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들어있는 것을 꼽았다. 세탁기는 다 집 안에 두고 쓰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달리 얘기가 없으면 거의 대부분 공용 세탁시설을 이용하게 되어있다. 처음 한해 동안 그런 아파트에서 살아보니 도저히 너무 불편하고 힘들었기에 그 다음부터는 세탁기 건조기가 집 안에 있는 아파트를 선택하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세탁기랑 건조기가 집 안에 있으려면 다른 부분들까지 꽤 시설이 좋은 아파트여야 하기 때문에 렌트가 많이 비싸다는 함정이 있다. 항상 그게 불만이었는데 막상 이사 나갈 때가 되고 보니 좋았던 점이라면, 나름 럭셔리 아파트라고 불리는 곳이라 그런지 우리가 이사 나가기 전엔 우리 집을 이사 들어오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려 하지 않더라. 그래서 이사 준비를 하는 동안 집 안을 마음껏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이사 들어갈 집 역시 그 집에 살던 사람이 나가기 전까지는 실제 집을 볼 수 없었고, 우리는 실제 집을 보지 못한 채로 계약을 해야 했다. 물론 floor plan이나 비슷한 느낌의 집들을 봐서 대강의 느낌은 알 수 있었지만 역시나 조금 불안하긴 했는데 원래 살던 사람들이 이사를 나가고 페인트칠 등 집 정리가 되자마자 보러 간 집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맘에 쏙 들었다.





실제 이사를 하기 일주일 전 집 열쇠를 받은 날 오전 찍어본 내부 사진. 리빙룸 일부와 키친의 모습이다. 예전 집과 실제 넓이는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데 천장이 훨씬 넓고 큰 창이 여럿 달려있어서 훨씬 답답하지 않은 느낌이라 좋다. 게다가 예전 집은 다운타운에 있는 아파트 2층이라서 블라인드를 열어 놓으면 아파트 옆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랑 눈이 마주칠 지경이었는데, 여긴 다운타운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데다 층수도 더 높아서 주변사람들 신경쓰지 않고 맘껏 창이나 블라인드를 열어 둘 수 있다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미드 같은데서 이렇게 벽이 벽돌로 된 집을 많이 보고 참 이쁘다 생각했었는데, 여기도 딱 내가 꿈꾸던 그런 빈티지스러운ㅋㅋ 느낌의 집인 것도 맘에 쏙 들었다. 벽돌로 된 벽을 보고 홀딱 반해버렸던 것. 그래, 이 집이야! 생각했는데 딱히 반대하지 않아준 남편에게 감사한다.


참 재밌는 것은, 이 아파트가 바로 우리가 처음 미국, 그것도 이 도시로 오기로 결정이 되었을 때, 이 지역엔 어떤 집이 있나 한국에서 열심히 찾아볼 때 우리가 무척 들어오고 싶었던 바로 그 아파트였다는 거다. 그 때는 비용 문제도 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이 곳에 올 수 없었지만, 돌고 돌아 결국 이 아파트로 들어오게 되니 괜히 웃음이 나더라.


아무튼, 이 날 (토요일) 열쇠를 받고 주말 이틀동안 정말 대부분의 짐들 (대략 20 박스 정도)을 다 옮긴 다음에 그 다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우리 차에 실리는 작은 가구들을 옮겼다. 식탁, 화장대, 의자들, 작은 테이블들, TV 등등. 그러면서 집 곳곳을 살펴 문제가 있는 곳들은 그때그때 사람을 불러 미리 고쳐 두었다. 문제점을 웹사이트에 올려두기만 하면 정말 거의 바로 사람이 와서 완벽히 수리를 해 주고 가는 것도 참 맘에 들었다.





그리고 긴장의 이사날 (역시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자 마자 마지막까지 사용한 세면도구 등을 포함한 짐 몇 상자를 꾸리고, 전날 누워 잤던 침대를 분해한 후 이사차를 빌리러 유홀에 갔다. 애증의 유홀. 10시 반 예약이었는데 유홀에 도착한 것은 10시 18분 경. 이 전까지는 모든 일들이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괜히 불안할 정도였는데, 역시 유홀에서는 또 문제가 생겼다. 우리가 예약한 시간보다 10분 먼저 도착하긴 하였지만  우리가 예약한 차가 제때 반납되지 않아서 조금 기다려야 한다는 거다. 계속 5분이면 된다는 말만 반복했으면서 정작 우리가 차를 가지고 나온 시간은 11시 2분. 40분을 넘게 유홀에서 기다렸던 셈이다. 그리고 우리가 예약한 시간도 30분이나 잡아먹은 주제에 반납 시간은 또 딱 예약한 만큼만 부르네? 한 소리 할 수도 있었지만 사실 예약 시간을 많이 넉넉하게 해 두었던 터라 별 말 하지 않았다.


예전엔 소파 커버랑 매트리스 커버는 미리 아마존에서 주문했었는데 유홀 제품도 저렴하고 질이 괜찮다길래 이번에는 유홀에서 구입했다. 근데 완전 실망. 옮기면서 다 찢어졌다.




우리가 빌린 이사차는 Cargo Van인데, 약간 작은 듯도 했지만 이미 짐을 많이 옮겨둔 상태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보다 크면 이사 나가는 아파트 주차장 내부로 차가 들어갈 수 없어서 이사하는 게 더 고생스러울 것 같았다. 그리고 이사차와 함께 Furniture Dolly라는 것도 함께 대여했다. 사진에 적힌 가격은 구입가격이고, 빌릴 때 가격은 7달러였다. 근데 이 퍼니쳐 돌리가 정말 유용했다. 우리가 이미 구입한 핸드트럭이랑 이걸 번갈아 사용하면서 짐을 옮겼더니 정말 훨씬 수월했던... 퍼니쳐 돌리로 매트리스, 소파, 그리고 선반 등을 옮겼다.


이사 나갈 집에는 11시 20분 경에 도착하였고 짐을 이사차에 다 옮긴 시각은 12시 40분. 나중에 청소를 하러 올 예정이어서 청소기와 기타 청소도구, 그리고 빈박스 3개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리고 이사 들어가는 집으로 가서 짐을 집 안으로 다 옮기고 났더니 1시 50분 정도가 되었다. 바로 유홀에 이사차와 퍼니쳐 돌리를 반납하고, 다시 예전 집으로 가 열심히 청소를 했다. 다 마치고 나니 4시 정도. 우리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큼 순조로운 진행이었다.





마지막 문을 잠그고 나오기 직전 집안 사진도 한번 찍어보았다. 이 집도 이사 들어올 때는 정말 너무 좋았었는데... 사는 동안 얼굴을 익히고 인사하며 지냈던 아파트 직원과 인사를 하고 집 열쇠 등을 모두 반납한 후, 드디어 제대로 새 집 입성. 매트리스도 거실에 그냥 내동댕이 쳐져있고 아직은 난장판인 집이었지만 그래도 새 집으로 들어와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았더니 괜히 안도감이 들고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휴식도 잠깐, 남편이 침대를 조립하는 동안 나는 열심히 집안 짐 정리를 했다.





침대를 조립하기 시작하면서, 이 침대를 처음 살 때만 해도, 내가 이걸 세번씩이나 다시 조립하게 될 줄은 몰랐지, 라고 남편은 말했다. 이제는 설명서 없이도 척척 분해와 조립을 할 수 있는 남편이 다시 침대를 조립하는 동안 집 안에서 유일하게 찍을만 한 화장대 주변 사진을 한 장 찍어보았다. 엉망진창이라 사진은 없지만 침실 내에 있는 옷장은 미드에서나 보던 말 그대로 워크인 클로젯이어서 감격에 눈물이 날 지경.


침대 조립 후 매트리스까지 잘 올리고 나서는 인터넷 모뎀을 찾으러 다녀와야했다. 예전에 남편 명의로 사용하던 인터넷이 날이 갈수록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길래 이번엔 내 이름으로 새로 가입. 그래서 예전에 사용하던 모뎀을 반납하고 새로운 모뎀을 다시 받아와야 했다. 미국은 이상하게 귀차니즘 fee 같은 것을 받는 것인지 서비스를 그냥 계속 이용할 때랑, 모뎀을 반납한 후 다시 받아오는 귀차니즘을 무릅쓰고 새로 가입할 때랑 서비스 가격 차이가 정말 너무 심하게 난다. 같은 종류의 서비스를 계속 사용했더니 끝도 없이 가격이 올라 이제 한달에 90달러가 되었는데 그걸 해지하고 똑같은 서비스를 내가 새로 가입을 했더니 가격은 한달에 50불이었다 (물론 이것도 일년 후에는 83불로 오른다는 안내가 친절히 되어있었다. 그 땐 해지하고 다시 또 재가입을.....;;). 모뎀을 직접 가져와서 셀프 설치를 하면 따로 비용이 없는데 사람을 불러 설치하면 당연하게도 추가 금액이 붙는다. 처음 미국에 와서 인터넷을 설치할 때는 방법을 몰라 사람을 불러 설치했었는데, 이후 이사할 때 한번 해보니 생각보다 간단하길래 이번에도 우리는 셀프로 설치하기로 했다.


하루 종일 땀 흘려 만신창이가 된 몸을 씻고 나서 받아온 모뎀으로 인터넷 셀프 설치를 하고 나니 이제 진짜 이사 끝! 모뎀 받아오는 길에 투고로 사온 멕시칸 푸드를 먹으면서 짠내투어를 보기 시작한 시간은 저녁 8시 경이었다. 정말 길고 고된 하루였다.





다음 날, 아파트의 공용 공간들 사진을 찍어보았다. 이 건물이 실제 지어진 것은 100년도 더 되었는데 내부를 다 개조하여 아파트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건물 곳곳에 이 건물이 옛날 공장으로 사용되던 때의 흑백 사진들이 붙어있다. 한국 사람들은 새건물을 좋아하는데 미국 사람들은 역사가 있는 건물들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처음엔 그 이유가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뭔가 앞으론 마차가 지나다니는 이 건물의 진짜 옛날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뭔가 독특한 정취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예전 집에서 포켓볼 치는 거 재미들였는데 다행히 이 아파트 게임룸에도 포켓볼 다이가 있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게임들. 특히 아케이드 게임기가 있는 게 재미있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남편과 한판 했는데 또 졌다.





로비 공간. 이런 넓은 로비 공간이 1층에 두 군데 있다.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미디어룸ㅋㅋ. 바로 옆엔 팝콘 기계도 있었다. 그리고 희한했던 로비의 장식까지. 피트니스 룸도 두 곳이 있는데 내부에서 열심히 운동중인 사람들이 있어 사진은 못 찍었다. 그 외에도 예약 후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룸과 애완견 스파실까지ㅋㅋㅋ. 별별 시설들이 다 있다. 비록 우리가 얼마나 이런 시설들을 이용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우리가 살게 된 집을 포함해서 이런저런 공용 공간들도 참 맘에 들고 무엇보다 직원들이 정말이지 친절해서 정말 좋다. 지금 생각으로는 이 집을 미국에서의 우리 마지막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부디 그 생각대로 흘러가지길... 이번 이사를 하면서 지금껏 살았던 예전 집들에서의 일들을 하나씩 꺼내어 회상해 볼 기회도 많았는데 그런 집들처럼, 새로운 집에서도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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